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수능 국어를 가르치며 든 생각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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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수능 국어를 가르치며 든 생각들 [1부]
몇 명의 학생들이 저를 거쳐갔는지는 50명 이후로는 세보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경험치를 기르기 위해 들어오는 과외는 무작정 많이 잡았었습니다. 수업 시수도 어마 무시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하루 10시간씩 매일 수업 했습니다. 지금도 바쁠 땐 이와 비슷하게, 혹은 더 많이 하곤 하지만, 짬도 없고 노하우도 없고 실력도 없던 초짜 강사가 감당하기엔 매우 벅찼을 겁니다.
이제야 겨우 우매함의 봉우리에 다다른, 매우 부족한 강사입니다. 타고나지 않은 게 너무 많아서 아직도 발성과 발음을 고민해요. 무식한 양의 수업 준비를 벗어나 이제야 효율을 고려할 수 있고 약간의 전문성이 보이기 시작한, 진짜 정말 부족한 강사입니다.
제 첫 칼럼이 ‘국어 19점에서 수능 98%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정말 재능이 죽어라 없던 사람이 최상위권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종 학생들이 이 글을 인쇄하여 본인의 공부 방향이 흔들릴 때마다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번 칼럼도 위와 비슷한 포지션의 글입니다. 인맥도, 특출난 실력도 아무것도 없던 강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은 이 글을 읽으며, 저 사람이 저렇게까지 노력했구나를 느끼시면서 본인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같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제가 롤 모델이 되기엔 정말 많이 부족한 강사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걸어가실 길을 미리 겪어본 사람으로서
당신들만 그렇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가 될 만한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이 일은 절대
애매한 능력으로 안주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어디부터 시작할까요?
왜 물리학자를 꿈 꾼 학생이 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는지
거기부터 얘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물리학자를 꿈 꾼 케인은 왜 국어를 가르치게 되었을까?
간단히 말하면, 물리2를 못봤습니다.
풀 문제가 없어서 직접 문제를 만들어 풀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던 저는 수능이 끝나면 물리2를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블루오션이었고 진로도 그 쪽이었고. 무엇보다 가장 잘하는 과목이라 생각했거든요.
반면 국어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파이널 때 보여준 안정적인 실모 성적과는 상관 없이 국어를 잘했던 기간보다 못했던 기간이 압도적으로 길어 항상 불안했습니다. 국어는 특히 엄청난 양의 논리 관계 판단으로 인해 실수가 생길 확률이 타 과목보다 높을 거라 생각되어, 수학과 탐구로 국어에서의 실수를 만회하자는 생각이었죠.
수능 땐 정반대였습니다.
물리2는 3등급이, 국어는 1등급이 나왔습니다. 뭐 어쩌겠어요. 인생이 내 맘대로 되나요. 난 정말 할 만큼 했고 메디컬 학교가 목표도 아니었고, 물리는 서울대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니 나름 여기서 만족하고 학교를 갔습니다.
집안 사정상 대학에서 쓸 돈은 제가 스스로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돈을 벌었어야 했어요. 성적도 성적이고, 나름 5등급에서 1등급이 된 경험이 있으니, 또 그 과정에서 수험생 수준에서 보기 힘든 나름의 독보적인 독해체계를 갖췄다고 생각해서 국어 수업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2. 케인은 왜 오르비에서 활동하게 되었나?
경중을 따질 필요 없이 이유는 참 여러가지죠.
1. ideas worth spreading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과장 없이, 객관적으로 수험생 수준에선 뛰어난 독해 체계를 스스로 정립하였습니다.
이걸 나누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이 되고 싶었습니다.
2. 분석력은 제가 가진 가장 뛰어난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정말 재능인지, 적성 수준에 머무르는지 검증해보고 싶었습니다.
3. 저는 유명세를 가지며 사람들을 이끌고 제 능력을 설득시키는 데 하루 빨리 익숙해져야 합니다.
세계 정복이 목표라서요. 오르비에서 네임드가 되어 보는 건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 이감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입시에 무지했는데,
여기서 여러 칼럼러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저 또한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2019년 12월, 오르비에 제 수기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와, 이거 생각보다 정말 힘들더라고요.
