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미안해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37021418
(큰 화면으로 보는 걸 추천↑)
인간의 가능성은 저토록 무한한데
인간이 작심하고 스스로를 갈고 닦으면 저토록 굉장해질 수 있는데
문득 나는 이렇게 나 스스로를 방치하고 있어서,
이렇게 보잘 것 없어지도록 내버려두고 있어서
나 자신에게 미안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2010년대부터 유행했던 춤의 장르 중 '덥스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많은 사람들이 잘추려고 노력하지만,
전 저분만큼 잘 추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차원이 다른 힘”
왜 노력하는 사람은 많은데
누군가는 저런 경이로운 차원에 도달하고
누군가는 도달하지 못하는 걸까요?
'생활의 달인'이란 TV프로그램에서 밤 껍질을 8초 만에 까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달인들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어떻게 인간이 저런 것까지 할 수 있을까'싶을 정도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10년, 20년씩 꾸준히 그 일을 해오며 달인의 경지에 오른 그들을 보면
'과연 달인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10년, 20년 열심히 한다면 누구든지 한 분야에서 달인이 될 수 있는 걸까요?
하지만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왜 달인과 함께 10년, 20년 같이 일한 직장 동료들은 달인이 되지 못한 것일까요?
분명 그들도 많은 훈련이 된만큼 상당한 수준으로 능숙해지지만
달인의 압도적인 능력에는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저의 추정일 뿐입니다만
그것은 '행위 자체의 뛰어남에 대한 갈망'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밤 껍찔을 깔때 '빨리 밤 껍질 500개를 까서 퇴근 했으면 좋겠다,'
'밤 껍질을 빨리 깔 수 있으면 돈을 더 많이 벌텐데'라고 생각하며
행위의 결과를 갈망하며
밤 껍질을 깐다면,
달인은 '어떻게 하면 밤 껍질을 더 잘 깔 수 있을까?,'
'밤 껍질을 더 빨리 까고 싶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행위의 결과를 갈망(빨리 퇴근하는 것, 돈 많이 버는 것)하며 밤 껍질을 잘 까려는 것에 비해,
달인은 밤 껍질 까는 행위가 더욱 뛰어나지기를 갈망하며 밤 껍질을 잘 까려는 것이죠.
그 갈망이 모든 것을 변화시킵니다.
갈망이 몸을 밤 껍질 까는데 적합하게 변화시킵니다.
갈망이 감각을 섬세하게 합니다.
칼날을 어떻게 움직일 때 밤이 어떻게 깎이고,
손목을 어떻게 움직일 떄 밤이 어떻게 깎이는지,
남들이 느낄 수 없는 수준까지 느끼게 합니다.
갈망이 집중력을 강하게 하고 갈망이 지구력을 강하게 합니다.
갈망이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경지를 이루게 합니다.
공부도 그렇습니다.
왜 열공하는 사람은 많은데
다들 고통스러운 수험생활을 견디어 나가고 있는데
누군가는 틀리는 문제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는 차원이 다른 실력에 도달하고
누군가는 적당히 잘하는 수준에서 머물게 되는 걸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갈망’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성적 잘 받아야지, 대학 잘 가야지, 성공해야지, 칭찬받아야지'하며
행위의 결과를 갈망하며 공부하는 건 별 효과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공부가 더 뛰어나질까?'같은 보다 '뛰어난 공부 행위'에 대한 갈망이
(=행위 자체의 뛰어남에 대한 갈망)
다른 모든 목적을 압사시킴과 동시에
내 자신을 구원하고
나 스스로 다른 모든 목적을 함께 이루어지게 만듭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공부할 때 과목별로 놀라운 공부법들을 터득했고,
수능에서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던 것은,
대학을 잘 가야만 한다는 절박함도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더 뛰어난 공부를 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갈망이 나의 공부하는 행동을 섬세하게 느끼게 했고,
내가 어떤 방법으로 공부했을 때
내게 얼만큼 효과가 있고
내게 어떤식으로 효과가 있는지 느낄 수 있게 되고
나에 대한 메타인지와 내 자신이 느끼고 있는
그 느낌들이 더 뛰어난 공부의 길로 나를 이끌어줬습니다.
잘못된 갈망과 올바른 갈망에 있습니다.
