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배반적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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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오르비를 하게 되면 더욱 더, 삶 속에 고착화되는 삶의 태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학벌지상주의'가 그것이죠.
우스갯소리로라도 '무한 N수를 박아서라도 의대를 쟁취하자'라는 말이 성행하는 이 사이트에서, 모두가 은연중 느꼈을 것입니다. 소위 의뱃,설뱃을 달고 말하는 사람의 글은 개똥글이라도 정독하고, 노뱃의 글은 그냥 지나치는 경험을 해 보았다는 것을요. 저조차도 지금 조금이라도 이 글을 더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뱃지를 잠시 달았을 정도니까요. 이런 뱃지가 주는 어떤 Authority를, 다들 경험합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나도 언젠가 의뱃달고 오르비에 글 써야지.
좋은 마음가짐입니다. 수능은 장기전이고, 어떤 pursuit이 없다면 이겨내기 힘들 정도로 꽤나 힘든 시험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러한 서열주의의 줄세우기는, '자신'의 개선에만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언가를 목표로 하는 것은 올바릅니다만, '타인'이 '그것'이 없다고 하여 무시하거나 그럴 필요도, 또한 '타인'이 '그것'을 갖고 있다고 하여 괜히 주눅들고 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회적 시선이라는 것은 존재하고, 사회적으로도 학벌지상주의는 만연해있죠.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나 자신'에게는 나름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되, 타인에 대해서는 너그러워져 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성공했을 적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의뱃이니까, 하며 안하무인이 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사정을 안고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노력하고 있을 테니까요.
자신 안에, 타인에게 조금 더 따뜻한, 하지만 자신에겐 조금은 엄격한 소우주를 품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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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느껴오던걸 글로 너무 잘 적어주셨네요
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이에겐 따듯하게 나에겐 냉정하게
제가 한때는 정말 선민 의식에 빠져서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때가 있었는데, 수능 공부 시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네요.
그 대치동 학원 안에서 아무리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등 떠밀려 온 학생 조차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공부 하는 것이 너무 인상 깊었어요.
아무리 성적이 낮고 대학 목표가 명문대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정말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얼마나 독단에 빠져있는가? 를 깨닫게 되었네요.
이제는 제 주관으로 남의 삶을 그리 쉽게 재단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 스스로에게는 여전히 오만함에서 비롯된 대범함과 자신감은 있지만, 저와 대척점에 서 있는 남들을 경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따라서 요즘은 저와 같이 큰 야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시와 경멸보다는 관용과 용인을 베풀고 있습니다.
저랑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걸 보면 저도 의대 가겠군요 허허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