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선(法線)은 단지 perpendicular의 음차인가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56500907
현우진 선생님 강의를 듣다 학부시절 중국인 친구 얘기하며 법선의 법(法)이 perpendicular의 'per-'의 음차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발점에서도 듣고 살짝 의아했는데 뉴런에서도 이 말을 듣고 '그건 아닌 것 같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우진 쌤의 강의 파급력은 전국적이다 보니 단지 (아마도) 언어학 비전공자인 중국인 학부생 한명의 의견이 정설이 되어버리는 것 아닌가 싶어 정리를 좀 해보았습니다.
우선, 현재 중국어 음차는 외래어를 번역 없이 그대로 받아들일 때 사용 중입니다. 특히 사람 이름 등 고유명사에서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수학 용어를 아무 뜻 없이 소리만 빌려왔을까라는 점이 큰 의심점 입니다. 더군다나 [per-]와 法의 중국어 발음인 [Fa]는 sound 상에서도 그리 가까워 보이지 않습니다.
법선이라는 용어를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 찾아 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19세기 중반의 중국인 수학자 이선란(李善兰)인 것으로 확인 됩니다. 물론 그 전의 다른 누군가가 최초일 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큰 관심도 없는 주제에 대해 170년 전 사실을 이제와서 정확히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여하튼 이 사람은 서양의 수학, 과학서를 번역하며 현재 우리가 쓰는 많은 수학 용어들, 예컨데 대수(代數), 상수(常數)、변수(變數)、함수(函數), 계수(係數), 지수(指數), 급수(級數), 곡선(曲線), 점근선(漸近線) 등을 만들어냈습니다(출처: 위키). 이 한자들의 뜻을 음미해보자면 하나같이 그 본질과 뜻이 닿아있습니다. 어휘선택에서도 번역자의 고민이 느껴지는데, 하필이면 법선(法線)은 단지 'perpendicular와 소리가 같아 법선이라 하자'는 정말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선란 (혹은 다른 누군가)는 perpendicular line을 왜 法線으로 번역했을까?
제가 그 사람의 생각을 정확히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perpendicular의 어원과 뜻을 살펴 봅시다. 이 단어의 어원이 되는 단어들이 유럽의 각 언어에서 '수평선으로부터 수직으로', 'plumb line처럼 수직인' 혹은 'plumb line'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아래의 사진이 plumb line인데 수직선을 만들기 위해(아마도 측정 등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단어를 분해해보자면 per-는 무엇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pen-은 선 등을 메달아 늘여놓은, 무게를 측정하는 (당시에는 무게를 어떤 줄에 메달아 측정했을 것이므로) 등의 이미지를 갖습니다. 결국 perpendicular의 이미지는 '어떤 줄을 메달아 늘여놓은 후 측정하는, 어떤 것의 기준으로 삼는 선' 입니다.
이번에는 法의 뜻을 알아 봅시다. 법은 단지 법전의 'law'를 뜻하지 않는데 모형, 본 받을 만한 모범, 사물의 모양 등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法은 어떤 것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틀, 형식, 모양 등의 이미지입니다.
두 선이 이루는 각도 또한 모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perpendicular와 法의 뜻이 맞닿아있다는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와서 무엇이 진실인지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러 부분을 고려했을 때 더 합리적이고 그럴싸한 주장을 믿을 뿐입니다. 제 생각에 법선이 per와 fa가 소리가 비슷해서 법선이라는 것보다는, 두 단어가 갖는 의미가 비슷하기 때문에 법선이라고 믿는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다른 커뮤니티에도 같은 글 올림)
(plumb line;출처: 위키백과)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올오카 8권 매월승리 1-3호 빌런즈 선택(화법과작문)인데 살사람 있으시면 쪽지 오세용
-
일어나자마자 6
펑펑
-
내가 보고 놀라서 던져버림 휴
-
의치한약수/설높공~낮인문까지 서로 섞여서 잘 모르겠음
-
ㅈㄱㄴ 평가원 중에도 선별한 건지 모두 넣은 건지 궁금해요
-
ㅇㅣ제 오르비만 할게요
-
올해는 수능 기준 3합5에 80퍼 3합 4에 100퍼 준 거 같던데
-
2020년이 엊그제 같다 코로나가 엊그제 같다 03년생들 22수능보러갈때 중학교...
