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티옹 [404373] · MS 2012 · 쪽지

2014-01-22 23:53:49
조회수 1,915

[펌]난 과연 '의지 박약'인가?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4250007

이 글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도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박금병입니다.

음. 노하우 후기 게시판에 몇 번 글을 쓰려고 하다가 지우고, 또 지우고 하다가

그냥 시간이 좀 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영상으로 올리면 더욱 좋겠지만 저에게 접근성이 조금 더 좋은 것이 글로 올리는 것이라 ㅎㅎ)




제목을 조금 자극적으로 달았죠.

스코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는 친구들, 또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친구들

위 제목의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자신 있게 '아니오' 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아쉽게도 샘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러분이 '의지박약'이야 그러니 더 열심히 공부해 라는 주제는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그저 칭찬하려고, 북돋워주려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의지가 강한 것이 맞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에서 이렇게 공부하고 있고 큰 일탈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자체로도 아주 의지는 강한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스스로를 의지 박약이라고 하고 자기 비하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답을 말하기 전에 또 재밌는? 이야기를 하자면

보통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잠들기 전에 '난 할수 있다'를 꼭 3번 외치고 잠들라 등의 조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일수록

'난 할 수 있다' (1회 :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난 할 수 있다' (2회 :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감이 조금 떨어지죠)

'난 할 수 있을까??' or '내가 뭘 할 수 있어 ㅁㄴㄻ뇰 24 2 ㄱ/ㄷㄱ( 3회 : 자기 부정, 자기 비하 등등)

이 더 흔한 사례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아무런 변화 없이 그저 '난 할 수 있다'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래서 그러한 외침들은 모두 공허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는 의지박약이다. 그래서 자기 비하를 하고 자신감이 점점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는 아마 초등학교 3~4학년 이후 정도부터는 칭찬을 들은 적이 없을 거에요.

학교에서도, 부모님께도, 심지어 자기 스스로에게도.

가끔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1학기 중간고사에서 난 수학을 80점 받고 반에서 7등 정도를 했습니다.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기말고사에서는 95점을 받고 반에서 2등을 했죠.

스스로 너무 뿌듯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얘기를 합니다.

"엄마 나 이번 수학 95점 받았어. 진짜 대박. 나 완전 잘했지?

근데 아쉽게 2문제 틀린 것도 실수해서 틀린거야 ㅠ,.ㅠ 진짜 아쉽다 아으~~"

이런 여러분의 말에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겠죠(여기서의 어머니는 샘의 어머니와 가깝습니다. 

여러분의 어머니는 다를 수도 있죠 ㅎㅎ)

"야, 박금병. 그러길래 엄마가 뭐라 그랬니. 너 맨날 덜렁거리고 꼼꼼하게 공부 안하면

실수한다고. 엄마가 그랬어 안그랬어. 으이구 이놈!!!"

분명 어머니도 기분이 좋으실거에요.

근데 우리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 그게 아니었자나요.

잘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고, 칭찬을 듣고 싶었겠죠.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주의사항만 듣고 끝이 났죠.

이런 것들이 누적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여러분을 '의지박약'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중요한 얘기가 나오니 조금 더 집중해 주시길^^

(아 ~~ 말로 하면 엄청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인데, 글로 쓰려니 앞 뒤 맥락도 안맞는거 같고

엄청 신경 쓰이네요 -_-, 이해하고 받아들이길)


우리가 의지 박약이 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지키질 못할 계획으로부터 발생합니다.

방학이 될 때마다 그려왔던 여러분의 공부 계획표. 스케쥴표.

얼마나 지켜왔나요??

지키지도 못할 어마어마한 계획들을 얼마나 짜 왔을까요?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100이라는 계획을 짜서 80이라도 하면 그것이 더 나은 공부가 아니냐고.

50을 계획해서 50을 수행하는 것보다

100을 계획해서 80이라도 수행하는 것이 낫다고 말합니다.



단.언.컨.대. 틀렸습니다.

우리에게 남는 것은 100중에 내가 이룬 80이 아니라, 내가 이루지 못한 20이 남습니다.

