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점심때 [102465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3-02-16 17: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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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을 위한 국어 독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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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썼던 글을 전자책으로 만드느라 다듬고 편집한 내용입니다. 작년 봄에 쓴 거라 올해 국어 공부 시작하시는 분들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올해 새로운 컨텐츠로 활동하기 전에 작년에 만들어뒀던 내용 정리해서 쭉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많관부!!

+대학 합격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 과외 문의는 쪽지말고 프로필에 들어가시면 있는 오픈채팅방이나 인스타그램 @lunch26으로 해주세요…!





비문학 읽기 Part 1. 그냥 읽기


독서의 기본은 그냥 읽기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좋아하는 소설이나 무협지, 라노벨 등을 읽을 때처럼 별로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내용이 머리에 남는 읽기를 뜻합니다.

친구가 sns에 쓴 피드글을 헤겔 지문 읽듯이 항문에 힘을 주고 목을 약간 앞으로 빼고 샤프 쥔 손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채 읽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다고 그 글의 내용이 눈으로 들어가서 숨구멍으로 증발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머리에 남아요.

이렇게 그냥 받아들이듯이 정보를 읽는 것을  ‘그냥 읽기’라 부르기로 해요.

제가 과외할 때는 ‘아 그렇구나’ 파트라고 부릅니다.

 

국어에서, 모든 부분을 힘주어 읽는 것은 날림으로 읽는 것만큼이나 해롭습니다. 뇌가 쉽게 받아들이거나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내용은 그냥 편하게 넘기고, 어렵거나 정보가 많은 파트를 눌러읽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글을 읽을 때 저런 식으로 읽는 게 자연스럽지만, 유독 수능 지문만은 잘 읽지조차 못하는데, 시험지에 적혀 있으면 그냥 읽는 것조차 어려워하곤 해요.  하지만 수능국어 지문도 결국 글이니까, 그냥 읽기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아래 글을 읽어보세요.

 

“옛날 옛날에 헨젤과 그레텔이 살았어요. 둘은 남매였답니다. 헨젤과 그레텔의 어머니는 둘이 어릴 적에 돌아가셨어요. 헨젤과 그레텔이 엄마 없이 자라는 게 불쌍했던 아버지는재혼을 했답니다. 하지만 새어머니는 헨젤과 그레텔을 사랑으로 돌봐주기는커녕 둘을 아주 미워했어요. 그래서 새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헨젤과 그레텔을 깊은 숲속에 버리자고 계속 말했대요.”

 

 

  자, 방금 위 글을 읽으면서 지문 분석하고 구조 파악하고 깊은 의미를 생각한 사람? 아무도 없죠? 읽는데 부담돼서 글이 튕긴 사람? 아무도 없죠? 아무도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를 경직된 채 억지로 읽지는 않아요. 하지만 유독 국어 시험지에 글이  적혀 있으면 이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만약 자연스러운 그냥 읽기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위 글이 국어 지문으로 나왔으면 이렇게 읽었을 수도 있어요.

 

‘흐음... 헨젤과 그레텔... 사람 이름이니까 일단 동그라미. 둘이 남매였으니까 둘의 관계 정리. 음... 문맥상 어머니라는 말과 엄마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나?.... 음 깊은 숲속... 장소니까 세모...’

 

딱 봐도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 있겠죠? 여기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고 평소처럼 글을 읽는다는 개념이 ‘그냥 읽기’입니다.

 

이번에는 수능 지문으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지날 때 운전자를 돕는 장치들이 있다이 중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차량 주위 360°의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차 안의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 가 있다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 보자 (22수능 3번째 지문)

 

학생들에게 이 지문을 풀려보면 처음부터 지문 종이에 아트를 펼치거나 온몸이 경직돼서 파들거리면서 푸는 사람도 있는데 ㄴㄴ. 전혀 그럴 필요 없어요. 첫 문장 읽어보면 당연한 소리에요. 후방 카메라 한번도 못 본 사람 없죠? 후방 카메라같이 주차나 좁은 길을 지나갈 때 도와주는 걸 말하는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 다음 문장. 조금 호흡이 길긴 하지만 걍 차 주위에 360도 카메라를 달아서 운전자에게 알려주나보네요 이런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고? ㅇㅋ.

