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를 갔다.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4340089
요 며칠 전, 국밥집엘 갔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려는데, 저것이 무슨 글자인지 알 수가 없는 거 아니겠는가. 안경을 고쳐 써도 글자들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래서 결국 평범하게 내장국밥이나 말아먹고 나왔다. 어쩌다 내 눈이 이렇게 되었을까. 평소에 먹던 약들 때문에 어지러워서인가 싶어 하루 걸러도 보았지만 용태는 영 변치 않았다.
수능이니 논술이니 나에게 바쁜 일들이 이런저런 사건을 통해서 도망다닌 사건도 생기고... 별 수 없이 그들을 잡으려 우리는 뛰어야 했던 터라 병원엘 가야지 가야지 해두고 막상 가지를 못했다. 그 사이에도 점점 나의 눈은 불편해져만 갔다. 안경테도 점점 삭아가서 휘고, 안경알도 잔금이 많아 안 그래도 안 보이는 것을 더 안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오늘, 마침내 병원엘 갔다. 거기서 나는 뜬금없는고초를 겪었다. 의사 선생님 앞에서 검사를 받다가 왠지 모를 웃음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내 웃음은 멈추질 않고 계속 입가에 머물게 되었다. 이유야 여러가지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겠다. 논술을 가르칠 적에는 내가 아이들에게 이것을 읽어보라 시켰는데, 이곳에 오니 내가 도리어 저 화면에 있는 숫자를 읽도록 지시받았다. 나의 학생들은 나의 구린 문장들로 만들어진 학습 자료들을 잘도 읽어내었지만, 나는 여기서 저 숫자 5 6도 구분을 못하고 앉아있다. 누가 누굴 가르쳐야 할까? 계속 숫자를 말하다 속으로 조금 창피해져 웃음이 터진 것이다. 의사 선생님도, 간호사 분도 이 거렁뱅이처럼 부스스한 몰골의 환자가 푸흐흡 하고 웃는 것을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이 내용을 다시 생각하여보니 그곳에서 정말 크흡 하고 웃음이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그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님께 사과드린다.
아무튼, 결과를 들어보니 안경을 바꾼지 거의 3년이 되도록 똑같은 안경을 쓴 게 신기하다고 하셨다. 근시가 많이 심해져 안경의 도수를 많이 올려야만 했다. 안경원엘 가니 거기서도 놀라며 말했다. 한번에 도수를 5단계나 올려야 한다며 어지러울까 걱정했다. 그리고 안경이 무거워질 것이라며나에게 미리 당부하였다. 안경알 10만원. 테를 바꾸기엔 돈이 없어 알만 바꾼 것이다. 허나 테도 삭아서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저 1년. 2년만 더 버텨주길 간절히바랄 뿐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녕하세요? 꽤 오래 전에 ‘수능 영어 50분컷’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작성하였던...
-
자랑거리하나 1
어제해방하고 바로옵션띄움ㅋㅋ 나도 드디어 해방무기 오우너
-
얼버기 1
-
교장은 명함에 '이 문구' 새겼다…지방 일반고의 의대진학 사투 1
" “이제 우리 같은 평범한 지방 일반고에도 의대 진학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
공부 해야지,,,,
-
690점까지 찍어서 드디어 700뚫나 했는데 개같이 5연패해서 40점떨구고...
-
도서관 도착 2
공부시작!
-
pc방 퇴출 = pc방에서도 동접자 안나옴 ㅠㅠㅠ
-
얼버기 3
-
https://youtu.be/AoQAIXgc53E?feature=shared 아니...
-
2024학년도 9월모집 태재대학교 신입생 모집요강 (ft. 연세x태재) 0
대한민국의 혁신대학, 태재대학교의 2기 국내 모집이 내일 시작됩니다! 아직 저점...
-
꿈에서 어제 4시에 자고 있어났는데 지긍ㅁ임 이거 꿈인가
-
개츄를벅벅
-
뭘까~요?
-
얼버기 2
-
역시
-
무관의 기운
-
얼버기 1
라기엔 지금 집에 온..
-
혹시 러셀 7덮 외부인 신청 언제쯤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
굿나잇 0
-
생2 찍먹중입니다 저 네모친 부분에서 왜 종결코돈이 UAG가 아니라 UGA가 되어야...
-
몇번을 못넣는거냐 돌문..
-
실화냐 1
와
-
'포함될 수 있음'=포함 안될 수도 있다 ???
-
ㅇㅁㅇ
-
이제 잔다 ㅂㅂ...
-
사관학교 교수는 1
별 몇개 취급임?? 아예 다른 느낌인가
-
고작커피한캔인데 2
효과가상당하네
-
내신이 애매해서 (1.4-5) 작년에 최저 맞추고도 약수를 떨어졌습니다. 이번에...
-
가나다문제 사라져서 낼 껀덕지가 안보이긴 한데 뭔가 딱 나왔을때 무지성으로 그냥...
-
비트코인?
-
진짜 난 왜살지 3
그냥요즘 너무무기력하다 걍..하루종일 방에 누워서 온갖 익명사이트 돌아다니고 학교...
-
오래된 꿈이다..
-
중등때 애들한테 키가 내 아이큐보다 작네 ㅇㅈㄹ한적있었는데
-
진로고민 심각함 4
나는 금융쪽 깊게 파고싶은데 현실은 상경계면 스카이여야 의미있다 그래서 어차피 내가...
-
무물보 8
아무거나 질문해주세요
-
원래 저기 알림으로 뜨는 뉴스랑 데이터 싹다 읽어보는데 금요일 장 닫히고 귀찮아서...
-
연애 조언해드림 8
경력: 썸썸 편의점 완클 블루아카이브 스토리 다 봄 러브 딜리버리 엔딩 보기 등...
-
진짜 자러감 1
빠이
-
썸탈때 나만의 팁 있음 15
난 인스타 친친 안쓰는데 썸타거나 꼬시고싶은 애 있으면 걔만 친친에 넣음 글고...
-
사랑니 발치도 수술이라고 하던데 인간의 신체 일부를 함부로 마취하고 절개하고...
-
확통사탐으로 인설공대가려면 성적이 어느정도 되야하나요? 0
고3때 공부안하고 문과가서 공무원준비할려다가 갑자기 공대가 가고싶어져서 재수를 하게...
-
아무거나 해주세요
-
진짜아무거나질문받음
-
ㄹㅇ궁금하다
-
얼굴도 마음에 안들고 미소녀 소꿉친구도 없고 키도 작고 버튜버 보고 공학도 아니고 모쏠인 인생
-
수능 국어는 김동욱입니다.
-
저 오른손 62 왼손 48
아 저도 안경바꿔야 되는데
잘 읽었다.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