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재수준비중이었는데 대학을 붙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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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서 절대 상상도 못할만한 미친 실수를 하며 낮은 성적을 받아버리고,
꼴에 인서울 하위권이나 지거국은 다니기 싫다는 분수에 맞지도 않는 병신같은 자존심을 부리며 부모님께 감히 말씀을 못드리고 혼자 공부중이었다.
집안 형편을 감안해 재수학원은 꿈도 못꾸고, 알바하며 모아둔 돈으로 인강패스와 독서실 1년치를 끊고 친구들과 논다는 핑계로 매일 저녁까지 독서실에서 몰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어머니께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들 oo대 2차합격 붙었어"
셋다 안 붙으면 합법적으로 재수할 수 있겠지. 라는 이기적인 마음에
합격예측 5칸짜리 대학들로 3개를 넣었건만, 그 중 한 대학에 붙었다.
나름 공대쪽으론 이름있는 대학이고, 집에서도 가까워 나도 나름 괜찮다고는 생각했던 학교였다.
그래도 이대로 가기엔 너무 아쉬워서. 한번만 더하면 지금보단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아서. 욕심을 부리며 몰래 재수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2차합격 붙었다고 울면서 전화하신 부모님 목소리가 계속 잊혀지지를 않는다.
무덤덤하시던 아버지마저 치킨먹고싶냐며 웃으면서 전화를 하신다.
등록금 납부기한은 내일 4시까지인데. 등록금 환불도 이번주금요일까지인데
울고 웃으시는 부모님께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며 들어가야할까
지금까지 몰래 공부했다고 솔직하게 말씀을 드려야 할까
찌질하게 온라인에서만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는게 너무 한심하고 머저리같다.
죽고싶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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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하세요저는삼수했어요..
늦은시간에 죄송한데 쪽지 짧게 드려도 괜찮을까요..?
늦은시간 아녜용 ㅋㅋ 편하게 쪽지주세용
부모님도 너무 기뻐하시고 일단 붙여놓고 공부하죠...? 1학기때 간보면서 2학기때 반수선언하죠?
제 머리와 성격에 반수는 정말 힘들 거 같아서...
1년 죽었다 생각하며 공부하려했는데 덜컥 붙어버려서 착잡하네요..
그냥 부모님께 솔직히 이번 수능 결과 아쉬워서 한 번 더 하고싶다고 말씀드리는게.. 반수라도
성적표 나온 날 저녁에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봤는데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말씀드려서 두분 모두 당황하시고 반대하셨어요
차라리 2달동안 정리해서 말씀드릴걸 너무 후회되네요
저같으면 가고 반수 고민 할 것 같아요.. 좋아하시는 부모님 얘기 들으니 괜히 마음이 찡하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
네네 좋은 선택하시길 바랄게요 :-)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추합해서 대학을 갔을때와 1년더해서 가려하는 대학에서의 생활을 자신이 상상해보는게 좋을거같아요 물론 재수한다고 성공하는건 아니지만...더 네임벨류가 있는 대학을 가고 싶으셔서 몰래라도 재수준비를 하신거잖아요? 가족이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하고싶은 결정을 내리면 부모님도 이해해주실거에요! 너무 말이 길었네요 ㅋㅋㅜ
추합하신 대학 학비가 저렴한 편이면 저는 반수하시는게 어떤가싶네요 쌩재수는 안전성이 떨어지고 추합한 대학가기에는 분명 후회가 남을거같아서요 암튼 꼭 원하는대로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파이팅
내일 4시까지 납부인데 400이...넘더라구요 ... ㅜㅜ
잘 정리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같이 생각해보겠습니다.
진심어린 조언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이제까지 치뤄왔던 모의고사들과는 달리 수능을
개같이 멸망해서 입시 1년 더 머무르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 안하면 평생 후회할것 같아서요.
저 역시 기숙학원 보다는 독서실로 정하였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서실을 다니며 혼자 공부하고 있는 중이고, 비슷한 상황이여서 그런지 쓰신 것만 봐도 어떤 심정인지 어느정도 알것 같습니다.
진짜로 몰래 독서실 가서 공부할 정도의 의지라면,
반수하셔도 재수하셔도 뭘 하셔도 성공합니다 무조건.
아쉬움은 줄이도록 꼭 수능은 한번 더 보셨음 하네요.
글 본것 만으로도 저 역시 반성하고 자극이 되었습니다.
우리 화이팅합시다!!!
9개월뒤에 같이 웃으면서 뵙겠습니다 ㅎㅎ 화이팅입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