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매뉴얼 ver 2.0> 1.2 공부를 하면서 실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면 - "실력 향상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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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할 부분은 공부법 전체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좀 세게 말하자면,
평범한 학생이 최상위권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이 원리는 어떤 과목이든 적용되는 정말로 중요한 공부 원리입니다.
양도 많고 어려운 이야기가 될테지만,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면서 중도포기하지말고 끝까지 읽어주세요!
아마 다 읽고 이해했다면,
공부를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질 것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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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부 매뉴얼 : 왜 나는 공부해도 점수가 그대로일까?
1.1 진짜 공부법 vs 가짜 공부법 : 더이상 공부법 찾아다니지 마라 (2.23)
1.2 의식적인 연습 : 1만 시간의 법칙은 틀렸다 - 앎의 4단계 / 얼마나 공부하면 되는가? "사고의 자동화" (2.24)
자, 지난 글에서 진짜 공부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래, 대충 그런 스타일의 공부법이 맞다는 건 이해하겠어.
근데 구체적으로 뭘 어째야 하는건데?'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주 구체적인 공부법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릅니다.
몇 가지 더 깔아두어야 할 전제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제 한 단계씩 더 자세하게 가봅시다.
일단은 이것부터 물어볼까요?
여러분은 뭘 위해서 공부하는거죠?
생각보다 이 질문을 놓치고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대학 진학이나 취업 같은 근본적인 이유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러분은 공부해서 무슨 시험을 보려고 하나요?"
맞습니다.
우리는 결국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 점은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결국,
"내가 치려는 시험을 잘보려면 어떻게 공부해야하지?"
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방향이 잘못 설정된다면 아무리 공부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마치 아무리 세게 시위를 잡아당겨서 활을 쏴도,
허공에 대고 쏜다면 과녁을 절대 맞출 수 없는 것처럼요.
일단은 수능이 어떤 시험인지 알아야 그에 맞게 대비할 수 있습니다.
1) 수능은 '능력형 시험'이다.
모든 시험은 지식형 시험 vs 능력형 시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분류가 적합한지,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분류한 건지는 일단 덮어두고,
이런 시험의 특징이 무엇인지, 이런 시험을 잘 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파악해보죠.
지식형 시험은 여러분의 입장에서 쉽게 말하면 그냥 내신입니다.
혹은 성인들이 보는 시험으로 생각하면, 9급 공무원 시험이 있겠죠.
이것도 마찬가지로,
우리 학교는 내신도 모의고사에서 내서 평가원 모의고사랑 비슷한데요?
이런 질문은 일단 묻어두고, 일반적인 학교에서 내는 교과서 위주의 그런 내신이라고 생각해보죠.
(사실 그런 내신이라도 내신은 그냥 내신일 뿐이고 지식형 시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럼 내신은 어떤 시험일까요?
① 지식형 시험은 일단 '시험 범위'를 알아야 합니다.
지식형 시험은 거의가 명확한 시험범위란 것이 존재합니다.
지식형 시험은 말 그대로 응시자가 특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를 묻는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범위가 존재하지 않으면 지식형 시험은 애초에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험범위가 없는 경우 어디까지 암기해야할 지 알 수 없기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 시험범위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간에, 어쨌건 지식형 시험은 시험범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② 지식형 시험은 누가 확실하게 많이 암기해 가느냐의 싸움입니다.
지식형 시험은 쉬운 예를 들면,
1903년에 벌어진 사건 중 옳지 않은 것은?
이런 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시험 범위에 명시된 정보 중 어떤 사건이 1903년에 일어난 사건인지 정확히 기억하고만 있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5초 안에 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식형 시험은 대부분 제대로만 공부했다면
모든 문제를 푸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시험 대비에 있어 시간 조절 문제는 큰 이슈가 되지 않습니다.
지식형 시험은 알면 그냥 풀 수 있고 모르면 그냥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능력형 시험에서 시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내가 당장은 모르더라도 시간을 들이면 뭔가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자 이렇게만 봐도 수능은 이런 시험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수능은 뭘 열심히 암기만 한다고 잘 볼 수 있는 시험이 전혀 아닙니다.
