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의 국어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66723915
** 몇몇 질답의 내용에 살을 붙여 글로 올립니다.
** 좋아요와 팔로우는 다음 칼럼을 쓰는데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최근 저에게 국어 학습법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매번 보내드리긴 하지만, 이렇게 한 번 글로 정리해서 업로드하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옮겨봅니다.
1. 글 자체의 독해가 힘든 당신에게.
처음 보는 글을 시간을 재고 풀 때, 거의 30분이 걸릴 만큼 시간이 오래걸리신다면, 아직은 글과 친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조금은 죄송한 표현이지만, 아직 복잡한 논리들을 담고 있는 고3의 글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은거에요.
본격적으로 글을 읽는 방법을 배우고, 행동강령들을 정리하기 전에 일단 글과 좀 친해지고 옵시다. 이 상태에서 인강을 듣고, 따라쓰는 과정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강은 스스로의 독해를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들으셔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고2 마더텅이나 예비 매3비와 같이 조금은 쉽고, 그냥 읽고 그냥 풀어도 정답을 낼 수 있는 교재들을 한 권 독파하시며 “글을 읽는 습관”을 형성하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정확하게 읽고, 모든 문제를 다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하나의 텍스트를 편하게 읽고, 뭐라도 머리에 남을 정도”의 독해를 할 수 있도록 일단은 많은 글을 읽어보세요. 느려도 좋으니, 성급해하지 말고 한 발짝씩 나아갑시다.
2. 2등급, 3등급 어딘가에 멈춰 참 힘든 당신에게.
어딘가에 멈춰있다는 것은, 본인만의 관성적인 독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신겁니다. 그 기분은 저도 참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첫 평가원은 4등급으로 시작했고, 오랫동안 2말 1초의 벽에서 올라가지 못했거든요.
여기선 본인의 독해 습관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하나하나 교정해보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글을 읽는 관성적인 습관을 바꾸지 못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겁니다. ‘국어 인강 활용법' 칼럼에서도 말했지만 한 지문을 붙잡고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시더라도 본인이 그 지문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것을 모두 정리해보세요.
사소한 보조사, 연결사 하나하나의 정확한 독해부터 시작해서, 1문단의 화제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왜 그런 말이 쓰였고, 평가원이 얼마나 철저하게 “중요한 지점을 중요하게 물어보는지” 말입니다. 귀찮아하지 마시고 하나하나 뜯어보세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공부는 가성비를 따지는게 아닙니다. 2시간이 걸려도 좋고, 세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본인이 뽑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하고서 강의나 해설지로 가 사고과정을 비교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강의는 그냥 듣고 따라쓰는 용도가 아닙니다. 철저하게 본인의 생각과 비교하며 더 나은 사고를 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렇게 한 번의 교정과정이 끝나고 나면, 백지에 본인이 배운 점들, 행동강령들을 정리하며 복습하세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간단하게 하나만 보여드리자면
이렇게, 지문의 어떤 요소가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행동강령들이 필요했는지 정리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본인의 잘못된 사고는 따로 기록해두시고요.
그렇게 고민하고, 첨삭하고, 정리하는 과정들을 반복하여 모아보면, 하나의 큰 본인의 “오답노트”, 그리고 발전한 본인의 “행동강령”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제가 장담합니다. 7개년 평가원 기출 모아두고, 이렇게 “제대로” 2번 이상 반복해서 분석하고 학습하면 “무조건” 1등급 나옵니다. 물론 이 과정은 굉장히 어렵겠지만요.
본인이 한 지문을 분석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학습을 하고 있다면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는거에요. 본인이 하는 그대로, 굽히지 말고 계속 끌고나가시기 바랍니다.
3. 만점을 향해 달려가는 당신에게
제가 삼수를 할 때의 공부방법입니다. 본인이 안정적인 1등급이 나오더라도, 절대로 방심하시면 안됩니다. 언제나 본인을 철저하게 의심하세요. 그리고, 당신의 대학 진학을 위해 백분위 100이상을 노린다면 정말로 더 이상은 타협하고, 가성비를 따지며 공부하시면 안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셔야 합니다.
