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깡 [330158] · 쪽지

2013-12-31 00: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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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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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내던져 세상을 부수던
그렇지만 그것은
충분한 사나운 정열조차 없이
맹목적으로 이루어진 그림자로서-.

부서진 파편 몇 조각에
그만 만족해버리고 마는,
실제로는 어느 것도 변한 것은 없지 않느냐?

세상을 부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며,
적어도 너에게는, 자신이 부수는 행위를 연상시할
때묻지 않은 어리석음 또한 있었기에

지느러미 굵은 바람은
도시의 메마름을 잘도 해엄쳐 다니는데
어리석음을 들이내쉬던 너는
노인같이 늙었다.

지느러미사이 늙은 주름삭마다 서린
네 나름의 고뇌가
자유로운 날개를 구속한다.

비상을 잃고 도태된 눈물

깨어지는 세상의 틈으로
머리를 내밀지 않는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세상을 부수겠노라 포효하던
네 패기는 어디로 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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