 

이것도 사실 설명하려니까 그렇지 실제로 읽을 때는 그냥 자연스럽게 읽으면 됩니다. 

‘100점을 위한 독해법’의 젤 중요한 부분은 ‘그냥 읽기’에요.

그냥 읽었을 때 좋은 점은 굉장히 많습니다. 우선 시간이 단축되고, 마음이 여유로워져서 뇌가 굳지를 않아요.

 

여기서 그럼 ‘국어 공부는 뭐하러 하나’라는 의문이 들 수 있어요. 솔직히 그냥 읽어서 잘 읽히면 사람들이 국어를 왜 어려워할까요? 합리적인 의문입니다. 사실 ‘그냥 읽기’만 해서 수능 국어 고득점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냥 읽다가 막히는 부분은 지문의 난이도가 상당한 요즈음의 국어 비문학에서는 반드시 나오게 돼있어요. 여기서, 그냥 읽는 기준은 ‘내가 가볍게 내용을 이해하고 넘길 수 있는 부분까지’입니다. 만약에 나는 2문단까지 그냥 잘 읽혀도 친구는 1문단까지만 잘 읽히고 2문단부터는 끙끙댈 수도 있죠. 그럼 나는 2문단까지 그냥 읽고 친구는 1문단까지만 그냥 읽으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그냥 읽기’가 많이 되는 게 독해력, 국어에서의 재능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기가 어릴 때 책을 많이 읽고 지능이 높아서 넓은 지식과 뛰어난 두뇌성능으로 남들보다 멀리 그냥 읽을 수 있다면 운이 좋겠죠. 그러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국어 공부를 계속하다보면 그냥 읽을 수 있는 파트가 늘어납니다.

또 내가 연습을 했는데 그냥 읽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안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그냥 읽기’라는 걸 인지만 한다면 국어 실력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압도적인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차이는 그 다음 파트에서 나옵니다.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그냥 읽히는 부분은 그냥 읽자”

 

 

  

 

 

 

비문학 Part2. 막히면 뚫기

 

자, 그냥 읽기를 시전하며 잘 가다가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어떡해야 할까요?

우선 ‘막히는 부분’이라는 말부터 정의해보도록 할게요.

‘막히는 부분’이란 1. 이해가 안되는 부분/ 2. 정보량이 너무 많은 부분/ 3.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탁 치고 지나가는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짚어봅시다.

 

첫번째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란, 걍 뭔 말인지 딱 안 와닿는 부분입니다. 그건 논리를 내가 따라가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내가 모르는 말이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헤겔 지문으로 예를 들어보죠. 처음 두 문장읽고 동공지진이 오나요? 그럼 여기가 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에요.

 

 

㉠정립-반정립-종합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이다변증법에 따라 철학적 논증을 수행한 인물로는 단연 헤겔이 거명된다변증법은 대등한 위상을 지니는 세 범주의 병렬이 아니라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상향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한다헤겔에게서 변증법은 논증의 방식임을 넘어논증 대상 자체의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즉 세계의 근원적 질서인 ‘이념의 내적 구조도이념이 시ㆍ공간적 현실로서 드러나는 방식도 변증법적이기에이념과 현실은 하나의 체계를 이루며이 두 차원의 원리를 밝히는 철학적 논증도 변증법적 체계성을 ⓐ 지녀야 한다. (22수능 ‘the’헤겔)

 

 

2번째는 22학년도 6월 모의평가의  pcr같은 지문에서 정보가 우당탕 쏟아져서 동공지진이 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어어 주형 DNA가… 프라이머가 …’ 

 

1993년 노벨 화학상은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을 개발한 멀리스에게 수여된다염기 서열을 아는 DNA가 한 분자라도 있으면 이를 다량으로 증폭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PCR는 주형 DNA, 프라이머, DNA 중합 효소, 4종의 뉴클레오 타이드가 필요하다주형 DNA란 시료로부터 추출하여 PCR 에서 DNA 증폭의 바탕이 되는 이중 가닥 DNA를 말하며주형 DNA에서 증폭하고자 하는 부위를 표적 DNA라 한다프라이머는 표적 DNA의 일부분과 동일한 염기 서열로 이루 어진 짧은 단일 가닥 DNA, 2종의 프라이머가 표적 DNA의 시작과 끝에 각각 결합한다. DNA 중합 효소는 DNA를 복제 하는데단일 가닥 DNA의 각 염기 서열에 대응하는 뉴클레오타이드를 순서대로 결합시켜 이중 가닥 DNA를 생성한다.

