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딱, 장문주의)재수생활 조언해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21695218
일단 본인은
쌩재수 1년
1학기 대학생활
1학기 마치고 삼반수
총 2년의 시간을 쏟았습니다.
재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1. 성적향상
확실히 재수학원을 다녀본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 공부량과 질이 현역에 비해 압도적입니다.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3년동안 공부한것보다도 재수학원에서 1년 공부한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들어가보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는데, 고등학생이 이런 재수생들을 상대로 정시대결을 건다는 것은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심하게 농땡이부리고 수업시간마다 멍때리면서 보내지 않고, 최소한 선생님들이 요구하는 것만 쫓아가도 성적은 반드시 오릅니다. 크게 바라지도 않으니까 일단 수업시간에 조는 것좀 줄이고, 숙제 다 하려고 노력해보세요.
2. 인간관계
재수학원은 그래도 다들 뭔가 생각을 하고 오는 곳입니다. 고등학교때 놀다가 뒤늦게 깨달은 친구,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잘하나 수능 당일 삐끗해서 온 친구, 어차피 인생의 한번뿐인 시험인데 잘 쳐보고 지나가자! 라는 마인드를 가진 친구.... 물리를 무조건 15분 안에 다 풀어제끼는 천재같은 친구도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 옆에서 공부해야, 여러분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잡담하는 친구, 같이 노는 친구 말고 그렇게 깊이있는 대화하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세요.
보통 재수학원을 다니는 선생님들도 그냥 선생님들이 아닙니다. 저는 부산대성학원에서 공부를 했었는데, 그 지역 그 동네 가장 유명하고 돈 많이번다는, 제일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들 집합소였습니다. 심지어 가장 기타과목으로 비주류가 되어버린 한국사(과거에는 서울대생 필수였습니다 ^^) 선생님마저 자기 개인학원이 계시더군요.
특히 재수학원의 선생님들은 그 업계에서 나름 1등하고, 정말 원탑 최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무리 그 선생님들이 개인과 맞지 않고 인간적으로 케미가 안맞아도, 경청하시길 바랍니다. 거기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만 다 모아놓고 공통점을 찾아보면 대단히 중요한 원리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전 그걸 지금 칼럼으로 하나씩 풀어내고 있고요.
3. 이 짓을 20대때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재수학원을 다녀보기 전까진 이런 생활을 감히 상상해본 적도 없고, 재수한 놈들끼리 말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소리가 '직접 겪어보지 못하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다소 꼰대스러운 발언이지만 격하게 공감합니다.
재수생활을 정말 의미없게 허무하게 보내지 않은 이상, 여러분은 스스로의 극한에 닿아보았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고요.
사실 전 여러분이 재수생활을 통해 인생역전의 성적을 받는것 보다도, 반드시 한가지 중요한 정신적 각성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높은 집중력과 한계치에 가까운 체력을 쥐어짜내서 뭔가를 해본다는 경험이 살면서 하기가 어렵습니다. 재수해본 제 친구들 이야기 다 들어보면, 정말 보람찬 시간이었고 크게 얻는 경험이었다고 되새깁니다.
그럼 넌 그런 중요한 정신적 각성을 얻었니? 라고 반문하신다면, 제 칼럼 구독 좀...
주의해야할 점
1. 성적에 관한 마인드
재수학원을 절대! 절대! 절대!로 여러분의 성적을 자동으로 그냥 쉽게 끌어주지 않습니다! 비록 여러분이 고3 수능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받았긴 했지만, 3년 내내 놀았던건 아니잖아요?
단순히 재수학원 다니고, 오래 앉아서 공부했다고 성적오르면 다 재수학원 5년 10년씩 다니지, 미쳤다고 고등학교나 다니고 있겠습니까. 뭔가 여기 선생님들이 문제지 유출해서 여러분한테 가져다주지 않는 이상, 공짜로 성적이 오르진 않습니다.
제 말은 재수학원에서 수동적으로 공부하지 말라는 소리입니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위치와 상태를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수능에 가까워지면 선생님들이 족집게처럼 자료 많이 주시는데요, 당연히 단순히 자료 많이 받아다가 사물함에 넣는다고 블루투스마냥 여러분 뇌에 전송 안되는거 잘 아시지요???
2. 체력
이 글쓰는 필자가 이걸로 제일 두들겨 맞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3때와는 차원이 다른 노력과 시간, 집중력으로 장시간 공부합니다.
당연히 체력이 박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삼반수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걸려보았습니다. 진짜 뒤지는줄 알았습니다. 안그래도 체력 안좋아서 고3때 편도선염으로 고생했는데, 재수 삼수 할때는 훨씬 더 자주 아팠습니다.
