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159932] · 쪽지

2007-02-16 16:52:19
조회수 15,583

공부하는데 지치고 힘들 때, 힘이 되는 수기집 소개...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343866

사실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오르비 합격자 수기 게시판에 가서 보면, 좋은 수기에 대한 오르비 회원분들의 뜨거운 호응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열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타인의 경험으로 얻어진 이른바 ‘간접동기부여’의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못해 보입니다. 길면 2~3개월, 짧으면 1개월 안에 효력이 다 해버리고, 어느새 처음의 각오는 흐지부지해 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고, 내가 왜 그 대학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자기 신념과 믿음, 내면에서 이뤄지는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1년의 수험생활은 중간중간 찾아오는 위기에 유연히 대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잘 쓰여진 좋은 자전적 수기를 가끔 지치고 힘들 때 읽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그리고 도움이 될만한 책을 몇 권 소개할까 합니다.




1.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만족도 : ★★★★★)
유명한 장승수씨의 책입니다. 내신 7등급으로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여, 4전 5기 만에 서울대 문과계열에 수석 합격한 인물. 책을 보는 중간중간 이 사람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 집니다.
96년까지 수능은 200점 만점이었습니다. 문, 이과의 구분이 모호한 시기였고요. 문과도 물리2를 해야 했고, 이과도 세계사를 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국, 영, 수 지필 본고사도 있었습니다. 어렵다는 그 해 수능에서 183점을 받고 서울대 문과계열 전체 수석으로 입학했는데, 그 과정이 드라마틱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첫 수험 도전 만에 고려대에 합격할만한 점수대로 끌어올리지만 쉬운 시험과 내신의 원죄 때문에 두 차례나 낙방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가정 형편에 끊임없이 돈을 벌어야 했던… 그런 그의 모습에 돈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공부방법에 대한 소개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 질만 합니다. 교과서를 중요시하는 수학공부 방법과 영영사전을 보라는 추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자기만의 노하우를 잘 풀어놓았습니다.




2.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만족도 : ★★★★★)
고시 3관왕으로 유명한 고승덕 변호사의 책입니다. 이 분의 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으로서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가혹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며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한 해 100명을 채 뽑지 않던 그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은 이미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로열로드에 발을 내딛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거기서 도전을 끝마치지 않고 행정고시, 외무고시, 더 나아가 예일 로스쿨과 하버드 로스쿨, 컬럼비아 로스쿨에 도전하는 그 ‘도전’정신이 매우 감명 깊었습니다.
특히 사법시험 1차 도전 때 3개월 동안 낮과 밤을 바꿔 지낸 대목에서는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더군요. 별다른 운동없이 식이요법만으로 오랜 수험생활 동안 체력을 지켜낸 스스로의 노하우도 배울만 했습니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연세인지라 합격수기의 성향보다는 그야말로 자서전적인 의미가 더 강하지만, 보고 나면 가슴 속에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든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지녀야 할 자세의 표본을 제시해준다는 의미에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3.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만족도 : ★★★★★)
우연히 보게 된 이 한 권의 책. 읽는 동안에는 눈을 못 떼었고 읽고 난 다음에는 대략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척수골절 전신마비 지체장애인이 보통사람도 힘들다는 메디컬 스쿨을 나와 세계적인 존스홉킨스에서 의사로 재임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저자인 이승복씨는 체조국가대표를 꿈꾸며 맹렬히 연습하던 중 18살 나이에 부상으로 척수골절의 상해를 입고 전신마비 지체 장애인이 됩니다. 재활훈련으로 다행이 양 팔은 움직일 수 있었으나 그나마 손가락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고요. 충분히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삶을 팽개쳐 버릴 수도 있으련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가 견딜 수 있을만큼의 시련만 주신다.’는 믿음으로, 그리고 스스로의 삶에 대한 열망으로 그는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것은 바로 ‘학업’이었죠. 병원에서 6개월 만에 퇴원한 그는 집으로 돌아와 힘든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면서 SAT 문제집을 사서 풀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에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세계적인 뉴욕 대학에 입학하고 의대의 꿈을 가졌으나 주위의 만류로 컬럼비아 보건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의사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다트머스 메디컬 스쿨에 입학하게 됩니다. 주사 하나 제대로 놓을 수 있겠냐는 사람들의 우려와 편견의 시선 속에서 그는 보란 듯이 의대를 최우수 졸업하게 되었고, 하버드 대학병원에서 인턴쉽을 거쳐 결국 세계 유수의 존스홉킨스 대학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고 현재는 수석 레지던트가 되었습니다.