 

 

3번째는 아마 잘 와닿지 않을 텐데, 혹시 루미큐브 해본 적이 있나요? 루미큐브를 하다 보면 타일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머리를 순간적으로 탁 치고 지나가는 조합 구조가 보일 때가 있어요. (없으면 망고;;) 그걸 잘 캐치하면 바로 ‘루미큐브’ 외칠 수 있죠.

마찬가지로 국어에서도 글을 읽다가 머리에 무의식적으로 보이거나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는데 그 생각을 잘 캐치하는 연습을 하면 좋아요. 예를 들어보면 아래의 몇년 전 나왔던 가능세계 지문의 한 문장에서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8시 기 차를 탔다면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그런데 전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라는 형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의 참 거짓에 상관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

 

 

'만약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의 참 거짓에 상관없이…참? 엥?' 하는 생각이 들면 좋아요. 

‘아니, 전제가 잘못됐으면 뒤쪽이 뭐건 거짓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참이지?' 하는 생각까지 꼼꼼하게 하면 더 좋고요. 보통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두뇌의 칼을 좀 갈아놓으면 캐치할 수 있습니다.

(해설하자면 가능세계를 전제로 보면 A라는 가능세계에선 모든 B가 가능해서 참이 되고, 엄밀하게 따지자면 예를 들어서 이해하면 됩니다.)

 

 

문제점을 짚어 봤으니 이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살펴볼게요.

 

 

 

1.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만났을 때.

사실 이해가 안되는 이유는 몇가지 없어요. 우선 지문 외적 요인(피곤하다거나 주변이 시끄럽다거나)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도록 할게요.

우선 지문에서 설명하는 용어나 개념이 너무 어렵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또, 아니면 지문의 내용이 너무 압축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도치 구조라 초반만 읽으면 이해가 안되는 구조일 수도 있어요. 하나씩 봐볼게요.

 

1.     지문에서 설명하는 용어나 개념이 너무 어려울 때=끊어서 천천히 읽기

 

이럴 때는 단순무식하게 문장을 짧게 나눠서 이해해보는 것이 정석입니다. 글 읽는 속도와 꼼꼼함은 반비례하기 마련이니 속도를 좀 늦추고 이해되는 데에서부터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마음으로 유기적으로 읽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가장 빠른 길이에요. 작수 헤겔 지문에서의 '변증법'이란 용어를 별 생각없이 '어렵네'하고 읽으면 결국 필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요.

그런데 변증법이라는 단어를 그날 처음 봤어도 앞에서부터 정신줄 놓지 말고 찬찬히 읽었으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라 연습을 많이 해봐야 합니다.

But, 지문 이해라는 측면말고 문제 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지문들도 있어요. 기술 쪽 느낌 지문들에서 이런 대목들이 가끔 있는데,  그냥 그 문장은 이해를 못해도 일대일 대응을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는 경우입니다. 주로 방정식 느낌의 문장이 있을 때 이런 방식이 활용 가능합니다.

 

2.     지문의 내용이 과하게 압축적일 때= 짧게 끊어서 논리 구성해보기

 

지문의 내용이 과하게 압축적인 부분은 원래 수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혹은 지문에는 나와도 문제에선 물어보지 않았지만) 작년 22수능부터는 그런 경향이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고, 올해 69평가에서도 경향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1-1번과 해결 방법이 비슷한데, 짧게 끊어서 그 문장이 이해가 갈 때까지 생각해보고 그 사이에서 문제점을 짚어본 다음 나만의 논리를 구성하는 게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좀 어려운 파트라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주어진 정보를 파악하고(문장을 이해가 갈 때까지 생각해보고) – 논리적으로 빈 정보를 찾고(문제점을 짚어본 다음)- 빈 정보를 채우면 (논리를 구성하는 거) 됩니다.

