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본과 3학년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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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석한의 본과 3학년 Peterpan군이다.
언젠가도 그랬고 한의대라는 곳에 원서를 낼때도 그랬는데
지금도 여전히 한의대 생활은 의대에 비해서 많이 가려진 편이다
치대랑은 비슷한거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본과 3학년 2학기의 삶을 하루하루 그려보려고 한다.
잘 그릴 수 있을지 자세하게 그릴 수 잇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의대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본다
목요일편
아침 08시 30분
기상. 오늘은 좀 늦게 일어났다. 자전거로 10분 남짓 걸리는 것을 감안해서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TV보다가 조금 늦었다. 서둘러야지 챙겨야 할 것이 뭐지?
필기할 노트북이랑 mp3챙기고 커피 마셔야 하니까 250원 정도 챙기는 센스!
오전 09시 30분
비계내과시간. 한의학의 주된 패러다임은 오장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이번 시간에는 소화기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래 교수님이 외래강사이신데 익산에서 한의원을 졸업한 선배님이다
그다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졸업선배님이라서 그러신지
이렇게 저렇게 많이 알려주시려고 한다
어라 뒷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나만 늦었군;; 오늘부터 주제별로 3명씩 발표한다고 했었지.
사람수가 적은 한의대라서 그런지(현재 본과 3학년이 38명이니까^^;;) 발표도 많이 하고
조별모임도 많고 에고고...
오늘 이야기는 대략 역류성 식도염 같이 식도에 관련된 이야기네
으흠 저런 약재를 쓰는구나 몇몇 케이스에 대해서 곰곰히 듣고 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걱정
오전 11시 10분
침구학2 시간. 침구학은 침구학1과 침구학2로 나뉘어져서
병원에 계시는 임상교수님과 침구과 전문의이신 외래강사분이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하신다
오늘은 전주에서 한의원을 하고 계시는 침구과 전문의께서 강의해주시는 날.
요통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데
오늘은 환자들이 들고 오는 MRI나 CT를 보는법과 Lumbar Sprain에 대한 수업을 해주셨다
화려한 ppt로 보기는 좋은데 ppt로 수업하면 기억에 잘 남지 않아서 큰일이다
환자 꼼꼼히 잘 보시고 키도 엄청 크시고 훤칠하신 교수님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저렇게 깔끔하고 멋있는 이미지로환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속으로 점검해보고
오늘 당장 네이버에 남자가 어떻게 피부관리해야 할지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12시 30분
나는 돈을 찾으러 학생회관에 갔다가 들른 김에 학생식당에서 밥을 챙겨 먹었다
요즘 자취하면서 많이 느끼는거지만 살을 빼거나 건강을 챙길 생각이라면 꼭 아침은 필수다
세끼를 꾸준히 먹고 저녁을 조금 먹는 것이 살 길이다
TV를 보니 요즘 할리우드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가 5끼 다이어트라고 한다
물론 식판이 유아식판이다 조금씩 적게 먹으면서 배고프지 않게 유지하여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Frekeconomics에서도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역시 비슷한 원리인데
거기서는 배고플때 올리브유를 한번씩 먹어준다고 한다 흐음... 쉽지가 않다;;
오후 13시 30분
추나수업시간이다. 현재 추나학회에서 교육위원을 맡고 계시고 본초학 전공이셨고
현재 서울에서 한의원을 하시는졸업선배님이 와주셔서 강의를 해주신다
늘 느끼는거지만 우리학교에서 하는 몇몇 강의는 전구구 어디를 가도 안빠질거라고 생각하는데
추나시간도 그런 시간이다 워낙 추나에 대해서 정통하신데다
다른 근골격계에 대해서도 빠삭하시다
설명도 잘해주시고 게다가 무척 재밌기도 하시니 추나에 대해서 많은 매력을 느낀다
오늘은 경추에 대해서 배웠다. 흐음..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 교정이지만 그만큼 잘해내면
어디서나 밥 벌어 먹는데 문제 없다는 경추교정 이론에 대해서
두시간동안 빡세게 배우고 교수님이 직접 보여주시는 실습을 했다