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책을 먼저 읽고 후에 KBS인간극장을 보게 되었는데, 펜홀더를 손에 끼어 글씨를 쓰는 모습에 그저 입만 벌릴 뿐이었습니다.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불만투성이인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레인메이커 (만족도 : ★★★★★)
의외로 이 책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수능전문(?) 한의사라 자칭, 타칭 통하는 황치혁씨가 수능 역전을 일궈낸 7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살아온 과정, 공부방법 등을 소개한 책으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어왔던 수기 중에 ‘수능을 준비하는 고3이 읽어야 할 가장 좋은 책’으로 꼽고 싶습니다.
황치혁씨 본인도 대단한 사람인데,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한의학에 관심이 생겨 직장에 사표 쓰고 학원에 입학, 결국 9개월 만에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한 장본인으로, 지금은 강남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부 방법 등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냈는데,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0.1%’ ‘수험생 어머니들이여 프로매니저가 되라’ 등이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7명의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평탄치 못했던 약력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삼수 끝에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한 A씨는 중학교 때까지 국가대표에 선발될만큼 촉망받던 야구선수였고, 경희대 한의대에 진학한 B씨는 예중, 예고를 나와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한 사람이었습니다.
삼수에서 실패하고 해병대에 가서 정신을 재무장하고 돌아와 우석대 한의대에 진학한 C씨의 수기에서 하루 15시간 공부하는 게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하여 반 20등에서 고려대 법대를 진학한 E씨의 글에서는 어떤 공부든 양에 장사 없다는 절대 진리(?)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수기가 끝날 때마다 그 사람만의 공부 방법, 특성을 황치혁씨가 Review한 것도 마음에 들었고, 책 중간중간 역사적 인물들의 격언이나 명언을 수록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버릴 게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5. 7막 7장 (만족도 : ★★★★★)
아마 수기로서는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와 더불어 대한민국 양대산맥이 아닐까 합니다. 연예인도 아니면서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홍정욱씨. 유명스타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하버드 대학 최우수졸업, 그리고 해럴드미디어의 오너로 세간에 화재가 되었던 인물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가 초등학교 2학년, 동네 미용실에서였습니다. 그 때는 책이 파란색 표지였는데, 3년 후에 하얀색 표지로 개정되어 다시 나왔고, 2003년에 ‘7막 7장 그 후’라는 제목으로 하버드 대학 졸업 후일담을 간략하게 추가하여 재판되었습니다.
전 그 3종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책은, 나오는 족족 사고 싶더군요. 똑같은 내용에 표지만 달라졌을 뿐인데도, 제겐 다른 책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혹 사람들 중에는 이 책을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홍정욱의 아버지가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배우가 아니었다면, 그의 어머니가 다년간의 스튜어디스 생활로 영어에 능통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의 주위에 그를 도와주는 여러 지인이 없었다면 과연 그가 유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아니 유학에 도전하기는 했을까…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전 그런 생각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부정합니다. 당연히 그의 배경이나 가정환경이 그에게 유 무형의 도움을 주었겠죠. 그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의 성공이, 그의 결실이 그런 주변의 환경적 요소로만 결정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기숙사 화장실에서 밤 세워 영어단어를 외우는 모습, 잠 안 오는 약을 먹어가며 시험을 치르는 모습, 하다못해 축구로 미국인에게 질 수 없다는 욕심으로 축구 캠프에까지 참가하며 결국 축구부 주장까지 역임한 그의 모습에서 저는 ‘열정’과 ‘노력’을 엿봤습니다. 그것은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WASP의 무리에 끼고자 스스로 Oriental King을 자처하며 같은 동양계, 소수민족을 무시하고 지내왔던 그가 후에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초연해지고자 하는 모습, 그것을 ‘자아의 매춘’이라 표현한 대목, 그리고 정신없이 하버드에 집착하여 달려왔던 시간이 지나고 결승선을 통과해 버린 느낌이 들자 찾아오는 허무감과 상실감으로 고민하고 번뇌하는 그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홍정욱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조차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입니다.(^^;)