독서는 리트까지 풀어보며, 엄밀한 선지판단을 꾸준히 연습하십시오. 올해 수능 독서가 쉬웠다고들 많이 말하지만, 리트에서 물어보는 “필연성과 가능성”, 미묘한 대립지점 찾기 등 선지 판단에서 까다로운 요소가 꽤 많았습니다. 과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공부를 해주세요.
사설 N제는 당연히 많이 푸시면서 경험을 쌓고, 양치기를 해야하지만 절대 기출과 멀어지진 마세요. 조금이라도 본인의 태도가 흔들린다는 느낌이 든다면, 언제든지 기출로 돌아오실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수능 직전에 제재별로 쭉 모아 다시 한 번 거시적인 행동강령을 정리해주세요. 기출 문제에 대한 분석은 하면 할수록 더욱 새로운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EBS나 언매같이 자칫하면 간과할 수 있는 요소들까지 완벽하게 챙기며, 그 어디에서도 점수가 누출되지 않게 공부합시다. 조금이라도 나올 것 같은 소재나 문학 작품은 모두 꼼꼼하게 읽어두시고, 지식형이든, 독해형이든 어떤 언매 문제가 나와도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훈련해둡시다.
또 1주일에 2~3번 실모를 플면서(그 이상은 비추!) 발견한 약점 하나하나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메워나가 주세요. 잘 정리해두시고요. 그 지겨운 과정이 여러분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국어 학습법에 대한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나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0 XDK (+6,050)
-
5,000
-
50
-
1,000
-
학회< 대체 뭐를 하는 데인가요…? 대충 주식스터디 비슷한건가..
-
많은 학생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하다보니(저 세대는 스타였는데요, 요즘은 롤인가? ㅋ)...
-
생각이 다르다고 무작정 조롱하거나 욕박지는 맙시다~ 우리 함께 건전한 오르비를 만들어 가요
-
칼럼 출처는...
-
저는 어려서부터 과학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제가 하는 질문들은...
-
2025 수능에서 확통, 지구과학, 생활과 윤리 선택으로 한의대 지원 가능한가요?...
-
2024.03.15 11:23:07 김앤장은 2023년 7월 국내 로펌 최초로 국내...
-
해외취업시 유리한 학과 24
국내대학을 나와서 해외취업준비한다는 가정하에 뭐가 젤 유리할까요
-
궁금한점 1
수학은 어려웠다면서 1컷은 왜 항상 84 고정임?
-
진로를 생각할 시기가 왔습니다. 좀 책으로 간접경험을 얻어보고 싶은데 좋은 책...
-
수동적으로 넣기만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꺼내는 연습도 해야합니다 0
이번 편은 특히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대학생 이상의 사람들에게도 꼭 말해주고 싶은...
-
경북대 화공 vs 건대 환공 or 식품공학 제 최종목표는 대기업 입사고 걍 돈 잘...
-
서울권 로스쿨 13기로 이번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입니다. 주변에 로스쿨 진학...
-
1. 숭실대 컴공 입결에 비해 실적을 넘 좋게 내고 있슴다 2. 한양대 에너지...
-
대학생활할때 전시근로역인거 그냥 딱히 숨기지 않는데 이게 숨기고 다니라는 의견도...
-
50살, 9급공무원 입직 후 서울 중급지 아파트 1채 보유자를 25살 , 흙수저...
-
통합과학 과탐 2
개편되면 인강시장은 한명이 다하는거임 아니면 나눠서 하는 거임 나눠서 하다가 한명이...
-
부지런히 가기만 한다면 못할 것도 없어보이는데 그럼에도 피부로 느껴지는 압도 앞에선...
-
ㅈㄱㄴ 많이 다른가요?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고졸이후 바로 소방관 준비 해야하는데...
-
전부터 실내건축 분야에 관심이 커서 교내 보고서 프로젝트 주제도 건축으로 뒀고...
-
로스쿨생 질문 바듬 82
16기임 심심해서 오랜만에 오르비
-
다른 급 대학교 건축학과랑 어느정도 비비나요? 대학 입결도 입결이지만 홍익대 건축이...
-
의대 가능한가요? 19
서울에 있는 광역자사고에서 중간고사 평균 4점대인데 기말때 잘봐서 1학기 2점대...