 

3.     도치 구조란 제가 임의로 설정한 개념입니다. 

 

개념을 툭 던졌으면 설명을 해줘야 되는데 설명을 뒤에서 해주는 느낌으로, 이 글에서 '도치 구조'라는 임의로 설정한 개념을 주황글씨에서 설명 안하고 여기서 하는 것도 일종의 도치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아까 위에서 주황색으로 표시해뒀어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사실 1-1 처럼 머리를 굴려봐도 아는 게 없으니까 아무것도 안 나와요. 정보가 있어야 이해를 하죠. 요럴 때는 '뒤에서 설명해주겠지'라는 믿음을 가지고 쭉 가면 됩니다. 작년 수능에 나왔던 브레턴우즈 지문 초반에 보면 (잘 모르겠는 분들은 22수능 경제 지문 참조) '트리핀 딜레마' 상황이 나오는데 거기서 트리핀 딜레마에 대한 설명을 바로 안 해주고 뒷쪽에서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해가 안되서 넘어갈 때 '뒤에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냥 샥 넘어가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이런 생각을 한번 하고 넘어가야 뒤에 나왔을 때도 깔끔하게 이해가 되고, 지문 끝까지 나오지 않았을 때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2. 정보량이 폭탄인 부분

<눈쓰기>

정보량이 많을 때도 이해가 안될 때와 마찬가지로 급발진하기보다는 천천히 가면서 정보량을 머릿속에 담는 게 좋아요.

A라는 정보를 보고 B라는 정보를 보고 넘어가기 전에 ‘어, 잘 기억이 안나겠는데?’ 싶으면 A 한번 더 보고 AB떠올리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걸 기본적인 태도로 하고 가되 진짜 정보량이 많은 지문에선 그렇게가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손이 머리를 도와줘야 합니다.

 

<손쓰기>

1. 순서대로 주어지는 정보나 원리를 설명하는 정보는 옆에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을 그리면 도움이 됩니다. 이때 그림은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은 그릴 필요가 없고, 내용이 눈에 싹 안 들어오는 내용 위주로 그리면서 하면 좋아요. 이때 그림은 추상적인 개념 관계를 묘사한 도식일 수도 있고 PCR 지문에서처럼 정보 간의 관계를 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2. 지문에서 그래프로 설명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특징이 꼭 그래프를 안 주고 말로만 설명한다는 거에요. 뒤에 보기에 나오긴 하지만 그 글을 보고 항상 그려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리고 이게 뭔 뜻인지 이해하면 문제풀 때나 지문 장악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지문에서 그래프를 설명하면 그래프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워서 주는 겁니다. 꼭 직접 그려보도록 해요!

 

 

 

3. 무의식적인 의문이 드는 부분

읽히긴 그냥 쓱 읽히는데 '어 이거 왜 그렇지?' 하는 의문이 드는 부분을 말합니다. 이걸 활용하려면 우선 의문을 잡아야 합니다.

 

1. 무의식적인 의문을 캐치하는 연습

평상시엔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뇌는 끊임없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므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신경끄는 법'을 배우곤 하죠. But, 국어를 할 땐 신경을 다시 켜서 뇌에 자극을 주는 모든 말에 반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습을 한번 해보세요. 그냥 국어 지문 아무거나 한 지문 꺼내서 한 문장 읽고 거기서 할 수 있는 질문-너무 억지스럽고 당연한 거 말고-을 최소 하나 끄집어내보세요.

하셨나요? 그런 의문 중에는 쓸모없고 이상한 것도 물론 있겠지만 지문의 핵심을 관통하는 의문이 섞여 있기 마련입니다. 이 쓸모있는 질문을 의식으로 끄집어내는 일이 능숙해지다 보면 지문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을 스치는 의문만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도 지문이 거의 다 이해됩니다.

 

2. 의문 해결하기_적당한 깊이까지

의문을 캐치했으면 이걸 이제 해결을 해야합니다. 해결은 '지문의 내용을 근거로 한 추론'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이 추론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선 적절한 예시를 들 수도 있고. 하지만 추론은 또다른 질문을 낳고 그건 또 더 깊은 추론을 낳습니다. 하지만 우린 천하제일추론 대회에 온 게 아니라 국어 문제풀러 온 거기 때문에 걍 적당한 데서 끊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너무 사고 구조가 꼬여버리면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재앙이니까요.







