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數 [1017186] · MS 2020 · 쪽지

2021-05-04 00:53:07
조회수 1,393

그래도 사는게 재미있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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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에서 천운을 얻어


세상을 느껴보고 다시 돌아간다는게 


참 허무하면서도 


재미있음


아래 기도문이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듯






신은 흙을 창조했습니다.

그러나 신은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신은 진흙 덩어리에게 말했습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덕과 바다와 하늘과 별, 내가 빚은 모든 것을 보아라.”

한때 진흙이었던 나는 이제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운 좋은 나, 그리고 운 좋은 진흙입니다.

 

진흙인 나는 일어서서 신이 만든 멋진 풍경들을 바라봅니다.

위대한 신이시여!

오직 당신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나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신 앞에서 나는 그저 초라한 존재일 뿐입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내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유일한 순간은,

아직 일어나 주변을 둘러볼 기회를 얻지 못한 다른 모든 진흙을 떠올릴 때입니다.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지만, 진흙들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 영광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진흙은 이제 다시 누워서 잠을 청합니다.

진흙에게 어떤 기억이 있을까요?

내가 만나보았던, 일어서서 돌아다니던 다양한 진흙들은 얼마나 놀라운것인지요?

나는 내가 만났던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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