올바른 갈망이라는 것은 '행위 자체의 뛰어남에 대한 갈망'입니다.
잘못된 갈망이라는 것은 '행위의 결과에 대한 갈망'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올바른 갈망을 갖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성적을 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는 12시간 공부하면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오랫동안 집중하고 싶다는 갈망도 함께 갖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12시간 공부하면 희열이 느껴질 것입니다.
잘못된 갈망은, 어느정도 수준까지 잘 할 수있겠지만
나의 최대치를 끌어내거나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합니다.
제가 수험생일 때 입시에서 성공했던 것은
올바른 갈망이 저의 최고치를 수능에서 발휘하게 해준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입시를 준비하며 내 자신에 대한 성장을 이뤄냈고,
성장을 통한 성공을 이뤄냈다 자부합니다.
올바른 갈망은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갈망이 녹아든 삶은,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줍니다.
갈망은 집중력을 강하게 유지시켜 줍니다.
갈망은 지구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갈망은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경지를 이루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남에게 잘 보이려고 공부하고 있지 않나요?
하루하루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꾸역꾸역하고 있지 않나요?
공부라는 목적에 밀려, 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수단으로서 갈려버린다는 느낌을 받고 있지 않나요?
극복해야지! 이겨내야지! 하면서 내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내 자신에 대한 나의 집중이 뒤로 밀려 있지는 않나요?
올바른 갈망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다면,
그렇게 전 나한테 미안한 감정이 생겨났습니다.
올바른 갈망을 품었을 때
나 스스로 내 자신이 소중해지고,
소중한 내 자신이 이루고 싶어하는 그 갈망을 이루게
나 스스로 내 자신을 돕고 싶어 집니다.
똑같은 일을 똑같이 하더라도 어떤 마음 상태로 하느냐에 따라
누구는 평범하게 숙련된 사람이 되고, 누구는 달인이 됩니다.
누구는 적당히 잘하게 되고 누구는 압도적으로 잘하게 됩니다.
즉 행동도 행동이지만 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합니다.
나 스스로 행동의 주체가 되고,
주체가 되지 못한 삶에 미안해하는 바로 그 지점.
그리고 나 스스로 미안해지지 않기 위한
올바른 갈망을 하는 것.
그 갈망을 올바르게 품는다면,
이미 여러분은 그 순간부터 압도적으로 공부를 잘 해낼
가능성의 사람이 될 겁니다.
내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오늘 하루
“나한테 미안해. 내가 올바른 갈망으로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날을 만들어 볼게”
라는 마음을 먹어봅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학 개망해서 진짜 의욕이 안남
-
일단 속도(ex. 11분컷)보다도 13~18분이 걸리더라도 명확한 근거+정확도를...
-
ㄱㄴ 틀린 ㄷ 정답이 너무많아 ㅅㅂ ㄱㄴ 틀렸다 하면 ㄷ골라도 뭔가 불안함
-
오류 투성인데 절대 안 고쳐지네zz
-
많은 분들이 개념을 혼자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냥...
-
91분컷 91?점? 1번 22번 27번 1번 엄.. 뭐라 피드백 해야할지도...
-
확실히 한지보다는 개념양적어서 살았다 한지 4,5,6단원을 하나에 몰아넣은 킹세지
-
이때 a에서 좌미분계수가 연속일수있음? 좌우 기울기는 같음 내가 미분계수기하적정의...
-
고1 국어 내신 7에서 5모 87 높은 3으로 올렸습니다 따른 것도 올라야 하는데
-
지금 보니까 많이 올렸네요 ㅎㅎ..나름 뿌듯
-
행복하세요... 4
-
대체수논은어케하는거지 11
(동물처럼전부맞고광탈한1인)
-
정법 2
이번 더프 정법 17번 문항 오류아닌가요..?17번 2선번지도 맞는 거 아닌가요...
-
인천대 반수 -> 4개월 공부 -> 서울대 가능하다고 보세요?? 14
https://www.dogdrip.net/80527977 예전 수기글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역때 중앙대학교를 수능 41243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가지고도 최저 3합6을...
-
화미생지 92 96 44 47 인데 택도없나
-
저는 죽었다 2
겔꺼갇
-
술 괜히 마셨다 6
작업해야하는데 쉐ㅔㅔㅔㅔㅔ엣
-
피코t 이건 뭐임? 11
중앙대에서 반수한거임? 아니면 중앙대에서 연대 편입한거임? 아님 순천향에서 중앙대...