이번 실습 대상을 뽑을때 내가 손을 들었다 요즘 목이 안좋다고 느껴서 자원했는데
대략 30분동안 실습대상이 되면서 두가지 생각은 확실했다
우선 교수님께 정확히 교정받아서 무척 좋아졌다는 것과 교정받을때 이런 느낌이구나
약간 무서우면서 제대로 받으면 시원한 느낌
환자들에게 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때는 무서웠지만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오후 16시 40분
폐계내과 시간. 군산에서 한의원을 하고 계시는 교수님이 오셨다
아 목요일은 주로 외래강사님들의 시간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보통 한의대에서 대학원 수업이 목요일에 몰려있다는 것과
일주일 중에 목요일이 환자가 없는 편에 속하기도 하고
은사님도 뵈야하고 하니 기타등등
어쨌든 내가 노트북이 강의록을 만드는 교수님 세분이 있으시다
폐계내과 시간 소아과 시간 사상의학 시간
그 시간은 내 노트북에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말씀 하시는걸 그대로 받아적으려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도 아깝지 않다
오후 18시 20분
저녁식사시간. 저녁때마다 가는 한내관에 가서 식사를 했다
마침 기독교동아리연합에서 같이 일했던
약대 친구를 만났다 국시 공부한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약대도 빡세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헤어지면서 어디로 가느냐는 말에 수업 받으러 다시 학교로 간다고 하니
그 친구 역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물론 징하다는 의미겠지
오후 19시 10분
신계내과 시간. 대전대 한방병원을 나오시고
현재는 대전에서 한의원을 하고 계시는 교수님이 오셨다
요즘은 주제가 한창 성기능 장애에 대한 이야기라서 흥미진진(?)하다
오늘은 주로 남자들에 대한 것이었는데
유정증상이라든지 조루에 대한 것들, 발기부전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과 양방적 접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운동요법이나 외치요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진리(?)를 배웠다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데 있어서 건강하고 즐겁게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겨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런쪽으로 잘해보고 싶기도 하다 아무에게도 말못하는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는가 내가 더 공부해야지
저녁 20시 45분
오늘의 모든 수업이 끝났다. 강의실을 보니 대략 지친 사람들은 몇명 도망갔고
나머지 사람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몇몇 사람들은 택시 타고 집에 가자고 소리치고
몇몇 사람들은 다음주에 발표할 자료들을 손질하고 레포트를 쓰고
새벽마다 영어학원에 다니는 열성파들은 영어공부한다면서 이야기 나누고
남자친구 만나러 간다는 녀석과 나같이 집에 와서 블로그에 글 쓰는 녀석까지
순식간에 갈라졌다 계산해보니 학교에 12시간정도 있었군 빡세다
그래도 환자를 위한 한의사가 될 수 있다면 이런 수고가 아깝지 않으리
수요일편
아침 06시 50분
알람으로 해놓았던 시계가 울리고 핸드폰 알람이 울리고 거기에 TV까지 켜져서 나를 깨우려고 덤벼든다
하지만 난 잽싸게 공격을 피해가며 하나하나 소리를 죽여가고 결국 TV소리까지 완전히 줄이는데 성공하며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간다
평소 같으면 일어나겠노라고 생각하면서 어제 밤에 늦게까지 보던 책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해본다
아침 09시 10분
간신히 학교 도착. 요즘 점점 날씨가 추워진다 내 애마인 자전거도 겨울 바람에 시달리면서 속도를 잘 내지 못하고
손과 귀도 매우 시리다 어서 모자와 장갑을 사야지 해놓고서는 계속 잊어버리는중
이런 주말에는 꼭 사야겠다
첫번째 수업 시간은 재활의학과 시간 으흠.. 벌써 책 한권이 끝나가는구나 마지막에 나오는
비만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자세히 배우고 양의학적 접근과 한의학적 방법들,
교과서적인 접근과 실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
그리고 교수님의 경험담들과 주옥같은 실패담들 실패담을 듣는게 정말 소중하다
성공한것을 듣기는 쉽지만 실패한것은 아무도 말해주려고 들지 않으니까
오전 11시
신경정신과 시간. 오늘따라 유난히 졸리지만 애써 버티면서 필기한다
부인과의 정신과적 질환과 한의학적 해석과 접근
그리고 소아징후에 따른 정신과적 질환과 증후를 배웠다
