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늦게나마 깨달아서 다행인 점이 있다면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3555649
많은 오르비언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깨달음.
저는 9평을 본 뒤, 수능을 포기했었어요.
5주일 조금 넘게 공부를 하지 않았고
D-31 때 꿨던 꿈 때문에 지금은 다시
하루에 조금이라도 펜을 쥐고 있지만
결과에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수능을 포기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중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안고 가고 있는 정신질환들.
듣도 보도 못한 그런 병은 아니고 그냥 흔한 질환들
심한 스트레스, 우울장애, 대인기피, 뭐하나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여담으로 대인기피증은 제가 제 외모를 '끔찍하게 생겼다'
라고 여겼기 때문에 생긴건데 재수 이후 만난 좋은 친구가
전혀 못생긴 외모가 아니라고 많이 북돋아줘서
대인기피는 현재는 많이 괜찮아진 상태..
친구야 보고 있니? 고맙다. 많이 사랑해)
재수시절에도 중간에 멘탈이 터져서 엄청 후회했어요
'재수하겠다고 독서실에 갈 것이 아니라
그냥 정신과를 먼저 갔어야 했다' 라면서.
재수 수능 이후 잠깐 정신과를 갔었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삼수 결심 -> 정신과도 안가고 대학도 자퇴하고 독서실행
6평 전후, 그리고 9평 이후에 오랜 기간 안고 왔던
정신질환들로 인해 몸건강 정신건강 다 망가지고
멘탈이 터져서 포기선언
두번째 이유가 제목에서 언급한 깨달음이에요
고3 때 6월 9월을 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공부하다 보면 수능 땐 좋은 점수가 나올거야'
라는 마인드로 끝까지 공부했지만 수능도 망함
재수 때 역시 6월 9월을 망했는데
(재수 초반에 슬럼프가 좀 길게 오긴 했지만..)
묵묵히 하다 보면 수능 땐 대박이 날거라는 마인드로 공부
하지만 수능도 망함. 고3 수능 때와 거의 비슷한 성적
재수 수능에서 고3 성적과 비슷하게 받은 점수로 간 대학에서
(경상도가 아닌 곳에서 사는 문과생 오르비언들은 잘 모를 대학일듯.. 이과생을 제외한 이유는 의대가 있는 곳이라서..?)
고3 때도 올 수 있었던 곳을 재수해서 왔다는 점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삼수 결심 후 자퇴
공부 시간과 양이 많이 부족해 6월 모의고사는 망
삼수 9월 모의고사가 끝난 뒤에 깨달은 점은
'나는 머리가 심각하게 나쁘구나'
지금까지 내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더라도
평범하다곤 생각했는데 평범한 사람보다도 훨씬 나쁜듯
지금까지 '망했다'라고 생각해왔던 시험들은
망한 게 아닌 그냥 '내 실력' 그대로 나온 점수였고..
공부, 지능 쪽으로는 아무것도 물려받은 게 없는 이가 부딪힌
지능의 한계, 즉 '나는 머리가 많이 나쁘구나'가
제목에서 말한 '깨달음'이자
서두에서 다시 공부하고는 있으나 '결과에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한 이유에요
그냥 공부 방향을 잘못 잡은 상태로 공부해왔으면서
괜한 신세한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공부해온 과정과 그 결과들을 생각해보면.. 뭐..
삼수 9월. 늦게나마 깨달았지만, 이 사실을 모른 채로
고3 때처럼, 재수 때처럼 희망을 가지고 공부했다면
수능 망하고 자신의 지능도 모른 채
또 정신질환과 망가진 몸과 정신을 질질 끌고 가며
희망차게 사수를 하는 모습이 눈에 훤하네요.
저의 두뇌가 보통 사람보다 나쁘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아
이제 되지도 않을 +1수를 할 일은 없을 테니 다행이에요
오랜 시간 준비했던 수능도 성공하든 실패하든
올해로 끝이라 생각하니 시원섭섭하긴 하네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1은 모든 단원이 억까의 연속인 듯
-
레전드얼버기 3
깼다... 다시잘게...
-
일단 나부터
-
[속보]경찰 “시청역 차량돌진 사고 운전자, 음주는 안 했다” 2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부근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
난 작년 여름방학
-
이미지 만지는거 재밌다
-
1. 가채점 2. 등급컷 확인 3. 울면서 친구, 부모님한테 전화하기 4. 서울...
-
9모 잘 보면 그대로 수능까지 밀고 나가겠지만 혹여나 9모가 터지면 수시 다시 넣는...
