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학이...txt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0139404
명학이를 처음 본 게 2012년이었으니, 우린 벌써 본 지가 6년이 다 돼가는 것이다. 물론 명학이는 날 본 적이 없다. 스크린을 통한 만남이었기에.
6년! 내 또래 중 나보다 명학이를 오래 안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명학이가 한 드라마에 강사 역할로 특별출연했고, 당시에 하는 거라곤 TV시청밖에 없던 내가 그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이명학이라는 이름을 안 건 그때부터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는 당연하다는듯이 명학이의 인강을 들었다. 미디어의 위력은 참 대단하다. 어린 시절에 대증매체로 접한 유일한 강사라는 이유로 명학이를 제외한 다른 강사의 강좌를 들을 생각조차 안 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완강한 강좌는 없다. 2016학년도 신택스는 한 5강 정도 들었고, 2017학년도 강좌는 리로직과 그불구만 들었다. 사실 저것들마저도 완강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 인생강사로 남아있다. 2016학년도 수능 영어 총평에서, 예상치못한 난이도에 학생들과 함께 배신감을 느끼며 울먹이던 그를 기억한다. 2017학년도 파이널 강좌 마지막 강의에서 괜찮냐며, 힘들지 않냐며 격려해주던 그를 기억한다.
명학이는 지난 6년 동안 많이 늙었다. 산발같던 머리는 정돈되고 사람이 전체적으로 말끔해졌지만, 나는 그가 늙어감을 알 수 있다. 명학이의 코 양 옆으로 제법 깊숙이 패인 주름은, 그의 마지막 강의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점점 성장해갈 때,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늙어간다. 나보다 키가 작아진 부모님을 봤을 때 처음 느꼈고, 이제는 40대가 되어버린 명학이의 얼굴을 보며 또 느낀다.
이제 또 다른 누군가가 성장하고 동시에 명학이는 또 늙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명학이가 더 늙어버린 모습을 보며 나와 비슷한 감정을 지닐 수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언젠가는 눈부신 성장을 뒤로 하고 늙어갈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며.
인생은 길다. 그러므로 나는 언젠가 우연히 명학이를 만날 것이다. 더 늙은 명학이는 황당해하겠지만, 나는 그에게 다가서서 말할 것이다.
"내 성장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ㅏ.
-
하지만 살고자하면 죽을것이다
-
가쉴? 2
가즈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
-
밤을 버티는 힘 16
이제 자소서 첨삭 3개 남았네요ㅎㅎ 9평치고 갑자기 자소서 쓴다는 녀석들이 늘어나서...
-
글쓰기 1
와 첫 글쓰기다 안녕하세여 여러분
-
생각왕 2
띵킹
-
캬아악 구와아악 끼에엑
-
머망의 첫 똥글 1
키야악 구와아악
-
작년 7월 이후로 휴가 안썼는데 내일 모레면 7개월 만에 휴가나갑니다아아아앙...
-
ㅂㅅㅎ 관련글 8
때는 작년 수능전 친구를 만났다 나:야 너네 화학 ㄱ누구듣냐? 친구:ㅂㅅㅎ듣는데??...
-
난 동글대총장 님
-
3달동안 연봉 10억 받기 vs 무기징역 3년 살기 22
ㅈㄱㄴ
-
한강만 들으면 알아서 무급알바가 양성되는.. 지방러인데 일욜 저녁반들으러가는길에...
-
띵 쫙 하면 6
뭐가 생각나나요? 굳이 둘중택일 아니더라도요
-
뭐먹을지는 다 정했지만..도랏ㅋㅋㅋㅋ8ㅅ8 다들 즐크(˃̶᷄‧̫ ˂̶᷅๑ 집에...
-
오오오오오오 1
르비
-
가히리>>>>원나블 ㅇㅈ? ㅇㅇㅈ
-
우리 명학이...txt 10
명학이를 처음 본 게 2012년이었으니, 우린 벌써 본 지가 6년이 다 돼가는...
-
오픈톡은 안해야징
-
인정..?
-
18대 대통령 최순실 이려나
-
글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몰려오다가 갑자기 공감못하는 사람들이 확 몰려오다가...
-
미리보기금지 미리보기금지 미리보기금지 미리보기금지 내리맑음!
-
밤에도 웬만하면 돌아다닐수 있는 몇 없는 국가중에 한곳이고 인터넷이랑 스마트폰,...
-
내 꿈의 길목에 나보다 그 꿈을 이룰 확률이 더 높은 사람이 수두룩 하다는 사실 0
나는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사실 진정으로 심각한 사실
-
역사가 그것을 잘 설명해주죠.
-
나의 노래는 계속 될꺼야 널 향한 터질듯한 고백~ 두근대는 가슴아~ 밤하늘에 빛나는...
-
그러므로 지금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상태를 만들어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
술은 맛있었다 5
반수 계획 중인데 술이 자꾸자꾸 넘어가네 술과 게임이 문제야 쯧
-
달걀선택하기 2
오늘 계란을 먹을거다. 계란은 두개가 있다. 신선한 달걀 오래된 달걀 뭘로 먹을건가?
-
아아... 오르비의 늪에 빠지고 잏어...
-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면접보고왔는데 여기 대부분 현직자에 경쟁률이 너무높아서...
-
제가 심성이 꼬인건지는 잘모르겠지만 중학교때도 발문을 가지고 이의제기를 많이했던것...
-
아 빡ㅊ네 2
한남대교는 어째 안막히는 날이 없나 하 마음 급해죽겠는데
-
1. 우리들은 평소에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등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
-
머리만지고 킁킁하면 녹을것 같음
-
저도 늘 오르비하면서 많이하는 자신을 반성하긴 합니다만..굳이 저렇게 실닉 거론해서...
이명학쌤이 님 친구임?
ㅋㅋㅋㅋ 저는 보는내내 글쓰신 분게서 나이가 있으시다 생각했는데ㅋㅋ
네다꼰
되게 진지한 글 같은데 웃기네요...ㅋㅋㅋㅋㅋ
이거 뭐 소설패러디 같은 느낌ㅋㅋ
명학이가 왜 자꾸 ㅁㅂ이로 보일까..
공부의신?
일기장에 쓰려다가 일기장이 없어서 여기에 쓴 똥글 of 똥글인데 초록글이네. 여기 똥글이 초록글 갔다!
감동.....
역시 문과황의 필력은 남다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