문학 Part 1. 수능 문학의 특성

 

수능 문학은 두 가지 특성을 지닙니다. 하나는 '수능'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이에요. 수능에 나오기에 수능에 맞춰서 글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고 문학이기에 문학의 특성에 맞게 읽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학의 특성

문학의 특성부터 볼게요. 옥스포드 사전(걍 구글에 문학이라 치면 나온다)에 등재된 문학의 의미입니다.



삶의 가치 있는 경험을 상상력을 토대로 하여 언어로 짜임새 있게 표현한 예술그 갈래는 크게 서정(抒情)·서사(敍事)·극()으로 나누기도 하고 거기에 교술(敎述)을 추가하기도 함시·소설·희곡·수필은 그 각각의 대표적인 양식임.



문학은 기본적으로 '상상력을 토대로 하여 언어로 표현한 예술입니다. 수능 비문학과는 다소 결이 다르죠.  비문학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논리적 형식을 맞춰 전달하는 거라 '사실'만을 말하는데, 문학은 달라요. 상상력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고, 짜임새있게 표현하느라 날려먹은 부분도 있고, 가장 중요한 점으로 예술이기 때문에 감상해야만 이해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전 글에서 '문학은 비문학처럼 읽으면 안된다'라고 한 게 이 말입니다. 문학은 예술이기 때문에 분석보다는 감상의 대상이에요. 문학을 읽으면서는 거기에 몰입해서 그 문학 작품이 묘사하는 정서와 감동을 느끼면서 읽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수능장에서 울지는 말고;;;) 

잘못된 '비문학식 독해'의 예를 들어볼게요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 많다 /나는 그물 깁고 아이는 밭을 가니
뒷 뫼에 엄기는 약을 언제 캐려 하나니 / 삿갓에 도롱이 입고 세우(細雨중에 호미 메고산전을 흩매다가 녹음에 누웠으니
목동이 우양을 몰아다가 잠든 나를 깨와다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떨어지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뫼에는 새 다 긏고 들에는 갈 이 없다 /외로운 배에 삿갓 쓴 저 늙은이
낚대에 맛이 깊도다 눈 깊은 줄 아는가

2306 황희, <사시가>



읽어보면 이 지문이 말하는 건 아마 다들 대강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이 시험지의 선지 중에 '녹음'은 편안한 분위기의 장소다라는 선지가 있었습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자고 있는데 목동이 꺠웠는데 그럼 편안한 분위기가 아닌 것 아닐까요?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꼬아서 생각하면 안됩니다. 비문학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사고에 큰 도움이 되지만 문학에서는 그렇게 하면 망해요. 문학에서는, 화자가 보여주는 세계 안에서만 놀아야 합니다. 그 세계 바깥으로 벗어나면 그건 ‘재창작’이에요. (비교하자면 비문학은 세계 속에서 글쓴이가 단편적인 걸 보여주는 것이기에 밖으로 나가도 상관없어요.) 그리고 그 세계 안쪽에 있을 수 있는 방식이 '감상'입니다.



#수능의 특성 

문학은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는데, 이건 출제 위원들이 보기에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해석의 여지로 인해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골치 아파지니 말이에요. 그래서 주는 게 <보기>입니다. <보기>는 해석을 이런 식으로 해보세요 하고 주는 거에요.



그런데 보기만 가지고는 수능의 특성을 다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풀어야 하는 게 기출입니다. 기출을 풀면서 아 평가원에서는 이런 식으로 문제를 내고 이런 식의 사고를 요구하는구나를 느끼는 게 또 중요해요.




위부분은 조금 이론적인 얘기라 국어 공부하는 기분이 드셨을 수도...있습니다.

 

그럼 문학을 실제로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살펴볼게요.

*주의: 제가 이렇게 읽는다는 거지 절대적인 건 아님. 



Basic: 그냥 읽기

기출 학습이 어느 정도 된 상태라는 전제가 있어야 해요.

비문학에서 말한 것처럼 소설 읽듯이, 웹툰 보듯이 편하게 쭉 읽는 게 문학에서도 기본입니다.