6.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만족도 : ★★★★☆)
이 책은 일본의 여성 변호사 오하라 미쓰요씨의 책입니다.
오하라씨는 특이한 약력을 지닌 사람인데, 중학교 시절 반 급우들에게 당한 이지메의 충격으로 할복자살을 시도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할복자살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 뒤부터 세상의 무관심과 소외당한 기분에 삐뚤어져 가출을 하고, 비행청소년과 어울려 다니며 안 좋은 길로 들어섰습니다. 16살 나이에 야쿠자 보스와 결혼하고 얕보이지 않기 위해 등에는 화려한 문신까지 했었습니다. 22살에 야쿠자와 이혼하고 들어선 호스테스의 길, 긴자의 잘 나가는 클럽에서 호스테스를 하던 그녀는 어느날 아버지의 오랜 친구와 조우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친구, 오히라씨는 오하라씨에게 이후 큰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오히라씨의 충고에 그녀는 호스테스를 그만두고 공인중계사 시험에 도전, 합격하게 되고 이후 사법서사 시험을 거쳐, 결국 일본에서 가장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에 이릅니다.
중졸의 학력에 간단한 영어문장 하나 해석하지 못하고 한자를 몰라 문장을 읽어내려 갈 수 조차 없었던 그녀가 오로지 의지 하나로 여러 역경을 딛어내고 사법시험을 통과해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부모님과의 지난 아픈 과거를 청산하고 화해하는 모습 등이 읽는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했던 책입니다.  
  



7. 완벽한 학생들 (만족도 : ★★★☆☆)
이 책은 미국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아이비리그 등 최고의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교포학생 4명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대통령상이란 매년 각 주에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 녀 1명씩을 선발해 대통령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성적뿐만 아니라 리더십, 사회봉사활동, 추천서, 에세이 등을 모두 고려하여 주는 상입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4명의 한인 학생들은 대부분 부모님 세대에서 이민을 온 이민 2세대 로 낯선 타지에서 힘들게 일하며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을 바라보며 성장했던 이들입니다.
하버드에 재학 중인 ‘미셀 전’의 부모님은 미셀과 그 언니를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미국 동부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생업인 식당운영은 해야 했기에 아버지는 캘리포니아에 남고 나머지 가족들은 메사추세츠로 이사를 하게 되죠. 미국 내에서도 기러기 아빠를 자처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희생, 그리고 그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치열하게 노력하고 공부하여 결국 하버드에 입성한 미셀의 이야기, 한국에서 나고 자라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없었지만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일 때 겪었던 여러 사회활동에서 전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미셀은 고등학교 시절 이민자들을 위한 이민회관에서 라틴계, 아프리카계, 아랍계,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권’에 눈을 뜨게 되어 성폭행피해자센터를 찾아가게 되고 50시간동안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최연소 상담원이 되어 성폭행피해여성들을 상담하기에 이릅니다.
이 밖에도 4명의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공부할 시간을 쪼개 여러 가지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위해 스페인어를 가르치거나 악기 연주활동을 하면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기금을 모으는 등,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그들의 모습에 어떻게 사는 게 뜻 깊게 사는 것인지, 또 진정한 미국의 전인교육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 하버드 졸업식 날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만족도 : ★★★☆☆)
이 책은 수기라고 하면 수기인데, 좀 특별합니다. 저자인 강인선씨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하다 2000년에 하버드 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에 입학해서 2년동안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스스로가 공부한 이야기, 또 하버드 안팎의 여러 가지 일을 조사하고 인터뷰해서 한 권의 책에 담아내었습니다.
하버드의 역대 총장들의 기금 모음, 하버드의 신입생 선발 과정과 미국 전반의 사립대학 입학제도, 깐깐하기로 유명한 하버드의 교수들과 그 밑에서 치열하게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의 애환, 그리고 그 안에 몸을 던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다른 수기집처럼 가슴이 뛰거나 공부에 대한 열의가 끓어오르는 효과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 여러 수기집 중에 가장 손이 자주 가더군요. 읽으면 편안하고 재미있으며 유익하다는 느낌을 받게 하니 말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읽으면 읽을수록 ‘하버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입니다.