칼럼 하나 제대로 쓰려면 반나절은 투자해야 합니다. 스스로 검토도 하고, 내용상으로 차별성이 없다면 아예 갈아 엎기도 하고. 국어 해설지 같은 자료는 4일 밤을 샌 적도 있습니다. 첫 글은 물론 다섯 번째 칼럼까지도 메인으로 가지도 못 했어요. 그래도 꾸준히 했습니다. 누군가는 제 글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으로 제 글이 메인으로 갔을 때, 나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아도 되나 하는 부담감도 있고 신기함도 있고.
처음에는 정말 관심을 받기 쉽지 않을 거예요.
특히 저같은 경우 학력이 워낙 특이하다보니 주목을 받기 더 쉽지 않았어요.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메인에 있는 저 뻘글들보다 내 글이 훨씬 영양가 있는데 왜 알아주지 못하는지.. 정말 억울할 겁니다. 관심을 받고자 한 일은 아니지만 억울하긴 억울하죠. 그런데 여러분, 이 때를 잘 넘겨야 합니다. 원래 이런 건 불공평한 거예요. 사실 내가 별로 영양가 없는 칼럼이라 생각한 그 글은 수많은 경험치가 농축되어 타이밍, 적절한 양의 흥미있는 정보에 대한 감이 반영된 경우가 많거든요. 저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또, 관심을 받지 못 하고 글의 퀄리티만 주구장창 올리는그 시간은 결국 내실이 됩니다.
준비된 시간이 많을수록 성취는 크고 꾸준히 터집니다.
제가 얻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
제가 피램 선생님의 수강생이었던 것은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처음 칼럼을 썼을 때, 피램 선생님께서 질은 좋지만 가독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말씀을 하셨었어요. 또, 정보의 양도 너무 많다는 피드백도 주셨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아는 게 정말 많아서 이만큼 다 주고 싶은데, 그 욕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어요. 독자가 원하는 정보와 내가 전달하려는 정보들 간의 균형. 지금도 이 선을 지키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정말 과장 없이, 제 국어 성적은 피램 선생님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수험생활에 대한 팁을 드리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국어는 어떻게 읽고 풀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도 누군가의 피램이 될 수 있게요. 그래서 시작한 게 주간케인이고 무료 그룹과외고 기출 퀴즈 시리즈입니다.
칼럼에 쓰는 글에 들이는 노력이 많아질수록 현타가 정말 심하게 와요. 도대체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이걸 누가 본다고. 돈도 안 되고. 정말 많이 힘듭니다.
좌절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하다보니 저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실력도 일취월장하게 됩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나름 규모 있는 계정이 되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수능 점수, 좋은 대학을 들어간 게 아닌,
후회 없는 수험생활을 보낸 경험은 제 인생 최고의 성취였습니다.
이것이 제 유일한 성취가 되면 안 된다는 집착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저를 감쌌습니다.
일단은 그래서,
돈은 벌어야 하고, 능력이 있음을 알고, 유능한 내 미래를 위해
그래서 활동을 한 겁니다.
이거 외에도 정말 많은 이유가 있는데
여기까지로 마무리하는 게 내용에 완결성이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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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용까지는 intro 느낌이 날 거예요.
제 여정을 읽는 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다다음 내용부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들을 구상 중입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순서는 다릅니다!
1.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
2. 대면 수업 주의점
3. 온라인 수업 주의점
4. 수업 준비에 대한 오해
5. 숙제
6. 등급대별 수업 방향
7. 레벨테스트 방법
8. 학부모님과의 상담
9. 무료그룹과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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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대단하십니다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고마워요 :)
와 너무 좋아요 올리실 때마다 감사히 읽을게요!!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고 올렸는데 좋게 봐줘서 고마워요
세계정복 ㄷㄷㄷ
웃으시라고 ㅋㅋ 농담반 진담반~~
앗 부끄부끄,, ㅠㅜ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아이고난!!
ㅋㅋㅋㅋㄱㅋㅋ
굿
문화부장관 자리는 저 주세요
외교부 장관은 어떤가요
이거보고 팔로우 하기로 했다
ㅋㅋㅋ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