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4vmIjPFpQKlu [59354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7-11-24 22:41:49
조회수 878

수능 망한 재수생이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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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망했습니다.

목표대학만 보고 1년을 달려왔는데 처참하게 실패했어요.


채점하고,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방에서 문을 닫고 숨죽여 울었어요. 그리고 순간 극단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그런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입시는 삶의 끝이 아니에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 많아요. 저는  돈 모아서 유럽 배낭여행 가는 게 꿈이에요. 갈 때 가더라도 프랑스 땅은 밟아 보고 싶네요ㅋㅋ


저는 삶은 딱지 앉은 상처를 떼어내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딱지 뗄 때  아픈데도 묘한 쾌감 같은 게 있잖아요. 원래 삶은 고통스럽고 아파요. 그런데 딱지를 뗄 때 느껴지는 묘한 쾌감 같은 소소한 즐거움들이 삶을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입시판을 떠나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아보려 합니다. 후회는 없어요, 1년동안 모든 걸 다 투자했으니까요. 이게 제 한계라면 한계인 거 겠죠. 다시 도전하는 것도 용기지만,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도 다른 의미의 용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그동안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부디 너무 좌절하지 말아주세요.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많고, 봐야 할 것도 많고, 즐겨야 할 것도 너무 많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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