왜 영국이 한국보다 축구를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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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는 지금 대치와 지방 문제로 뜨겁다.
메인글을 읽다가 쓰고 싶은 얘기가 생겼다.
가볍게 의견을 밝히자면, 중립쪽인듯하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쓰면 너무 직설적이니
축구로 비유를 해보겠다.
"왜 영국은 한국보다 축구를 잘할까?"
영국 잉글랜드에는 세계 최고 축구리그 중 하나인 epl이 있다.
이 나라에는 계속해서 슈퍼스타들이 나온다.
베컴 루니 케인...
이런 슈퍼스타들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프로보다 축구 잘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왜일까.
혹자는 영국의 유스 시스템 때문이라고 한다.
(Youth system, 영국에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훈련받는 아이들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없는거보다야 있는게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
그런데 내 생각엔 그보다 더 중요한,
차이를 만드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사회의 관심도일 것이다.
영국 애들 보면 축구에 미쳤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접하기 훨씬 쉬운 환경에서 자란다.
내 앞에 놈도 축구에 미쳤고
뒤에 놈도, 옆에 놈도 전부 축구에 미쳤으면
나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보지 않겠는가.
청소년 세대만 미친게 아니라
부모 세대도 축구에 미쳤다.
그들도 축구와 함께하며 살아왔다.
뭐가됐든,
축구에 진심으로 덤비는 애들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
사회의 관심도와 분위기로 인해 종사자 자체가 더 많다는 것, 이건 확실히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유스시스템을 만든거지,
유스시스템이 사회 분위기를 만든게 아니다.
선후관계를 혼동하지 말자.
영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가지는 메리트도 있다.
독자는 토트넘의 에릭 다이어를 알고 있는가?
에릭 다이어가 똑같은 신체능력, 재능을 가지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과연 epl 주전으로 뛸 수 있었을까.
확실히 영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기회를 더 얻게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 점을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영국인 중에 환경의 도움이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있었을 뿐,
영국인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다.
메시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 태어나든 유럽 팀이 당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재능까지 뛰어난 아이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왜 없겠는가.
(그리고 굳이 확률을 따지자면 그 재능은 한국보다 영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그 친구들에게,
"너는 국적빨로 성공했어"
라고 말하면 옳지 못하다.
영국엔 다이어 같은 선수도 있지만
포든 그릴리쉬 케인 같은 선수도 있다.
포든은 나보다 축구하기에 훨씬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내가 포든에게 불공정을 외친다면...
그건 확실히 잘못되었다.
그는 나보다 훨씬 더 노력했고, 나보다 훨씬 타고난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억울함을 느껴도 될 상황도 있다.
나랑 비슷한 재능을 가졌는데
영국에서 태어난 덕에 더 많은 기회를 받고 성공했다면?
이건 개인적 차원에서 충분히 억울할만하지 않은가.
요지는,
사람은 영국 내에서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이들을 묶어서 하나로 정의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이
영국사람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음을 의미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도 스타들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epl 득점왕을 차지했고,
김민재는 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었다.
한국에서도 실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대단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증명해낸 사람들이 이렇게 떡하니 있다.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느 영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더라도, 재능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때 지역 격차의 완화는,
영국에 제재를 가하는 게 아니라
한국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일어나야 한다.
자칫하면 영국의 포든이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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