9. 열정을 경영하라. (만족도 : ★★★★☆)
전 삼성전자 사장이자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유명한 진대제씨의 자서전입니다.
사실 전 이 진대제씨를 이름만 들어봤지 그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잘 몰랐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는 진대제씨의 팬이 되었고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한 진대제씨의 집은 무척이나 가난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돈이 없어 다른 집의 입주가정교사로 들어가 숙식을 해결했고 가난 때문에 끊임없이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그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IBM을 거쳐 삼성에 입사해 삼성을 대한민국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일궈내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에 스카웃 되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전자전기 관련 분야에 대해 문외한인 제가 읽어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내용들이었지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쇼(ICES)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대목에서는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왔습니다. 빌게이츠 같은 유명인사들이 연례 행사격으로 자주하는 그 기조연설에서 삼성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짧지 않은 준비기간을 거쳐 무대에 올라 마침내 성공적으로 연설을 마친 그의 모습에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회사를 떠나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 벌어진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지향해야 하는,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하는데 읽어보면 무척 흥미롭습니다.




10.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만족도 : ★★★☆☆)
최근에 읽은 수기 중에 읽고 나서 가장 흡족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여러모로 미국 명문 10개 대학에 합격해 유명한 박원희 양의 ‘공부 9단 오기 10단’과 비교되는 책이라 둘을 비교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습니다.
김현근 군과 박원희 양의 차이점은 가정환경입니다. 아버지가 안과 의사인 박원희 양과 외환위기 때 아버지가 실직하고 어머니가 학습지 교사로 가정을 이끌어간 김현근 군의 가정 형편.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오히려 박원희 양은 학원이나 과외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 공부한 반면, 김현근 군은 필요하다 싶으면 주저 않고 학원 수업을 수강해 실력을 키워나갔습니다.
둘의 공통점은 각각 민족사관고등학교와 과학영재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저마다 뛰어난 영재 친구들에 치이고 부딪히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온 저는 과학고나 이런 특목고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뛰어난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는 그 기분은 어떨까, 대학교에서의 공부가 아니라 ‘고등학생’만이 누릴 수 있고 느껴볼 수 있는 그런 감정… 그래서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
프린스턴에 합격한 김현근군은 어린 시절 홍정욱씨의 7막 7장을 보면서 유학의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결국 당당하게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프린스턴에 합격했고요. 이처럼 한 편의 좋은 내용의 수기, 책은 여러 사람에게 희망과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나도 노력한다면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음으로만, 생각으로만 그치고 행동으로 옮기고 꾸준히 달려 나가지 않는다면 수십 권의 수기를 읽어도 결국 제자리인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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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놀라게하겠다. · 130477 · 07/02/16 17:02 · MS 2005

    감사합니다..

