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가볍게 픽션으로.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4986753
시작은 가볍게 픽션으로.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학부생은 7권이나 대출할수 있다고 하니 매우 행복했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니 왜 진작 이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기나긴 수험생활이 끝나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을때
나는 정해진 미래 속에서 길을 잃었다.
'대학' 이라는 여지껏 경험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의대'라는 정해진 진로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아무 고민 없어보일 이 자리에서, 나는 역설적이게도 방황하고 있었다.
'속 빈 강정'
딱 당시의 내 상황이었다.
의미없게 sns나 뒤적이고,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한때는 인생의 빛이라고 생각했던 관계가
한줌의 재와 경멸로 끝나기를 반복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부딪히는 또래들을 보면서,
그리고 누군가로 인해 내가 비교적 손쉽게 얻은 이 위치가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얻고 싶어하는 자리라는 것을 깨닫고.
비로소 나는 변한 것 같다.
수능이 세상의 전부인줄 알았던 재수생에서, 성공했다는 도취감에 젖은 스물 한살에서.
삶의 의미와, 내적인 성숙을 갈망하는 '진짜' 20대로.
여유로운 예과 생활이 끝나고 내 인생에서 펼쳐질 바쁜 20대, 30대를 지금 같은 '속 빈 강정'으로
아무 생각없이 흘려보내기는 싫다.
더이상 공허한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발전시켜줄 뭔가를 기대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답을 찾아야겠지.
당분간은 속세의 인연에 얽매이지 말고 책속으로 파고 들어야 겠다.
끊임없이 책속의 '그들'과 나를 관찰하면서, 그들이 그들만의 삶을 찾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이제야 나는 비로소, '진짜' 20대인것 같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재수 6평 성적표는 안 보여서 모르겠는데 아마 기억상으론 13231?이었던 듯
-
디룩이 쓰담쓰담 0
-
인서울 못가도 그냥 살자,,
-
좀 문학을 너무 못해서 맨날 3~4뜨는 현역입니다. 독서는 2~3개정도로만...
-
레어 판 돈 두번 받음 ㄷㄷㄷ
-
. 0
편안한 안식처가 있으면 좋게써.. 허허
-
자야겠다 5
늙고 병든 04는 이제 자러갈 시간입니다
-
이렇게 하는데도 망한거면 공부는 내 길이 아니도다
-
성서대 인물났네 0
과외생이 풀어달라 준 수특 광고 폼 미쳤다
-
반수생이라 수능에서 손 뗀 지 7개월 됐어요 대학에서도 수학 배우긴 함 수학 올리는...
-
요새는 김준같고 세련되지 않음?
-
예전에는 호감 고닉 적고 가셈 글 따악 쓰면 댓글에 자기들만의 아기 자기한 호감...
-
정시 on 1
운명을 따른다
-
정답이 4라는데 왜 ㄱ이 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풀었을땐 계속 5만 나와요
-
엄마아빠한테는 항상 고마움과 미안함 뿐인듯 물론 종종 싸우지만
-
다들 취미가 뭐임? 13
난 남들 잘 안듣는 홍대병 노래 찾아듣는거
-
안주 7
낫또
-
새벽 2시 이전에 자 본적이 없다.... 수능 끝나면 맘껏 자리라...
-
이젠 안통하는건가요..
-
애기 왔따요 ><
-
. 0
근데 지금 현재 현강 안다니는 분들 독재 어케하고 있나요 궁금..
-
지듣노 0
박종현 - 뜨거운 삼수는 망하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
대댓 하나씩 다 달아줄려 했는데 어그로 끌 때마다 댓글 너무 달려서 귀찮아서 못하갰어
-
ㅈㄱㄴ ㅋㅋㅋ 졸업하고 갈 것 같은데 되면 ㅈㄴ 날먹이네 ㅋㅋㅋㅋ 에피도 어학으로 딴거임 ㅋㅋㅋㅋ
-
ㅇㅈ 28
몸무게 ㅇㅈ 이딴게 남자? 4급줘라
-
요즘 취미 ㅇㅈ 7
고1 동생 책상에 가끔 올려져있는 오답문제 풀기
-
수1은 모든 단원이 억까의 연속인 듯
-
레전드얼버기 3
깼다... 다시잘게...
-
[속보]경찰 “시청역 차량돌진 사고 운전자, 음주는 안 했다” 2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부근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
난 작년 여름방학
-
이미지 만지는거 재밌다
-
1. 가채점 2. 등급컷 확인 3. 울면서 친구, 부모님한테 전화하기 4. 서울...
-
9모 잘 보면 그대로 수능까지 밀고 나가겠지만 혹여나 9모가 터지면 수시 다시 넣는...
-
그게 벌써 10년전이라니
-
왜 나한테도 뜨는거지
-
머리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남인데 미친놈이 나보고 넌 머리풀면 은퇴한 야쿠자고...
-
. 2
ㅎㅎ 기분조아 이유는 몰러
-
빵셔틀,,,, 망보기,,,, 메이플 대리 사냥,,,, 가슴아프구나,,,,
-
거의 안 먹었더니 계속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남
-
살고싶구나... 5인가구가21평집에에어컨하나달고삼 ㅁㅌㅊ
-
저에게 덕코를 주세요... 빈털터리 다보탑..
-
풀이보고뭔문제인지알면당신은수학황
-
중학교땐 현재 수1 수2 확통 기하 개정 전 물화생지1 과학고 준비한답시고 생기부...
-
질받/무물보 10
[소개] (모두 현장 응시)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 5등급 2022학년도...
-
덕코는 없어졌는데... + 오 뜬다 귀여웡
-
어떤 순간에도 너를 찾을 수 있 게
-
국어: 김동욱/박광일/김봉소(이감) => 김동욱: 지문만 읽고 끝나서 한 번 듣고...
-
국어 고트분들 0
독서 문학 공부법좀 뿌려주세여 그라고 요즘 실모칠때 말고 집중이 안되는데 국어...
-
내 인생은 좆됚다 ㅋㅋㅋ 나란거 특정될만큼 단서 ㅈㄴ 많단 말이야
캬
솔직히 도서관에서 책보는게 공허감도 적고 제일 낫죠.
저도 노는거나 뒹굴거리는건 별로..
와 직접 쓰신 글인가요? 글 진짜 잘쓰시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