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1 오늘의 기출] 논란의 막전위(전도) 문제 <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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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명과학 1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하드워커입니다.
실제로 제가 문제를 어떻게 풀고, 어떻게 설명하는지 보여드리는 컨텐츠인 ‘오늘의 기출’ 5번째 문제입니다.
제가 보여드리는 풀이는 문제를 가장 빠르게 푸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비약 없이, 발상을 최소화해서 풀 수 있는 풀이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오늘 다룰 문제는 2023학년도 수능 15번 막전위 문제입니다.
제가 생1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잘 보여드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데, 컨텐츠 특성상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ㅜㅜ 도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시험장에서 비약 없이 풀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P와 Q가 다르다는 조건도 없고, ⓐ~ⓒ가 서로 다르다는 조건도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약 없이 완벽하게 풀기 위해서는 모든 케이스를 일일이 다 시도해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러한 풀이는 제가 굳이 쓰지 않아도 여러분도 할 수 있는 풀이라고 생각해서, 따로 쓰지는 않겠습니다.
그래서 풀이를 두 가지로 나누어서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P가 d2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풀이이고, 두 번째는 P와 Q, ⓐ~ⓒ가 서로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풀이입니다.
1) P가 d2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풀이
많은 강사들, 학생들이 이렇게 풀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왜’ P를 d2로 가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문제에서 P가 d2임을 시사하는 정보가 3개나 있기 때문입니다.
① I과 II의 d2에서의 막전위가 서로 같은 것
② II에서 d2로부터 대칭인 d1과 d4에서의 막전위가 서로 같은 것
③ d2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I과 II의 속도비인 2:3과 같은 I의 d4와 II의 d5에서의 막전위가 서로 같은 것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P를 d2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풀이가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d2에서의 막전위가 ⓐ로 같다는 정보만 있는 등, P가 d2라는 것을 시사하는 정보가 하나밖에 없었다면 이러한 풀이를 비약이 심한 풀이라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아마 저렇게 정보를 3개나 준 것은 평가원의 출제 의도 자체가 ‘P를 d2로 두고 시작해~’였기 때문일 겁니다.
다만 P를 d2라고 가정하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을 추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이미 한 번 가정했으므로, 여기서 한 번 더 가정을 하는 것(=이중 귀류)은 좋지 않다는 것
② 문제 풀이를 다 한 후 모순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는 것 (모순이 없다면, 정답이 여러 개일 리는 없으니 바로 정답이라고 확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공부를 할 때나, 시험장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답을 100% 확신하고 넘어가고 싶을 때 해야 하는 생각이고, 시험장에서 급박한 상황이라면 이중 귀류든 모순 확인이든 무시하고 풀이를 진행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문제를 틀릴 확률이 어느 정도 있다는 리스크는 짊어지고 가셔야 합니다.
P가 d2라고 했을 때 확실하게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가 -70이라는 정보뿐입니다. 이제 Q가 무엇인지에 집중해봅시다.
급하다면, II와 III의 속도비가 1:2이고 ⓐ가 -70임을 고려해서 Q를 d4라고 가정(=이중 귀류)하고 문제를 풀면 됩니다.
Q가 d1이면 2cm 떨어진 d2가 1/3이므로 4cm 떨어진 d4(막전위 ⓐ인 지점)가 2/2가 되어 모순 (머리로 처리 가능)
d2는 막전위가 -80이므로 Q가 될 수 없음
Q가 d3이면 d3로부터 대칭인 d2와 d4의 막전위가 같아서 ⓐ가 -80이 되므로 모순(머리로 처리 가능)
Q가 d5이면 3cm 떨어진 d2가 1/3이므로 5cm 떨어진 d1(막전위 ⓒ인 지점)이 (5/3)/(7/3)이 되는데, 속도가 III의 절반인 II에서 2cm 떨어진 d1과 d4(막전위 ⓒ인 지점)는 (4/3)/(8/3)이 되므로 막전위가 같은 ⓒ일 수 없어서 모순 (숙련된 상태면 머리로 처리 가능, 아니라면 손으로 써보는 것이 현실적)
그래서 Q가 d4이고, 2cm 떨어진 d2가 1/3이므로 III의 속도인 6v가 2, 즉 v가 1/3이라고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모순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없으므로, 정답으로 확정할 수 있습니다.