춘향전이 선지로 나오면 '변사또 10bird...' 하면서 반응하고 몰입해서 편하게 읽으면 됩니다. 자세한 이론(?)은 위쪽에서 비문학 얘기할 때 다뤘습니다.



Practical: 맞춤 읽기 (=뚫기 in 비문학 개념)

다만 수능 문학의 경우 무대포로 읽다보면 문학의 양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읽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현대시랑 고전시가 등의 시 파트에서요.

현대소설/고전 소설은 왠만하면 그냥 읽는 게 장땡이라 굳이 인물 구조도 그리고 이런 건 허수입니다. 다만 읽으면서 헷갈리면 '필요에 의해' 표시해두는 건 뚫기, 맞춰 읽기이므로 괜찮다. 파트별로 어떻게 읽으면 좋은지는 다음 part에서 다뤄보자. 



Consquence: 평소에는 그냥 읽고 필요에 의해 뚫되 특정 문학 파트는 이런 식(하단 참조)으로 읽어보자.

 

 

 


문학 Part 2. 분야별 읽는 법 꿀팁 

 

1. 현대소설

 

거저 주는 파트. 문학에서 여기보다 혜자인 파트가 없습니다. 얘는 걍 진짜 소설이고 웹툰 보듯이 편하게 보면 됩니다. 다만 중략 부분 줄거리 이런 거 꼼꼼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현대소설을 눌러서 바들바들 구조도 그리고 생쑈하면 진짜 망해요. 비문학처럼 분석하지 말고 '그냥 읽기'합시다.. 하다가 뭔 말인지 감이 안 오면 너무 눌러 읽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편하게 읽으세요. 하다가 뭔 말인지 이해 안되면 얘는 걍 다시 보면 되니까요.

 

2. 고전소설

 

사실 수능 국어 시험지 전체에서 난이도가 젤 낮은 파트입니다. 다만 올해 6월 시험지에서는 조금 어려웠는데, (짐짓이라는 단어 뜻을 몰랐으면 내용 파악이 안 됐을 수도...) 그래봤자 편하게 이야기 읽는다 생각하고 읽으면 됩니다. 사실 현대소설이고 고전소설이고 편하게 이야기 읽듯이 그냥 읽으면 됩니다. 다른 팁이 있을 게 크게 없어요. 빠르고 편하게 읽고 문제풀고 넘어가면 됩니다.

 

만약 고전 소설이 어렵다 하는 분들은 기출에서 고전 소설 문제만 쭉 뽑아서 편하게 읽고 집중해서 문제 풀어보세요. 그럼 금방 극복이 되실 거에요.

 

 

 

3. 현대시 

 

기본적인 감상 능력이 있다고 치고, 시에서는 '이미지' 혹은 '심상'을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말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시적 이미지로 받아들여보세요. 쉬운 말로 표현하면, '느낌'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국어 공부를 많이 하는 분들은 '엄밀함의 덫'에 빠져 비문학은 잘하는데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문학을 잘 못하는 해괴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느낌'으로 푸는 걸 죄악시해서인 경우가 많은데, 문학에서 선지를 판단하고 읽을 때 비문학처럼 논리적으로 엄밀하게 하려는 게 오히려 잘못된 태도입니다. 이미지와 심상, 느낌을 적극 활용합시다. 

 

읽는 순서는 보통 <보기>부터 읽고 지문을 읽으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보기>를 읽을 때 이게 뭔소리지 싶고 지문을 읽을 때 너무 틀에 매여서 읽는 느낌이 강해서 저는 이런 순서로 풀어요.

 

1. 시 가볍게 읽기_ 가볍게 읽는 건 부담갖지 않고 쭉 읽어내려가면서 의미 정도만 생각해보고 너무 깊게 파진 않는 것. 아마 현대시니까 그렇게 어려운 내용이 많지는 않을 거에요. 다만 어렵다고 느끼면서 열폭하는 상황은 피하고요. 어디까지나 '가볍게', 초벌한다는 느낌으로 읽어주세요.

 

2. <보기> 읽기_ ㅈㄱㄴ

 

3. <보기>에서 지적한 내용 시에서 확인하기

 

4. 문제 풀기.