-
그게 벌써 10년전이라니
-
왜 나한테도 뜨는거지
-
머리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남인데 미친놈이 나보고 넌 머리풀면 은퇴한 야쿠자고...
-
. 2
ㅎㅎ 기분조아 이유는 몰러
-
빵셔틀,,,, 망보기,,,, 메이플 대리 사냥,,,, 가슴아프구나,,,,
-
거의 안 먹었더니 계속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남
-
저에게 덕코를 주세요... 빈털터리 다보탑..
-
풀이보고뭔문제인지알면당신은수학황
-
중학교땐 현재 수1 수2 확통 기하 개정 전 물화생지1 과학고 준비한답시고 생기부...
-
질받/무물보 10
[소개] (모두 현장 응시)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 5등급 2022학년도...
-
덕코는 없어졌는데... + 오 뜬다 귀여웡
-
어떤 순간에도 너를 찾을 수 있 게
-
국어: 김동욱/박광일/김봉소(이감) => 김동욱: 지문만 읽고 끝나서 한 번 듣고...
-
국어 고트분들 2
독서 문학 공부법좀 뿌려주세여 그라고 요즘 실모칠때 말고 집중이 안되는데 국어...
-
내 인생은 좆됚다 ㅋㅋㅋ 나란거 특정될만큼 단서 ㅈㄴ 많단 말이야
-
제가 사정 상 6시간 이상은 자기 힘들 거 같은데 ㅠㅠ 뭐가 더 좋다고 보나요..?
-
1. 눈을 감는다 2. 숨을 참고 10초를 센다 3. 다 세도 숨을 내쉬지 말고...
-
극복방법좀
-
생각해보면 죄다 뭐 하다가 유기 뭐 하다가 유기 밖에 없네 걍 맨날 쳐노는얘였눙
-
https://orbi.kr/00039798467 오르비 설명서(pdf 파일)...
-
분명 작수 71에서 6모 92까지 올라왔는데 왤케 찜찜하지 이게 내 점수가 맞나해서...
-
오르비언들 37
다들 귀엽다!
-
그냥 맛있게 먹고 켁켁거리면서 다니고 있어요
-
수학 모르는 문제 동생 (미적 1등급)이 답지 보지 말라는데 13
1문제당 20분씩 7일간 고민하고 그 다음에 답지 보래요. ... 이게 맞는 건가요
-
하루 4시간 2년차 올해만 기출 5회독 이상에 현역땐 온갖 커리는 다 타봣는데...
-
마트에서 과자 시식하고 옴 맛있더라
-
수학 3등급인데 1
현재 고1이고 모고 수학 항상 3등급뜨고 내신은1-2인데 수상 다시 해야하나요?...
-
생명 공부 0
따로 오답노트 같은거 안쓰고 양치기만 해서 문풀량 늘리는게 낫나요 아님 문제를 좀...
-
생일입갤 5
(전혀 성인같지 않은) 성인
-
과거기만메타인가 0
등급이 아니라 점수대가 무변동이라 과거조차 기만못하는 갑종이면 갯추~
-
6모를 기숙학원에서 봤는데 지금은 집에서 하고있음.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댐?...
-
혹시 이 문제 출처 어떤거인지 아시나요? ㅠㅠ 중2-1입니다
-
. 1
-
처음보면 5분컷 하고 넘어갈 수 있을것 처럼 보이는 간단한 외형 그리고 실제로 풀기...
-
못참고 6
음주
-
아웃풋 고려하면 어디가 나아요?
-
너무 감사했어ㅠㅠ
-
영어 1이라는 전제 하에 과탐 2,3,4 대거 이탈하면 1맞기는 어려워지겠지만...
-
좆나 쪽팔려서 스토리 다 내리고 계삭했는데 친구한테 안 뜨겠지??
-
네.
-
수학 기출 0
자이 풀고있는데 너무 많아서 정상모쌤 기출력으로 바꾸려는데 기출력만으로도...
-
05특) 개귀여움 19
05 형아들 왤케 귀여운거임..?
상황은 다를지라도 저도 97이고 결과 상관없이 올해가 마지막 수능이에요.
남은 기간 조금만 더 힘냅시다.
같은 삼수하는 입장으로써 다른 것 보다
그냥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거 같아요.
우선 남은 26일동안 최선을 다해 보시고 수능이라는 결과를 기다립시다 ㅎㅎ
그 후 결과와 상관 없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