ICD-10에 따른 기준들과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뒤따랐다
동의보감에서도 등장하는 여러 정신질환들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누어졌고
병원에서 있었던 케이스들과 현대의학적 흐름들에 대해서도 배웠다
오후 13시
간만에 심계내과가 휴강했다 교수님께서 사정이 있으시다고 해서 이번주만 특별히 휴강했다
처음 학교 다닐때는 휴강하면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수업이 꽉 끼어있다보니
간만에 이렇게 한번씩 쉬면 정말 즐거운 생각부터 들기 시작한다
간만의 휴식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일단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가져다주고
새롭게 빌려오고 톰클랜시의 책을 보면서
여전히 전쟁과 테러에 관한 스토리텔리은 대단하구나 생각하면서 나에게 휴식을 주었다
오후 15시
소아과 시간. 주로 산증과 임증에 대해서 배웠다
흔히 말하는 탈장이라든지 음낭수종, 요로결석 뭐 그런 것들을 통칭해서
부르고 접근하는 방법들과처방에 대한 해석을 배웠다
특히 교수님께서 해석해주시는 여러 약재들에 대한 개념과 병에 대한 해석은
이해하기 어려울때가 많다
새롭기도 하고 대천에서 취어잡는 교수님이시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교수님들과는 확실히 다른 개념을 제시해주신다
열심히 타이핑하면서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고민이 계속되서 나름대로 피말리는 시간이다
앞에 휴식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힘이난다
졸지도 않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약재들의 기미를 저렇게 해석하시다니
저런건 어디서 개념을 저렇게 잡으셨을까
오후 17시
예전같으면 내 공부 하거나 집에가서 휴식을 취할텐데 오늘은 꼼짝 못한다
7시부터 폐계내과 보충수업이 있다고 해서 가지도 못한다
월요일 밤에는 사상 보강 수업이 있어서 집에 들어오니 저녁 10시가 다 됐었는데
도대체 오늘은 언제 끝나려나 일단 밥먹고 자료 정리 좀 하고 쉬자 쉬는게 남는거다
오후 19시
교수님이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신다
임상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치료했던 케이스 이야기를 들으면 흥미진진하다
현실이 어렵다는 걸 잘 알면서도 교수님이 환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볼때마다
나도 저렇게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은 기침 감기에 대해서 접근한다 줄줄 나오시는구나 타이핑하는 내 손이 무지하게 아플지경
그래도 이렇게 노트북에 입력해 놓아야 나중에 다시 볼때 편하다
손으로 필기하는 것도 좋지만 강의해주신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기억을 더 자극하니깐
밤 21시 30분
수업이 끝났다. 보충수업을 2시간 반이나 하시다니 교수님은 언제나 활력있으시다;;
오늘 아침 9시에 학교왔다가 밤 9시가 넘어서 집에 가다니 집에 가서 뻗을거 같다
아침 바람도 차가웠는데 저녁 바람도 차갑구나
졸업하고 나서 이런 시간들이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면 좋을텐데 더 노력하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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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ㄷㄷ 고등학생같아요 ㅠㅠ
이렇게빡센가요..
의대보단 편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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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신입생 중 90%가 한자 문외한으로 들어오니 걱정하실거 없어요 ㅎ
한문 교수님의 죽음의 한문 레슨만 잘 따라가면
어느순간 한자 마스터 되어 있을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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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거같네요 ㅎ 꿈이 꿈이봉사쪽이라 의예혹은한의예 생각중이라 ㅎ
현재 한의대 재학생분이신가요?
입시철이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드네요.
기분 상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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