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안 오르는 사람만 보세요. (3) : 수학 공부법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64714860
며칠 전에 공부법 질문에 관한 쪽지가 또 날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저번 달에 소개한 공부법을 '수학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공부법 관련 글 링크
1) 첫 번째 글 : https://orbi.kr/00064596901
2) 두 번째 글 : https://orbi.kr/00064650155
설명에 앞서 이실직고를 먼저 하자면, 나는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지 못했다. (참고로, 2022 개정 전 수능임.)
굳이 변명을 하자면, 평소 내 실력은 2등급 초반이었는데(평가원 기준, 보통 4점 2~3개 정도 틀렸음), 수능에서 '실수'로 3점짜리 2개를 더 틀려서 등급이 작살났다. (총 틀린 개수 : 3점 2개, 4점 2개;;)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변명일 뿐, 사실 2개 더 틀린 것까지가 내 실력이었던 거다.
하여, 나도 그런 내 실력을 인정하기에, 질문자님께 우선 내가 ‘1등급이 아님’을 말씀드렸고,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방법을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질문자님은 알고 있다고 하시며, 괜찮다고 하셨다.
따라서, 이 글은 ‘1등급을 받은 사람’의 글이 아니며, 동시에 ‘상위권(2등급 이상)’을 위한 글이 아님을 먼저 밝히는 바이다.
그렇다면, 이 글은 어떤 글인가?
이 글은 1) ‘[수능에서 1등급을 받았던 다른 과목]의 공부법을 수학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2) 별짓을 다 해봤지만 수학에서 성적이 정체된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최대 3등급.)
심지어, ‘나는 이러한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했다’가 아니라. ‘내가 고3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렇게 공부하겠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니,
이 글에 나온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이를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게 활용하기를 권한다.
자, 그럼 모두 이해한 것으로 알고, 글로 한 번 넘어가보겠다.
(참고로, 오늘 글은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을 예정이다.)
< 2 >
나는 첫 번째 게시글에서, 일부 과목들을 다음과 같이 공부했다고 말한 바 있다.
1) 해설지를 확인한다.
2) 개념을 수집한다.
3) 개념을 이해한다.
4) 개념을 암기한다.
5) 문제를 푼다.
그리고, 이 공부법의 핵심은 2번 단계로, 이는 해설에 나와 있는 여러 ‘표현’들을 개념서에 옮겨적는 단계라고 했다. (‘어떤’ 문제들의 ‘어떤’ 표현을 옮겨적어야 하는지는, 첫 번째 글을 참고하라.)
이에 대한 자세한 방법이 첫 번째 글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쪽지가 날라온 것을 보면 아마 그것만 보고 <수학>에 적용하기는 무리였던 것 같다. (해당 글의 예시는 <생1>이었으므로.)
그러므로, 이를 <수학>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보여주려고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이렇게 했다’가 아니라, ‘내가 만약 고3으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하겠다’이다. 그러니 ‘참고’만 하라.)
다음 그림은 올해 <수1> 수능특강 71쪽에 수록된 문제에 대한 풀이이다. (등차수열 파트, 예제 1)
설명을 위해 일부러 쉬운 문제를 가져온 거니까, 문제가 쉽다고 뭐라고 하지 않길 바란다. (나 마음 여린 사람이다;;)
위 그림에서 접힌 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문제에 대한 풀이(해설)이고, 오른쪽은 풀이에서 내가 ‘뽑아낸’ 개념(표현)이다.
(설명을 위해, 책에 수록된 풀이를 내 식대로 살짝 바꿨다.)
자, 이제 이걸 ‘개념서’에 어떻게 적어야 하느냐?
내가 두 번째 글에서도 말했듯이, 해설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적되, ‘개념서에 나오지 않은 부분만’ 적으면 된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1) 뽑아낸 개념(표현) 1
2) 뽑아낸 개념(표현) 2
3) 뽑아낸 개념(표현) 3
그런데, 사실 [뽑아낸 개념 2]의 그림에서 n이나 m 등을 활용하여 어떠한 ‘공식’을 뽑아낼 필요는 없다.