  • 세계를놀라게하겠다. · 130477 · 07/02/16 17:07 · MS 2005

    더불어 제가 읽었던 감명깊은 수기..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서진규
    가발공장 여공부터 시작한 인생.. 70년대 우리 사회에 팽배한 남성우월주의를 뿌리치고 미국으로 와서 갖은 고초와 인종적 차별등을 물리치고 당당히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어 낸 여 주인공. 전 4번 정독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 웨인루니 · 148926 · 07/02/16 17:22

    김현근 저형 제가 중1일때 중3이었는데.....부산ㅊㅇ중 전설...ㅋㅋ

  • 세계를놀라게하겠다. · 130477 · 07/02/16 18:03 · MS 2005

    1 혹시 초읍??ㅋㅋ 근데 왜 전설이었나요? 그떄부터 공부를 잘하셨나?ㅋ

  • [노벨상]냐옹♡ · 95598 · 07/02/16 19:00 · MS 2017

    레인메이커 독서실 책장에 있길래 아줌마에게 말씀드려 갖고 있는데...
    오옹
    좋은책.
    꽤 익숙한게 많구나 싶었는데
    그 밑에 부분은 모르는거

  • [노벨상]냐옹♡ · 95598 · 07/02/16 19:01 · MS 2017

    여튼 감사합니다/ㅁ/.

  • Micallis Marnachiya · 76778 · 07/02/16 19:02

    10권중 5권을 읽었네요. ..
    그대로네요..이런..ㅆㅂ

  • Micallis Marnachiya · 76778 · 07/02/16 19:02

    나머지 5권 읽어야 하나??

  • Micallis Marnachiya · 76778 · 07/02/16 19:09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라는 책...
    개인적으로는 고승덕씨는 공부하는 기계에 가까운 거로 생각합니다.
    음..7막7장 홍정욱씨의 \'야망\'에 비해. 고승덕씨는..
    그냥 공부만 하는 기계로 제 머리속에 인식된 것 같네요..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더욱 큰 인생에서의 방향을 잡고싶다면..
    7막 7장 강추요..

  • 미네르바 · 127142 · 07/02/16 19:34

    김현근...... 이 분 우연히 실물로 봤음 ;
    동생 고등학교 졸업식 날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멀리서 보았네요 ㅎ 키가 참 크던 ;ㅁ;

  • 삼수하기싫다 · 167394 · 07/02/16 21:16

    저도 김현근씨 책 추천이요.ㅋ

  • 벅찬좨수생 · 147356 · 07/02/16 22:36

    근데 박원희 양 아버지가 안과의사였지만 형편은 어려웠죠.

  • wand · 160678 · 07/02/16 22:53 · MS 2006

    제가 읽은 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와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밖에 없네요.
    각각 고2 때와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는데...
    재수를 시작한 어제 학교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많이 약해졌는데
    몇 권 읽어보겠습니다^^ 책 추천 감사드려요~

  • 미네르바 · 127142 · 07/02/16 23:43

    아, 깜빡했다 ㅜ;
    동사서독님~ \"하버드 졸업식 날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저자는 최인선씨가 아니라 강인선씨에요 ^ㅡ^;; ㅎㅎ
    조선일보 논설위원 강인선씨 ; ㅎㅎ

  • 은비내리는나라 · 133173 · 07/02/16 23:51

    개인적으로 7막 7장 정말 추천 합니다.

    고승덕 변호사님것도 괜찮은데 읽을 수록 이사람은 진정 인간인가 , 싶어서

    조금 =_= ... ..11111 김현근씨 실제키가 185 라더라구요. 잠을 고등학교 때 거의 2시간 이상 안 잤다는데, 어떻게 큰

    건지 궁금... 중요한건 저런 책을 읽고 순간적으로 가슴이 끓어 오르면서 \" 그래 오늘 열공해서 밤새는 거야 ~ \" 하

    루 공부하고 그 다음날 부터 공부가 다는 아냐ㅋㅋ 나는 나만의 인생이 있어

  • 동사서독 · 159932 · 07/02/17 02:16

    미네르바//
    아, 그렇네요... ^^; 감사합니다...

  • Million · 8324 · 07/02/17 13:55 · MS 2017

    홍정욱 씨는 실제 행보를 보면 실망스럽지 않나요?