-
돈도 벌고 전공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피부 관리도 하고...
-
수시 6논술 8
해야 하나 논술 경험 0 배운 경험 0 현재 내신 6.5
-
오르비가 진짜 수험생 커뮤가 되버렸네 원래는 대학간 찐따들의 인터넷 망령 수용소인데
-
수리논술 연의죠? 설의는 없는거 같고
-
ㅈㄱㄴ 댓글남겨주세요 문항당 사례비있음
-
개형추론은 난이도에 천장이 없는 느낌이네 작년 22번도 그렇고..
-
남은기간동안 더 달려야할듯...영어 듣기 3개 18하고 19 도표에서 하나틀린...
-
지문 읽을 땐 재밌었는데 선지에서 와리가리 치다가 두 개나 틀림…. ㅜ
-
독재하다가 6모 끝나고 강대별관가려고하는데 기존ㅈ정규반 편입이랑 반수시작반중에...
-
대충 7, 11, 13, 16, 17, 19, 20만 해설하면 되겠죠? 필요하신...
-
ㅋㅋ ㅎㅇㅌ....
-
국어 화작 75 수학 통통 81 영어 66 정법 44 사문44
-
본인 내신 6.5에 이번 하기 끝나면 7점대 될 것 같은데
-
기하러들아 1
아무리 소수 동아리라지만 5덮 후기가 너무 없네 댓글로라도 좀 적어주라
-
자!!!!살 5
-
5더프 국어 4더프랑 비교해서 난이도 어땠나요
-
실력오른건가요? 아님 5덮이 쉬웠던건가요
-
ㅈㄴ 계속 아는것만 공부하는데 어캄 말을 안들어 쳐머금.. 현역으로 경희대 가고...
-
화작 77 확통 80 선택1틀 영어2 정법 44 사문 47 등급도같이......
-
사랑니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평생 안 나오는 경우도 잇나요? 12
핑프라 ㅈㅅㅎㄴㄷ 암튼 그게 저라면 좋겟어요
-
빨리 줬음 좋겠네요...
-
정법 저기쌤 듣고싶에
-
작년엔 간쓸개 딱 하나만 풀면서도 1등급 유지했는데 올해는 오히려 양으로...
-
인문지문도 문제가 쉬워서 그렇지 지문 되게 불친절 한 것 같음
-
본인 8
시험지 낙서 장인임 수학시간에 뉴욕 타임스퀘어 그린거 있었는데 버려서 아쉽다
-
수업시간에 가형 181130다룬 적 있었음? 본인 라이브로 다 듣긴 했는데 내가...
-
전부 나오나요?
-
훗
-
이틀뒤로,,,
-
이해 안 돼서 계산기까지 쳐봤어
-
화작 91 확통 72 영어 2 사문 45 생윤 4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쉽고 빠르게 갈망을 채울수 있으니 현실에서의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갈망이 약해지고, 인터넷에 우선순위가 밀려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커뮤에서 명예를 얻느라 자기계발 소홀히 하는것?) 올해 영어수특에서 비슷한내용 본거같기도 한 ㅋㅋ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로 김수월 3월호 강의는 다 올라왔군요 이젠 OT만 올라오면.. 끝 푼지 오래되서 문제지 풀 떄의 감각 살릴겸 다시 한번만 풀어보고 돌려보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매사에 행위 자체의 뛰어남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임해야한다는 교훈을 체화하도록 도전해보겠습니다.
진짜 좋은글이네요 당장 지금부터 실천해야겠습니다
실천을 뭉탱이로 하는 나
감동동적인 글에 나타난 쓰레기는~ 일반쓰레기일까요? 음식물 쓰레기일까요?
정답은? 킹반갓레기
내가 인마! 킹하고 갓하고 막 함부로 붙이라 그랬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생님
최근 읽은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거 같아요
올해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
훌륭하십니다
좋은글
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
부족한 제 글을 좋게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부족하다니요^^; 쓰시는 글들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쌤 :)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이제 선생님 글을 쫓아다니며(?) 염탐해야겠습니다. 항상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쌤 :) 항상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