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돌이과고생 [507114] · MS 2014 · 쪽지

2014-06-15 17:49:50
조회수 3,854

수학 노답 과고생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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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선 간단하게 인사드리면 지방 과학고에 재학 중인 2학년 남학생입니다. 내용이 조금 긴데 이해 해주십쇼ㅠ

저희 집은 어렸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 나셔서 지금까지도 형편이 매우 좋지 못한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때까지 학원은 근처도 못 가고 오로지 혼자 힘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종종 학원 다니는 친구 자료 복사도하고 중학생때 까지는 학교 선생님 분들께 부탁드려 학습지, 그리고 문제집들을 얻어서 풀어가며 나름대로 공부를 해서 중학교 졸업 전까지 전교 1,2등을 계속 왔다 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중3 때 학교 과학 수학 선생님의 도움으로 과학고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합격을 해서 과학고에 다니게 됬죠. 여기서 부터 제 인생이 약간 꼬이게 된 것 같습니다.

과학고에 입학한 후 매우 매우 힘들었습니다. 이미 제 또래 친구들은 거의 고3까지 수과를 매우 못해도 학원에서 1번쯤은 훑어보고 왔더군요.중학교에서 중학공부만하느라 선행을 전혀 안 한 저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선생님 분들도 물론 설명을 잘해주시긴 하지만 엄청난 과제들과 폭풍진도를 나가셔서 따라잡기가 너무 힘이 들더군요. 그리고 주말이면 대부분 친구들이 시내 유명학원들에 다니는걸보고 처음으로 저희집의 가난을 원망했습니다. 노력하면 어떻게든 될거야라는 생각에 죽을듯 말듯 공부를 했지만 돌아온건 전교 최하위권의 성적과 알게모르게 무시하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태도였습니다.

자존심도 박살이났고 성적표를 보신 부모님 얼굴을 못 쳐다보겠더군요 결국 저는 한심하게도 공부에 손을 놔버렸습니다. 더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에 근 겨울방학 1달간 중딩때 친구 들과 빈둥빈둥 논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신을 차렸죠 이러면 진짜 막장열차를 타겠구나...

이번년도 2월달부터 다시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처을으로 두자리수인 95등을 찍었습니다. 압니다. 이런 하찮은 숫자에 뭐가 그리 좋다고 저러냐 하겠죠 하지만 저는 진짜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죠.

여기까지가 좀 길었던 서론이었고 질문드리겠습니다.제가 지금 과학과목은 원래 좀 되서 괜찬은데 문제가 수학입니다. 거의 꼴찌 수준이고 1학년때 배운것 전부 노베이스 상태입니다.노베이스라기보다는 개념이 확실하게 안잡혀져있다라는게 더 가깝겐군요 하여튼 이제 부터 약 2달간 진짜 미친듯이 수학만 팔려고 합니다.(학교 특성상 수학만 파도 한양대 성균관대 정도는 잘 하면 갈 수있거든요)
2달동안 하루 평일에는 6시간 주말에는 10시간 정도 수학만 팔 수 있을것 같은데 주위에 도움을 줄 친구나 선생님이 없다보니 이렇게 오르비 분들께 도움을 요청합니다ㅜㅡㅜ

부탁드립니다. 부디 그냥 가지 마시고 조언과 충고 좀 해드리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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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nscendent · 143924 · 14/06/15 18:10 · MS 2006

    따라가기 힘들죠. 근데 거기서 졸업만 해도 남들보다 능력은 훨씬 좋답니다.
    그리고 공부가 다가 아니에요. 내 공부에 초점을 맞춰서 수학 선생님들 따라다니던가 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무시받는 느낌이 들어도 철판깔고 다니세요.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정말로 무시한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것이거든요. 굳이 성격이 삐뚤어진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이유가 없죠.
    가장 좋은 건 팀을 짜서 같이 공부하는거에요. 혼자서 공부하는 것보다 효율이 좋답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알게되니까요. 선생님, 친구를 잘 활용하세요.
    질문한 부분은 혼자 공부하는 방법이죠? 일단 개념의 체계부터 잡으세요. 정의와 정리의 연결고리를 이어주고, 하나하나 증명해보고 하는 것이 수학공부의 기본입니다. 과고생이니까 잘 알거에요. 마인드맵을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다 증명해보고 연결시켜보세요. 교과서가 뼈대라서 이걸 기준으로 하면 금방 할거에요.
    문제풀이는 문제풀 때 판단의 근거를 생각해보는 게 좋아요. 이 문제에서 이러한 부분을 보니까 이렇게 해봐야 겠다. 이런거요. 이것도 정리해두면 좋아요. 정의와 정리를 확장시켜주거든요.
    화이팅하세요! 조기졸업 생각이 없으시면 목표를 더 높게 잡으시는 게 맞는 것 같네요.

  • xiajunsu · 378211 · 14/06/15 18:13 · MS 2011

    지방과고 졸업한 의대생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수학한거는 정석이랑 자이스토리, 자이프리미엄이 다에요. 제 생각에는 자이 풀다가 부족한 부분있으면 그때가서 정석 뒤져보고 그렇게 하면 될거 같은데. 과고 애들 자이 잘 안 푸는데 의외로 과고내신 수능스럽게 나와요

    그리고 전교생이 세자리수인걸 보니 영재고인거 같은데 영재고 애들 입시에서 정말 유리하니까 포기하지 마세요

  • 반수성공설의 · 501670 · 14/06/15 18:25 · MS 2018

    ㄷㄷㄷ제목보고 어떤한 수학문제를 개노답으로 수학 잘하는 과고생이 개쩔게푸는 내용인줄 알앗네요

  • 공돌이과고생 · 507114 · 14/06/15 18:31 · MS 2014

    수정했습니다 오해의소지가 있었네요.

  • 하플 · 505036 · 14/06/15 20:03 · MS 2014

    수학 개념은 그냥 개념서 하나 잡고 많이봐서 저절로 외워질정도로 보고 각 단원의 목적이나 그런거(왜 이런걸 배우는지 교육과정에서 왜 이런걸 가르치는지 등등) 생각해봐야되지 않을까요ㅋㅋㅋ 그리고 증명도 간단히 떠오를만큼 봐야될거같은데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