 

이렇게 읽으면 걍... 좋아요.

본인이 좀 고수다, 하는 분들은 1번만 하고 문제 바로 푸는 분들도 많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연습해보세요.

 

 

4. 고전시가

 

젤 어려운 놈.... 

고전시가도 파트가 다양한데 한시, 시조, 가사, 경기체가, 판소리 등등 어마어마하게 다양해요. 근데 실제로 우리가 '고전 시가'라 부르고 대비하는 파트는 그 중 시조랑 가사입니다. (가사는 ~가, ~곡으로 끝나는 길고 내용 비슷비슷한 애들)

얘네를 풀기 위해서는 기본 상식이 필요한데 이거는 

 

'안빈낙도'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 -> 나비효과

 

'규원가'가 뭔지 모른다 -> 기출

 

풀고 오시면 됩니다. 푸시면서는 모르는 단어 같은 거 외워두면 좋고요.

파이널 기간에 보고 계신다면 고전시가 단어 모음 100선 같은 자료 찾아서 빨리 외우시는 걸 권장드려요.

기출을 어느정도 풀어서 자주 나오는 애들 알아볼 정도가 되면 고전시가 파트를 대비하기 위해서 해야할 것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연계 대비

2) 자주 나오는 긴 고전시가 7개 내용 익히기

3) 읽는 법 배우기

 

저 7가지 고전시가는 메가스터디 김동욱 강사님의 강의에서 따왔습니다. 규원가,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상춘곡, 누항사, 한양가(이거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다른 거였던 거 같은데;;) 정도. 물론 다른 것도 더 익힐 수 있으면 좋습니다. OVS 같은 고전시가 정리 해놓은 거 사서 한번 공부해봐도 좋아요.

 

3)은 처음보는 고전시가가 나와도 그냥 읽는 법입니다.. 이거는... 그냥 숙지해서 잘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고전시가 읽는 법_ 

 

고전시가는 누가 썼을까요? 선비들이 썼겠죠. 그럼 선비들은 어떻게 고전시가를 읽었을까요?? 

잘 감이 안 오면 사극을 생각해봅시다. 다음 문장을 어떤 악센트로 읽어야하는지 한국인이면 다 알 거에요.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 누룽밥~ 검을 현~ 누를 황~" 

 

이걸 2배속으로 리듬 살려가면서 한번 읽어보세요.

Done? 그럼 다음 문장도 위 리듬으로 읽어보세요.

 

춘일(春日)이 지지(遲遲)하여 뻐꾸기가 보채거늘

동린(東隣)에 쟁기 얻고 서사(西舍)에 호미 얻고

집 안에 들어가 씨앗을 마련하니

㉠ 올벼 씨 한 말은 반 넘게 쥐 먹었고

기장 피 조 팥은 서너 되 부쳤거늘
한아(寒餓)한 식구 이리하여 어이 살리

 

ex) 춘일이, 지지하여/ 뻐꾸기가, 보채거늘/ 동란에, 쟁기얻고/ 서사에, 호미얻고... 

(글로 표현하려니까 잘 안되는데 여하간 스웩있게)

 

이걸 속으로 리듬 타면서 속도감 읽게 읽어보세요. 이걸 우리끼리 '선비 읽기'라 부를게요.

 

만약에 시험에 고전시가가 나온다면 일단 '선비 읽기'로 속도감 있게 다 읽으세요. 여기서 중요한 거는 중간에 모르는 게 나와도 멈추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한번에 속도감있게 모든 문장을 쭉 읽어보세요. 그리고 나서 바로 문제를 푸세요. 고전시가 문제는 전체에서 나오지 않아요. 표현방식 한 두개 물어보고 ㄱㄴㄷㄹㅁ으로 끊어서 특정 부분을 물어봅니다. 그럼 그 부분을 꼼꼼하게 다시 읽고 문제 풀면 됩니다. 끝.

 

선비읽기 단계는 출제자가 학생들이 전체 내용을 다 이해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가사나 시조 같은 작품을 읽을 때 말리지 않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 굉장히 유용합니다. 만약에 이해가 가면 굳이 이렇게 안 읽어도 돼요.





좋아요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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