또 수능에서는 최상위권이든 하위권이든 모두 조금이라도 '시간 분배'를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따라서 수능은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시험 중 가장 대표적인 '능력형 시험'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인들이 볼 수 있는 시험 중에는 PSAT이나 LEET가 있겠네요.
(수능 국어의 심화 문제로 LEET 문제가 많이 쓰이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능력형 시험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① 암기한 지식을 '기억'해낼 수 있느냐를 요구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지식형 시험은 대부분 '문제은행'식 출제를 지향하는 반면,
능력형 시험은 최대한 동일한 문제를 출제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문제를 낸다면 그건 '기억'의 문제이지 '발휘(=수행)'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능력형 시험은 '퍼포먼스'의 문제입니다.
뭘 해낼 수 있느냐, 수행능력이 있느냐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② 딱히 정해진 시험범위가 없습니다.
앞의 말과 마찬가지로, 시험범위란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역시나 '기억'의 문제로 귀결되게 됩니다.
그래서 순수한 능력형 시험들은 대부분 시험범위란 것이 없습니다.
있다하더라도 아주 희미하고 넓은 수준으로 있게 되죠.
수능 국어나 수학, 영어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세 과목 전부 다 어떤 특정한 책 1권을 완벽히 통암기한다고 잘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반면 한국사 같은 경우는 한국사 교과서 한 권을 완벽히 통암기한다고 하면 당연히 만점이 나오겠죠.
여기서 잠깐,
혹시나 있을 오해를 미리 정리하고 넘어갑시다.
물론 지식형 시험과 능력형 시험은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존재합니다.
수능은 기본적으로 능력형 시험이지만
과목에 따라서 지식형 시험의 성격이 강한 과목도 있고 약한 것도 있습니다.
국어는 수능 과목 중 가장 완전한 능력형 시험에 가깝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암기해야할 지식과 개념들이 있고,
탐구 영역은 수능 과목 중 가장 지식형 시험에 가깝지만,
그래도 문제해결능력 없이 지식을 단순 암기하는 것 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ex) 생명의 유전 파트, 사문의 표 해석 문제 등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이제 수능이 어떤 종류의 시험인지는 대략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질문이 떠올라야합니다.
'그럼 이런 '능력형 시험'을 잘 보려면 어떤 능력들이 필요하고,
그 능력들은 어떻게 해야 생기는 건데?'
답은 '의식적인 연습'이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2) 능력을 기르기 위한 가장 과학적인 훈련방법 : 의식적인 훈련
의식적인 훈련은 제가 만들어낸 개념이 아닙니다.
저번 글에서 출처가 떠오른다면 되도록 그 출처를 밝히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 개념은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에 나오는 개념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으니 제가 요약하면,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에 이르려면 '능력'의 개발이 필요하고,
그 능력을 개발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1만 시간이라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노력의 질이며,
그 노력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과학적인 훈련방법이다.
이 때의 그 훈련방법이 바로 '의식적인 연습'이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의식적인 연습'은 수능 분야에서도 정확히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책에서는 의식적인 연습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의 특징에 대해서 밝히고 있으나,
이것은 우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일단 넘어갑시다.)
수능 분야에서 적용된다는 말은,
여타의 적성시험(PSAT, LEET, NCS 등)에도 당연히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자신이 이런 '능력형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의식적인 연습이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인 원리이긴 하더라도
거의 '공부의 왕도'에 가장 가까운 개념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개념입니다.
차근차근하게 이해해봅시다.
일단 의식적인 훈련라는 것은 무언가를 잘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
뭔가를 잘하는게 어떤 것인지부터 정의해봅시다.
(여기서부터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깊게 읽어주세요!)
우선 친숙한 예를 들어서 먼저 설명을 해볼까요?
(남학생과 여학생이 공통으로 같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예가 선뜻 떠오르지 않아서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능 시험을 롤 프로게이머가 되는 과정,
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는 과정이라고 쳐봅시다.
수능 시험을 잘 본다는 것은 롤에서 상위티어를 찍는 것,
혹은 메이크업 유튜버만큼 화장을 잘하게 되는 것과 매우 비슷한 것입니다.