반드시 취미로라도 운동이나 주기적인 스트레칭, 스트레스 해소 수단을 마련해두십시오. 평소 열심히 공부했는데, 주말에 시간 아깝다고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르비나 하지 마시고, 몸을 움직이시고 적당한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재수생활의 특성상 뇌만 미친듯이 쓰게 되는데, 이거 심하면 불면증이 와서 컨디션 박살내버립니다.
육체적인 체력 말고도 정신적인 체력, 멘탈도 금이 많이 갑니다. 필자도 재수하면서 하도 외롭고 힘들어서 혼자 훌쩍인 경험도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이런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적절히 대처해가길 바랍니다. 저도 가끔 서울서 내려온 친구랑 하루씩 놀고 그랬었어요.(아 그래서 내가 서울대를 못갔나?)
3. 어느 시기에 제일 열심히 공부해야 하나?
제가 관찰한 바를 좀 나열해봅니다.
1) 현역때 수능을 마치고 의지를 불태우며 초반에 열심히 하는 친구 -> 4월 넘어가면 친해져서 친구들이 많아지고 잡담도 많아짐 -> 8월 넘어가면서 제일 농땡이를 잘 부림 -> 삼수때 다시 만나요 ^^
2) 1번 루트로 삼수 테크를 탐 -> 대부분이 크게 혼쭐나고 정신차림 -> 재수할때처럼 정신 놓지 않는 이상 삼수생들은 나름 잘 되덥니다
3) 대학 좀 오래 다니거나 군대도 갔다오신 어르신들 -> 초반에는 조용히 공부합니다 -> 7월달에도 성실하게 공부합니다 -> 9월 이후 막판가면 정말 열심히 잘합니다
이것 말고도 무수히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디에 속해있을까요?
엄~~~청난 비율이 1번에 몰려있을껍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3,4월 초반에 전의와 의지를 불태우며 정말 열심히 하다가, 힘 좀 빠지고 슬슬 작년의 아픈 트라우마가 사라질 시점에서 친구도 많아지고 익숙해졌다, 무리를 모여 삼삼오오 즐거운 수다를 떱니다.
제가 나중에 칼럼으로도 공개할 예정인데, 우리 학생들은 수능을 잡기 위해서 언제 제일 열심히 공부해야하나요?
정답은
8월 이후 이제 더위가 식어가고 9평이 다가온 시점, 그리고 9평이 끝나고 나서 평가원이 자신이 보여줄 카드를 전부 보여준 가~~장 마지막에 제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앞서 제가 한 잔소리 전부 씹어먹어도 됩니다. 이 한마디만 기억해두십시오. 여러분은 1년중 가장 마지막, 여러분의 경험치와 숙련도가 제일 극에 달했을때, 제일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이때 열심히 한 자만이 성공하는 것입니다.
마라토너들도 42.195km를 달리는데 이건 계획없이 뛰었다간 곧장 탈진하고 작살납니다. 각 구간마다 적당히 체력안배를 하며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재밌는게 마라토너들이 35km를 넘어선 마지막 순간에선 어떤 계획을 가지고 달릴까요?
자신이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서 달려야합니다. 그래야 1등을 넘볼 수 있습니다.
9월 이후에는 여러분이 3월때 불태우던 그 의지와 노력 이상으로 공부를 해야합니다. 지금 상태에서 조금만 내가 더 노력하고 정신차리면, 가능하다! 라는 마인드를 세뇌하며 진짜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야 합니다.
명심하십시오, 마라토너들, 인류 최정상들은 가장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쥐어 짜냅니다.
0 XDK (+10)
-
10
-
님들이라면 어디감?
-
고대 공대 교과우수에서 2.0x 유의미하게 활용 가능한 점수임요? 고대식으론 아마...
-
ㅇㅈ 17
펑
-
ㅇㅈ 4
은 레드불 도란이었습니다
-
오랜만 ㅎㅇ 14
ㅎㅇ
-
과외생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움 주세요 ㅠㅠ
-
여친님께서 9
제가 아무도 없는 곳 가서 혼자 하려고 부산대 제주대 해양대 외대 글로벌 생각...
-
담주 크리스마스...산타걸 짤이나 주워야지....
-
ㅇㅈ 14
감사하게도 서울경제 기자님께서 찍어주셨네요~
-
알빠노 ㅇㅈ 7
.
-
수시추합 끝나고 즈음에 막 들어온다는데 ㄹㅇ임?
-
그래도 나름 갓생이 아니였을까 흐흐
-
한 지방치? 경희한? 이 정도랑 겹치나요? 수시충이라 정시 입결은 잘 몰라 여쭤봅니당
-
먼저 현역때 33345를 받고 부모님께 재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대학...
-
절대 NEVER 왜냐면 내얼굴은존나못생겼으니까
-
여러분은 손가락 끝마디가 구부려지시나요? 구부리면 살짝 티라노사우루스 작은 앞발처럼...