나는 이렇게 ‘일반화’해서 정리하는 게 머리에 잘 남는 타입이라 위처럼 정리해놓은 것일 뿐, 그냥 ‘예시’만 적어도 충분하다.
다음 그림처럼 말이다.
어차피 우리가 필요한 건, [등차수열에서 a6와 a4는 2d만큼 차이가 난다]라는 내용인 담긴 ‘표현’이기 때문이다.
바로 위 그림처럼만 적어놓기만 해도, 우리 머릿속에서는 ‘그럼 [a7 – a5]도 [2d]이고, [a8 – a6]도 [2d]이겠구나. 아, 그러면 [a7 – a4]는 [3d]고 [a8 – a5]도 [3d]이겠네.’라는 사고가 자동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굳이 2번 그림처럼 '공식화' 또는 '일반화'를 해야 한다는 오해는 하지 않길 바란다.
중요한 건, '풀이(해설)에 나온 표현'을 옮겨 적는 것이니까 말이다.
물론, [뽑아낸 개념 2]의 그림처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추가적으로, [뽑아낸 개념 3]의 그림에서 [b = a + c]나, [a + c = b]나 결국 같은 건데 뭐하러 적냐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여기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좀 해보겠다.
[A = B]와 [B = A]는 완벽하게 같은 식이지만, 이게 문제로 나온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왜냐하면, 평소에 [A = ?]라는 표현만 봐왔던 사람이 문제에서 [B = ?]라는 표현을 보게 된다면,
[A = B]와 [B = A]가 같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 = ?]를 봐도 [B = A]라는 걸 떠올리지 못하거나,
혹은 [A = B]를 떠올릴 때보다 [B = A]를 떠올릴 때 현저하게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B = ?]를 봤을 때도 [A = ?]를 봤을 때만큼, 개념을 빨리 떠올릴 수 있도록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럼 그 훈련은 어떻게 하느냐?
훈련이라고 얘기했지만, 사실 훈련은 필요할 필요도 없다.
위 그림들처럼, ‘개념 옆에’ 그냥 적어놓기만 하면 된다.
그럼 여러분의 뇌가 개념서를 볼 때마다 알아서 훈련을 할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훈련이 또 어디 있을까?)
< 3 >
여기까지가 내가 알려줄 수 있는 수학 공부법의 전부다.
감히 말하건대,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분명 그동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안 읽히던 문제가 '읽히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가 오면, 그동안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게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공부한 내용을 [ 1) 한 곳에, 2) 눈에 보이게 3) 적어놓지 않아서] 그랬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부디 그 때가 늦게 오지 않길 바란다.
< 4 >
나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시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했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으려 했지만, 한 번만 더 하도록 하겠다.
진짜 마지막으로 말한다. (수정_마지막_최종_진짜최종_찐막.hwp)
시험은 ‘말장난’이다.
결국, [문제 및 선지]를 읽고, 이에 대한 [개념 및 공식]을 얼마나 1) 빨리 2) 정확하게 떠올리는지가, 시험의 성패를 가른다.
올 1등급도 아닌 사람이 자꾸 이런 말을 하고, 이런 글을 올려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알량한 허영심과 같잖은 책임감이 계속 올라오는데 어떡하란 말인지.
이런 게 눈꼴이 시리다면, 여러분이 1등급을 맞아라. (2등급이어도 좋은 사람은 2등급이라도 맞아라. 경험상 3등급은 마음이 좀 아프더라.)
그래서 이런 방법은 안 써도 된다고, 정공법으로도 충분하다고 반박글을 올려라.
나 같은 사짜는 쳐내라고 해라.
뀨뀨든, 짹짹이든, 냥냥이든 좋으니까, 뭐든 되고 나서 수기 글을 올려라.
그것이 완벽한 정의구현이다.
p.s.
그런데 어쩌다가 이런 마무리를 하게 된 거지;;
졸려서 그런가.
에라, 오늘은 일찍 자야지.
유튜브 좀 보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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