  • 한글대 · 135104 · 07/02/17 14:59

    11번 추가하자면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 전성철. 내용은 대충 서울대 정치학과 재수로 가서 그냥 학교 다니다가 우연히 한 책을 보고 꿈이 생겨 700달러정도 갖고 미국가셔서 로스쿨 졸업 후 뉴욕로펌의 파트너로 4년만에 승진하시는데 있어서의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ㅋ 열정을 엿볼 수 있죠.

  • 괴짜 · 81758 · 07/02/17 21:35

    박원희양 집이 어렵지는 않지 않았나요

  • 웃어요^^ · 114568 · 07/02/17 22:47 · MS 2005

    진짜 필요한 글이었어요 추천!

  • xml · 161044 · 07/02/18 00:19 · MS 2006

    11 아버지가 안과의사이심

  • 세계를놀라게하겠다. · 130477 · 07/02/18 20:48 · MS 2005

    안과의사이긴한데.. 무슨 동네 보건소에 근무하신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기대만큼 글케 많이 버셨던건 아니었고 그냥 먹고살만한정도??가 아니였을지..

  • 하나님BG//^^ · 158893 · 07/02/18 22:18

    좋은 글이었습니다.^^ 10권 중 3권밖에 읽지 않았네요. 읽고 싶어했었던 책들도 여러권있구요.
    예전에 \'벤처포럼\'에서 홍정욱씨의 강의(?)를 직접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정말 감명깊었었죠.ㅋ
    정말 잘생기셨다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배우의 아들이셨군요?ㅋ 처음알았어요..;;ㅎ
    이제 고3이되는데.. 한권씩 읽으면서 의지를 불태워야겠어요!ㅋ

  • 아하하 · 70755 · 07/02/18 22:47

    비상 (이원익씨 저)도 추천 합니다 ^^
    이것도 의외로 모르는 분들 좀 계신듯. ^^;;

  • 고주몽태 · 170796 · 07/02/19 08:22

    K군 초등때까지는 아버지가 사장님이었죠.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P양이 학원의 도움이 없었다고요?
    지금도 대전 둔산 T학원에 가면 대문짝만하게 자랑하는 액자가 걸려 있는데....

    물론 대단한 학생들임에 틀림없지만, 유행처럼 미명문대 입학한 것으로
    책내고 각종 입시관련 행사에 본인이나 부모들 얼굴 내미는 것이 지나치게
    심한 경우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그렇게 떠난 학생들이 졸업후 귀국하여 어학원 강사하면서
    국내 의전 준비하는 인재가 많더라는 풍문도 들리고...

  • 샤아아 · 158983 · 07/02/19 16:30 · MS 2006

    박원희양 아버지 안과가 제가사는곳의 학교 옆부근에 있는데, 저도 잘버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 야생마와꾀돌이 · 64125 · 07/02/20 14:57

    최악의 자서전 -에리카김 \'나는 언제나 한국인\'
    집에 있는 책이였는데 어느날 아무생각없이 읽었습니다 그리고
    와~ 대단하다 하고 에라카김 찾았다너
    나오는건 이명박과 관련된 초거대 사기 -_-;;;;

  • 09공구 · 169084 · 07/02/24 06:53

    저중에서 읽었던 책이 공부가 쉬웠어요 였는데 정말 감동이었음..ㅋㅋ

  • Nile · 99161 · 07/02/25 23:40

    감사합니다! 어서 읽어야겠군요~

  • 외대의꿈 · 89254 · 07/02/27 11:45 · MS 2005

    지금 수기 읽을시간이 어디있습니까 참...

  • 미래의국선변호인 · 351727 · 12/01/27 17:04 · MS 2010

    댓글 읽다가 정말,,,,,,,, 가슴 한 구석을 푹찌르는..

  • TheAnswer · 131577 · 07/03/11 23:59

    쌍둥이형제 하버드를 쏘다.

  • 걸어다니는실무편람 · 42554 · 07/03/15 13:33 · MS 2004

    동사서독님은 무슨 공부하시는 분인가요???
    고시공부하시는거같던데...

  • 짝사랑수지 · 404484 · 12/04/02 00:53

    공부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