물론 두 분야 모두 어느 정도 재능의 영향은 있겠으나,
롤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스터나 챌린저를 찍는 것은 불가능하고,
마찬가지로 화장품을 처음 사서 화장을 시작한 사람이 이사배처럼 화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두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경험을 쌓고,
그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은,
대체 어떤 구체적인 과정을 거쳐서 뭔가를 잘하게 되는가? 입니다.
롤이든 메이크업이든,
이것을 한 판의 '(오락으로서의 의미가 아닌)게임'으로 본다면,
이 게임은 모두 무수히 많은 작은 의사결정 혹은 선택들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롤 역시도 한 판을 하게 되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수없이 많은 상황들에 직면하게 되고,
그 때마다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합니다.
이 타이밍에는 어디로 가야하고, 무엇을 사야하고, 어떤 스킬을 찍어야하는지,
더 작게는 상대방과 싸울 때 초단위로 상대방의 어떤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등등
한 판이라는 거대한 게임은
수없이 많은 상황과 그에 대응하는 의사결정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메이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크업의 목표가 화장이 잘 된 얼굴,
즉 심미적으로 만족스럽게 변한 얼굴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어떤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과정 역시도 수 없이 많은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 고객은 오늘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이런 분위기를 연출해야지라는 의사결정,
혹은 고객의 얼굴은 이런 형이고 피부톤은 이런 유형이라
어떤 화장품을 써야하고 또 어느 정도의 양이 적합한지,
그 양을 어떤 방식으로 바르고 칠해야하는지의 선택,
더 작게는 얼굴의 어떤 한 부위가 어떤 형태이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각각 부위의 결과물들의 최종적인 조합이 조화를 이룰 것인지 등등
메이크업이란 행위 역시도
수없이 많은 상황들과 그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들을 쌓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무언가를 잘한다는 것'은,
①목표까지 도달하기 위한 과정들을 수많은 상황들로 나누어서 인식하고,
=오케이, 이제 눈썹그릴 차례네, 이 사람 눈썹은 이렇게 생겼구나.
=자 이제 한타할 때인것 같은데, 상대방 조합은 이렇구나.
②그 인식한 상황이 내가 미리 알고 있는 상황의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판단한 뒤,
=이런 눈썹은 이런 유형이라고 보면 되나?
=이런 조합은 이런 유형이라고 보면 되나?
③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결정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유형의 눈썹이라면 이런 식으로 그리면 이쁘겠고 저런 식으로는 절대 그리면 안되겠다.
=이런 유형의 조합이면 내가 먼저 들어가야겠는데. 기다리면서 싸우면 절대 안되겠다.
④순식간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1~3의 과정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고 이미 눈썹을 그리거나 한타를 하고 있는 상태
을 의미합니다.
이까지 따라오셨나요?
그럼 조금 더 설명을 붙여보겠습니다.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다면,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보고있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것과,
그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셨을 겁니다.
이를 조금 도식화해보자면,
A'라는 상황을 A로 판단하는 것,
그리고 A라면 반드시 B라는 행동/사고를 해야하는 것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때 A라면 반드시 B라는 이 원리를 '패턴'이라고 합니다.
이 패턴이 내 머릿속에 있다면 그것을 '심적 표상'이라고 하구요.
여러분에게 친숙한 단어로 말하자면 '기본기'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단어들을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것인지 대략적으로 이해만 하면 됩니다.
그럼 이 원리를 수능 감각에 맞게 적용해봅시다.
1) 영어를 예로 들어보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 문장을 빠르고 정확하게 독해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다양한 영어문장(A')를 보고,
'아 이 문장 A'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문장 형식인 A이구나. '라는 판단을 거쳐,
'그럼 A 문장형식은 B식으로 해석해야하니까 그렇게 해석해야지.' 라는 과정으로
영어문장을 해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앞서 이야기 했듯 이런 패턴들은 하위패턴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 문장은 구나 절들로 이루어져있으니,
더 세부적으로는
'아 이 to-부정사 A'는 앞뒤 맥락을 보니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부사적 용법인 A인것 같다.'