-
위에꺼 고2 마지막 모의고사 (9월) 아래꺼 고3 3모 순서대로 표점 백분위 등급...
-
죽어
-
수1 수2 미적 테스트를 본다는데… 어느정도 난이도로 나오나요…사실 수능 공부...
-
왜클릭
-
차라리 화2를 하면 어떨까?
-
한국사 1 언매 92 미적 99 영어 2 물1 99 화2 95
-
저만 체감이 안되나요..예년과 같거나 오히려 빡센 것 같은데..
-
공부를 안한다 = 이상상태 = 불안하다 할 것이 있다 = 그나마 낫지만 미루고...
-
입시 가이드때 어떤걸 설명해주시나요? 입시가이드먼저 받고 본상담 받는게 낫죠?...
-
빵 나면 어차피 cc의 저주로 빵 상쇄되니까...
-
서강대 집에서 1시간 거리 서강대 기계공학과 신촌에 있음 성균관대 집에서 2시간...
-
나도 손 ㅇㅈ 10
흐흐
-
ebs 차현우의 수능개념 쎈B 숨마쿠라우데로 혼자서 하는건 무리겠죠
-
올해 정법 2등급인데 정법은 솔직히 이번 시험에서 1컷 48이 너무 오바인거 같아서...
-
생1->생2 4
로 바꾸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생1을 정말 못해서요
-
유급만은 안됨
-
신호등 되게 감성적으로 생기지 않았나요 약간 도시감성
-
티원 내려치는 놈들보면 대가리를 내려치고 싶음
-
고민이네요 ㅜ
-
여름에 학교에서 똥싸다가 모기 30번 넘게 물리고 그거 반정도가 흉터로 남아서 보기싫게생김 ㅇㅅㅇ
-
어제 혼자 간 숙소 일회용품 중 콘돔이 있길래 물풍선으로 만들어서 던지고 놀다...
-
이거 수학적으로 중요한 건가요? 의미있는건가요?
-
캬캬캬
-
수능 목적이 아니라하면 풀면 좋을까요?
-
경북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경북대 25] [기숙사별 장단점부터 생활 꿀팁] 1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경북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경북대학생, 경북대...
-
진짜 뭐임? 지방 약수고 15명정도 뽑는 과긴 한데 뭐지 내 데이터상 칸수가 올라가는일은 없었는데
-
ㅇㅈ 2
를 보며 눈호강을 하는 나
-
개념완성 교재 작년이랑 많이 다른가요? 작년 교쟈 써도 되나요?
-
ㅇㅈ 0
영정사진(였던것) 지금 딴과목들 보면 이정도면 관짝 열고 다시 부활한듯
-
건대 기준 5, 6칸 다 노랑, 연초 나오는데
-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것(근대 이전) -> 찾고 싶으면 노력이 필요하지만 찾을...
-
에휴다노
N수를 겪지는 않았지만 현역들에게도 정말 도움될만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공감공감!
재수시작해서 두달동안 공부한게 고3 전체 공부량 넘은거같네여 ㅋㅋ.. 하
그만큼 체력에도 무리가 많이 갑니다. 관리 열심히하세요!
전 아직까지는 오히려 현역때가 더 공부량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직 1주일밖에 안 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 재종이라 자습시간이 너무 적어서 그런가 싶은데 이런 경우엔 어느 시기에 젤 열심히 하면 좋을까요?
괜히 제 글 보고 현역때보다 공부 많이하려고 무리해서 당장 쥐어짜내지 마세요. 어차피 자연스럽게 현역때의 내공과 훈련도를 능가하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글에서 언급한것처럼 무조건!! 맨 마지막 순간이 제일 열심히 한 시기여야 합니다. 물론 초반에 놓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재수 종합반 특성상 선생님 수업이 많은데, 꼭 자습시간만을 학습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남한테 듣고 설명받는 시간 또한 당연하게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학생들 중에서 수업을 등한시하고 자습을 중시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같은 경우에는 11월 마지막까지 수업 거의 다 챙겨먹었습니다.
음.. 재종 담임쌤이 주말 자습 웬만하면 다 하라고 하시는데 지금같은 초반엔 일요일 하루 쉬어도 괜찮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너무 심하게 달리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만, 대단히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달라지는 것이라서 함부로 조언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저는 할때는 정말 열심히 집중력있게 하는 스타일이엇기 때문에 남들보다 쉬는 시간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일요일 하루 쉬는거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만, 제가 하는 말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주의하시길.
다만 주의해야할 것이 재수생 특징이 초반에 불꽃처럼 타오르다가 마지막에는 기진맥진하고 제일 풀어지거든요. 제가 하는 말 말고도 최대한 많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시고 스스로에게 최적인 리듬을 찾으시길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 여쭤볼 게 있는데 쪽지 드려도 될까요?
그럼여. 댓글로 하시던지 편하신대로 마음대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