이번에도 나는 내가 계획한 바를 다 이루지 못했어. 80을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아.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없을까. 이것을 못지켜낼까. 따위의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실 여기서 80이라도 성취한 친구는 10명 중 1명 정도라 생각이 됩니다. 보통은 그 이하 수준의 성취도를 보이죠.


우리가 계획한 바에서 달성하지 못한 그 20이 매 방학마다, 매 시험이 끝나고 다음 시험 사이의 기간에

즉 일 년에 대략 5~6번씩 누적되어 갑니다. 그렇게 점차 우리는 커 가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게 되죠.

그래서 이번엔 더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더 자신을 매몰차게 압박합니다.

이번에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금병아 넌 쓰레기야', '진짜 정신 똑바로 못차리겠어?'

'넌 공부 해야 할 이유가 100만 가지나 있자나'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압박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당연히'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는 당연합니다. 무리한 부담을 주고 짠 계획은 이미 계획을 짤 때부터 이루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샘은 스코를 참 좋아합니다(이상한 고백 ㅎㅎ)

스코 공부법을 보면서 샘이 공부할 때 이런 공부법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 나도 이렇게 공부했었지. 그래 이렇게 공부한 것들이 내 공부에 큰 도움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게시판을 보거나 샘에게 질문하는 친구들을 보면

과도한 자기 압박, 자기 비하, 자존감 없는 모습이 깔려 있기에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스코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일정부분 그런 느낌으로 다가 오는 것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샘이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은 참으로 스터디코드스러울 것입니다.

스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plan이란 이런 것이니까요.



이제 이 지겹고 재미 없는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보통 이쯤 쓰다가 다시 위를 올려보며, 이런 얘기 너무 구질구질하다는 생각에 백스페이스를 눌렀지만

오늘은 그냥 끝까지 마무리 해 볼게요.



계획은 제발 과시, 허세, 보여주기, 자극, 압박 용도로 짜지 마세요.

진짜 할 수 있는 계획을 짜세요.

그리고 내가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짜고

그것을 이루세요.

지금 내가 80을 이루지 못해도 괜찮아요.

20부터 시작하면 어때요??

20을 목표하고 20을 성취하세요. 그리고 스스로 칭찬하세요.

그리고 그 다음 목표를 21로 잡으세요.

그렇게 하루 하루의 싸움에서 승리하세요.

매일매일 이겨나가는 것이 누적되어야지만 여러분의 자신감이 생겨날 것이에요.

그저 의미 없이 자기 전에 '난 할 수 있다'를 외치는 것은 공허해요.

하루 하루 성취하고 이뤄 나가세요.


그렇게 하루 하루 이겨 나갈 때 한 달이 지나고 반 년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났을 때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내일부터 오늘과는 완전히 다른 내가 되어야지, 내일부터 나는 new type박금병이다.

이런 x소리들은 당장 집어치우세요.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르지 않아요. 인정하세요.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고, 내가 지킬 수 있는 아니 꼭 지켜야 하는 계획을 짜세요.

불안할 수 있겠죠. 내가 이렇게 공부를 조금만 해도 될까? 이렇게 공부해서 제대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진짜 sky를 노린다면 정말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세요.

그래야 정말 sky가 보여요.


이제 중언부언의 타이밍이네요.

진짜 마무리


1. 지금 허세용 계획표는 찢자.

2.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계획하고 그것을 100% 수행하자.

3. 하루 하루의 승리가 누적되어 자신감이 되는 것이다. 

4. 이것이 진짜 스코가 말하는 plan의 의미다.


스터디코드 노하우 후기 게시판에 박금병선생님께서 올리신 글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주옥같아서 공유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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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내연 · 479897 · 14/01/23 00:2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각설이 · 463916 · 14/01/23 00:40 · MS 2013

    사실 수능 망치고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잘했다 싶은게 '내가 공부 안해서 수능을 망쳤다'는 말은 (적어도 저한테만큼은) 완전 개소리였다는걸 스스로 깨달았다는 거네요. 물론 그렇다고 운만 나빴다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ㅜㅜ)

    합리화에 가까운 자기비하를 함으로써 어디까지 사람이 비참해질 수 있는지 살짝이라도 체험해본 입장에서.. 정말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 몽실몽실 · 97146 · 14/01/23 18:10 · MS 2005

    개인적으로 힘이 되는 글이네요.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네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