'그럼 부사적 용법 A는 B식으로 해석해야하니까 이렇게 해석해야지. '
가 될 것이고,
이런 세부적인 패턴인식 과정을 몇 개 더 거치고 이를 조합하면
위의 문장 전체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지금쯤 이미 눈치채셨을 수 있지만,
결국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것, 나아가 뭔가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이 패턴 혹은 심적 표상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이 심적 표상의 양과 질을 향상시켜, 사고가 자동화될 때까지 훈련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의식적인 연습'의 의미입니다.
여러분이 문장 속에서 to-부정사를 더 많이 접하고 더 많이 분석할 수록,
어떤 구가 to-부정사일 때 이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고
그에 적합한 의미를 대입시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질적 향상)
그리고 이런 to-부정사와 같은 것을 분사구문에서도 할 수 있고 강조구문에서도 할 수 있다면
결국엔 영어 문장을 더 잘 해석할 수 있게 되겠죠.(양적 향상)
이 원리는 어느 영역에나 전부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제 여러분은 공부를 할 때, 항상 이 관점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합니다.
"이 과목에서 요구하는 능력=기본기는 무엇인가?"
(=영어 해석을 잘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거지?)
"이 문제들도 결국 해결해야 하는 상황들의 총합일텐데, 내가 인식해야하는 상황들은 무엇일까?"
(=영어 문장을 읽을 때 나는 무엇무엇을 중점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거지?)
"그리고 그 상황들이 내가 알고 있는 패턴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걸 분사구문이라고 볼 수 있나? -ing라고 전부 분사구문은 아닐텐데, 이게 분사구문인 이유는 뭐지? 내가 다음에 또 이런 구문을 본다면 분사구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 패턴이라면 내가 배운 것들로 비추어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하기로 했었나?"
(=분사구문이 맞다면 어떻게 해석하기로 했었지? 이게 가장 자연스러운 해석이 맞을까?
이런 비슷한 다른 분사구문을 이런식으로 똑같이 해석해도 자연스러울까?)
바로 이 사고과정이 진짜 "분석"이라는 것이고,
어떤 과목이든 기출분석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2) 이번에는 수학을 예로 들어볼까요?
수학 문제 역시도 수많은 조건들의 총합입니다.
이 조건들을 학생들이 알고 있는 말로 번역하면,
'출제자의 의도' 쯤이 되겠네요.
수학문제에 어떤 조건들이 등장하고, 그 조건들을 각각 하나의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 그래프가 나왔고 이는 함수 문제라고 볼 수 있겠구나.
그런데 그래프가 2개 있으니 이는 함수를 방정식으로 보고 푸는 패턴이지 않을까?
내가 배운대로라면 함수를 방정식으로 보고 푸는 패턴에선
그래프의 교점이 방정식의 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 점이 중요하다고 했으니 그런 관점으로 문제를 해석해봐야겠다.
이런 사고흐름을 통해서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 하나하나들은 단계마다 각자의 당위성을 가지고 진행되게 됩니다.
이 문제를 푸는 1번 과정이 2번 과정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
그것을 분석하고 고민하는 것이 바로 기출분석이며 진짜 공부입니다.
그리고 이런 패턴들을 많이 분석하고 다양하게 분석한다면,
1번 과정 뒤에 3번 과정으로 가지 않고 2번 과정으로 갈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마치 이세돌이 순식간에 바둑판에 놓인 바둑알의 전체 배치와 순서를 암기할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도 수학 문제에 대한 심적 표상을 끊임없이 개발한다면
문제를 보는 즉시 대략적인 풀이의 논리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수학 100점을 맞으려면,
창의적인 풀이과정을 수능날 그 자리에서 고민해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보는 즉시 대략적인 풀이과정을 읽어내고
계산만 그 자리에서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다소 두서없이 이야기한 것 같아 잘 이해가 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ㅠ
저는 국어 공부법을 이야기하기로 했으니,
국어 영역에서 의식적인 연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뒤에서 훨씬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일단은 공부법 전반에 관해서 마무리해봅시다.)
다만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혹은 강사님들의 강의를 들을 때도,
제가 이제까지 이야기한 '의식적인 연습'의 관점에서 공부하려고 시도해보세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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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심적표상은 단순히 분석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을 시도하고 실패하고, 실패한 이유를 밝히고 다시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을 목표에 이를 때 까지 반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인데 너무 분석적인 면만 강조하시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