-
친구가 교차로 어문 계열을 갔다가 적성에 안 맞아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적습니다...
-
현역으로 인하대 간호학과면 대학 잘갔다라는 소리 들을 수 있을련지요..
-
글을 시작하기 앞서, 미리 주의사항을 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전 절대로...
-
의치한약수 다 무물 15
제일 친한 친구 5 다 나눠서 감 모여서 학문적인 이야기도 많이하고 수입, 진로,...
-
의대증원 5
올해는 1500명쯤으로 확정난거 맞고 내년부터는 2천명 쭉 4년간 밀고 가는거...
-
어그로 ㅈㅅ 대학원갈때 궁금해서요 막 외과내과영상 이렇게나눠져있던데
-
문득 n수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8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한다. 인류가 지닌 지식의...
-
궁금한 점 1
1. 여러분 병원 갈 때 그 병원으로 가는 기준이 뭔가요? (가까워서, 병원 규모,...
-
생명 유전 3
생명1 유전 파트 괜찮나요??원래 경영 분야 가고싶어서 세지, 윤사, 사문...
-
의대교수가 나가서 개업하면 무조건 돈쓸어 모을것 같지? 1차 의원은 처방전 장사야....
-
2024년 변호사시험 합격률, 서울대 로스쿨 ‘압도’…원광대 로스쿨 ‘최저’...
-
뭣 좀 여쭙고자 합니다
-
의대 전문직 최고봉(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치대 손목, 관절 분쇄(진료할 때...
-
23수능 볼 때는 맨날 독존님 비롯해서 칼럼도 엄청 많이 써주셔서 재밌게 읽고 다들...
-
원래 자기한테 이득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게 사람임 내가 의룡인이어쓰면 결사...
-
현역 3모 찍맞 백분위 78 미적분은 3문제 정도밖에 못 풀었음 미적분 개념 진도...
-
이번 시험 이렇게 나왔는데 국영수비해 과탐이 너무 낮고 시간 압박에 심리적 부담이...
-
조금만 보내면 어캄? 그거 학부모한테 얼마 주는거 맞냐고 물어봄?
-
심심 0
ㅈㅂ 질받
-
한의대 있다는데 어케 들어가 ?? 아는 사람 좀 알려줘
-
궁극의 인문학, 뇌과학은 미래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오픈랩) 6
휴 오늘 대학교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진이 다 빠지네요 ㅎㅎ 지난 4월 20일...
-
출처: lawtimes
-
대기업 산학협력(모빌리티 디자인) 연구원으로 참여 중 학교, 자동차디자인 관련 질문 받아용
-
확통 대학학과 5
확통 사탐으로 자연계간다해도 적응할수있나요 하면 확통런을 하고싶어서 그럽니다
맞아요. 제가 고정1도 아니고 솔직히 이번 수능 다시 돌아가면 1등급 똑같이 나올지 장담은 못하는데, 기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선 시간은 아예 신경쓰지 말고 진득하게 읽는게 정말 중요한 느낌
늘 의심하고 좌절했던 국어
올해는 정말 포기하고 싶지 않네요
사력을 다해보겠습니다
제 질문에 대한 좋은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질문 덕분에 좋은 답변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늘 감사합니다!!
국어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쉬운 문제부터 푸는중
덕분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어 수능날 흔들리는거 경험하고 고민많이하는중이었는데 필요했던 칼럼봐서 너무 좋아여 ㅠㅠ
69 전부 1이였는데 수능 때 4로 곤두박질친 케이스는 뭐가 문제일까요…평소 감으로 독해하는 타입은 전혀 아니었는데…문학도 항상 근거가 분명했고…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학고반수해도 국어가 1컷에서 백분위 91 사이를 진동해서 지금 자포자기 상태인데 힘이 되주시는 글들입니다 ㅎㅎ
뭐가 됐든... 우리의 학습은 '의대'로 향해야 합니다...
소름돋게도 1->2->3의 단계로 점수를 올렸는데
너무 조은 칼럼이네요,,쓰려는 말을 다 해주셔서 이걸 공유해야겟어요,,
정석민T 듣고 있는데, 기출을 뭘로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 혹시 추천하시는 기출 문제집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