2) P와 Q, ⓐ~ⓒ가 서로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풀이
평가원의 관습적인 표현을 믿고 가는 풀이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P와 Q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관습적인 해석이지만, ⓐ~ⓒ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관습적인 해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P와 Q는 서로 다르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끼리는 서로 같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논리적인 풀이가 어느 정도 가능해집니다.
일단 ⓑ와 ⓒ는 서로 다르므로 P는 d4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P가 d3라면 d3로부터 대칭인 d2와 d4의 막전위 ⓐ~ⓒ가 모두 같아야 하므로 P는 d3가 될 수 없습니다. 이 다음부터 머리를 조금 써야 합니다.
P가 d5라면, 일단 P와 Q가 다르니까 Q는 d5가 될 수 없고, 막전위가 -80인 d2도 Q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가 -70이 되므로, III에서 막전위가 ⓒ인 d1, 막전위가 ⓐ인 d4는 Q가 될 수 없습니다.
Q가 d3가 되면 d3로부터 대칭인 d2와 d4의 막전위가 같아져서 ⓐ가 -80이 되는데, 자극점이 d5로 같고 속도비가 2:3인 I과 II의 d2에서 동시에 막전위가 -80이 될 수는 없겠죠? 따라서 P는 d5가 아닙니다.
P가 d1일 때도 비슷합니다. 이때는 P와 Q가 다르니까 Q는 d1이 될 수 없고, 막전위가 -80인 d2도 Q가 될 수 없고, ⓒ가 -70이 되므로 III에서 막전위가 ⓐ인 d4도 Q가 될 수 없습니다.
Q가 d5이면 3cm 떨어진 d2가 1/3임을 고려할 때 1cm 떨어진 d4가 (1/3)/(11/3), 즉 ⓐ가 -70이 되어버려서 P는 d5가 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Q가 d3가 되면 d3로부터 대칭인 d2와 d4의 막전위가 같아져서 ⓐ가 -80이 되는데, 자극점이 d1으로 같고 속도비가 2:3인 I과 II의 d2에서 동시에 막전위가 -80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시냅스를 고려하더라도, I이 II보다 확실히 느리니까요. 그래서 P는 d1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P는 d2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의 과정은 충분히 머리로 처리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저는 이처럼 머리로 처리할 수 있는 귀류성의 풀이 전개 과정을 귀류성 논리라고 부르고, 논리적인 풀이의 일종으로 취급합니다. 귀류성 논리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로 다시 한 번 소개해볼게요.
P가 d2이면 ⓐ가 -70이 됩니다. Q는 막전위가 ⓒ인 d1, 막전위가 -80인 d2가 될 수 없고, Q가 d3라면 대칭에 의해 ⓐ가 -80이 되어버려서 모순입니다. 그래서 Q는 d4와 d5 중 하나인데, 급하신 분들은 여기서 Q를 d4라고 가정하시면 되고, 끝까지 비약 없이 풀고 싶으신 분들은 1번 풀이의 마지막 과정에서 설명한 풀이를 하시면 됩니다. 복붙해놓을게요.
“Q가 d5이면 3cm 떨어진 d2가 1/3이므로 5cm 떨어진 d1(막전위 ⓒ인 지점)이 (5/3)/(7/3)이 되는데, 속도가 III의 절반인 II에서 2cm 떨어진 d1과 d4(막전위 ⓒ인 지점)는 (4/3)/(8/3)이 되므로 막전위가 같은 ⓒ일 수 없어서 모순 (숙련된 상태면 머리로 처리 가능, 아니라면 손으로 써보는 것이 현실적)
그래서 Q가 d4이고, 2cm 떨어진 d2가 1/3이므로 III의 속도인 6v가 2, 즉 v가 1/3이라고 구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소개하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나름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이, 오래 고민해본 결과 이 두 풀이를 소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기출 시리즈:
https://orbi.kr/00061411686 (세포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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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61910041 (가계도)
https://orbi.kr/00062400351 (돌연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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