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 만큼 나오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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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애가 있는데 걔는 목표가 의대예요.
정말 성실하고 착한 애예요. 내신이 1.0x. 전체에서 중국어 2단위 하나 틀렸댔어요.
이번에 수시 원서 6개를 다 의대를 썼어요. 엄청난 도박이었죠. 모의고사에서 매번 1등급 3개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근데 걔는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수능에서 최저를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근데&…&…
수능에서 3311이 나온 모양이에요. 수학만 2점 더 높았어도 서울대 지균 최저 맞추는 건데 정말 아까웠죠. 수능 끝나고 엄청 울었대요. 지금껏 그만큼 운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12월 16일이 서울대 수시 발표일이었어요. 하지만 늘 그렇듯 조기 발표 했죠. 15일 5시 조금 지나서 전 걔한테 메시지를 보냈어요. 다섯 시 반에서 여섯 시 사이에 수XX에서 조기 발표 한다는 소문이 있으니 확인해 보라고요. 나는 내신도 안 좋고 면접도 잘 못 봐서 되기 힘들 것 같지만 너는 꼭 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진심이었어요. 제가 고려대를 갈지라도 걔만은 서울대 의대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답장이 자기도 면접을 잘 본 것 같지 않고 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전 그때 몰랐죠 걔가 서울대 최저도 못 맞출 정도로 수능을 망쳤다는 것을. 나중에 최저도 못 맞췄다는 걸 알게 되니까 미안해지더라고요. 걔가 답장을 보내면서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걔가 보낸 답장을 확인했을 때는 제가 서울대랑 고려대 수시 결과를 이미 확인한 때였어요. 그래서 저는 걔한테 서울대 붙고 고려대는 예비 1번 받았다고 너도 확인해 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답장이 안 오더라고요.
지금은 강남대성 들어가서 열공하고 있네요.
걔에 비하면 전 노력한 것도 아닌데 왠지 미안해요. 열심히 안 해서 수능 점수가 안 좋게 나온 것도 아닌데 제가 걔라면 공부하기 진짜 싫을 것 같아요. 의대 고집만 안 했어도 카이스트나 연&·고대는 쉽게 붙었을 텐데 정말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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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원래 보통 5~6개는 들어본건데, 딱 2문제만 아는거엿음
ㅠㅠ그분 엄청 상처받았을듯
물론 다른 행위에서도 마찬가지지만요 헤헤 어쩔 수 없는듯
3311이라 으음..
안타깝군
노력=실력
실력=/=성적
공감되네요 현역&재수 생활을 보내면서 제가 뼈저리게 느꼈던 사실도 '노력과 결과가 늘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입시에 한해서는.' 였어요. 하지만 남몰래 셀 수없이 흘렸던 눈물과 그 노력이 언젠가는 꼭 빛을 발할 거라고 생각해요. 글쓴이가 그 친구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다만 그 친구의 성공과 행복을 빌어주세요. 그 친구에게도 이 쓰디쓴 경험이 언젠가는 좋은 추억으로 남겨질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주는게 보기좋네요..
조금 여담이지만
국수영과 내신 1.0에 수능 3311이면 전북대의대,충북대의대 수시 썼으면 붙었을텐데요...아쉽네요
걔가 눈이 좀 높아서 지방 의대 쓴 게 연원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