-
아 ㅅㅂ 나 뭐했냐
-
125명 중에 3등떠서 안정 나오는디 방심 ㄴ?
-
ㄹㅇ ㅇㅈ 11
ㄹㅇ 올해 초에 난 내가 20살을 이렇게 보낼 줄 몰랐지
-
왜 오르비하노 ㄹㅇ
-
아 손목아파 4
얼불춤을 너무 열심히 했나
-
공통만 틀 원점수 80보다 공통 안 틀린 80미만 원점수가 표점 높게 나올 수도 있나요
-
쿠쿠웅
-
김범준T 인강 1
수1, 수2는 차영진T 십일워로 한바퀴 돌렸고 십일워크북이랑 쎈B 정도 풀었으면...
-
-7 -2까지는 1 걸리지 않아요? ebs가 표점 제일 끄트머리 걸리는 것중에...
-
붙으면 장땡아녀?
-
07임 뭔가역전된느낌임... 07이05한테...
-
종합 두개나 떨어지니까 남은 4개도 불안해지네ㅆ,,,, 희망은 고대 뿐. 붙여줘 제발
-
수능일기준 50일전 즉 9월25일로 돌아간다치면 그때 수능까지 시간이 짧았었던 것...
-
제곧내 아는사람 제발 댓글좀 써줘요 ㅠㅠ
-
과탐만 잘봤어도 ㅎ
-
메디컬은 가야되서 과탐은 해야되는데 진짜 뭐하죠 물리는 아예안해서 째끼고 화1...
-
이땐 참 어렷구나
-
ㄹㅇ임?
-
ㅇㅈ 10
어딘지 맞추긴 쉬울거에요 수능 사흘전 어디선가 찍은 사진
-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해야 하고 학급임원에 발표에 쌤 이거 생기부써주실수있나요에...
-
에반데 진짜 사문 정법 해야하나
-
실채뜨면 4
진짜 떨어짐?? 텔그 20프로 진학사 2칸씩 막 떨어지나,, 생각하니까 벌써 시무룩하네
-
아까처음담배펴봤는데 22
아직도폐가시린느낌이야...
-
아닌가 사탐고르고 국수 펌핑시켜서 한약수 노려볼만하지않나
-
경영이 목표인데 그건 어려울거같고 경제도 잘 모르겠고 사회학과가서 복전이나 전과하려는데 가능?
-
친구들은 운동하지말라고 했는데
-
일본어 잘 아는 편은 아니긴 한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국노래 보다 좋다고 생각함
-
현역 때 정시 시작하면 삼수로 대학 간다
-
타로점 봐드립니다(2) 63
말 그대로 타로점 봐드려요. 가벼운 주제는 보고싶은 주제+1~78 중 숫자 3개...
-
기말이 12.5에 끝납니다. 12.10쯤부터해서 3월전까지 정시 베이스깔 생각입니다...
-
오늘을 즐겨!!
-
ㅇㅈ 12
은 오늘자 서울 어딘가
-
ㅇㅈ 1
-
69수 성적변화 15
6: 98 100 3 95 98 9: 84 95 1 93 99 11: 92 100...
-
질문 받습니다 6
뭐든 가리지 않고 답변해드립니다
-
올해목표겸계획 3
피파 슈챔찍기(현재 최고기록 13x등) 책 100권읽기(현재까지 43권 읽음) 매일...
-
나도 무물 24
-
솔직히 힘듬 0
압박감 때문에 살 ㅈㄴ 빠지고 건강도 안 좋아짐 공부? 지금 좀 노답이긴 한데 중고...
-
지구 3등급 나왔는데 이번 겨방 시즌에 고3이들처럼 개념 다시하는게 맞겠죠?
-
무물할까요.. 16
3명 정도만 왓으면 좋겟다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