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를 개 못하는 내가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67604409
수능 국어 1을 찍은 건에 대하여 ,,,
[서론]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사실 국어 공부 질문이 꽤 많이 들어옵니다.
저는 수학 칼럼러인데 말이죠.
국어에 관한 글은 꽤나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글을 잘 읽는 사람이 아닐뿐더러, 오르비엔 이미 훌륭한 국어 칼럼러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글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제가 실력에 비해 국어 성적이 잘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 처음에 전국 모의고사에서 국어가 3등급 후반까지도 나왔습니다.
지금도 온 힘을 다해 집중해서 읽어야 겨우 글이 이해가 됩니다.
한 마디로 글을 못 읽는 사람인거죠.
이 칼럼은
독해력 좋은 사람이 알려주는 '글 잘 읽는 방법'이 아니라,
독해력 딸리는 사람의 '그래도 성적은 챙긴 방법'입니다.
그리고 수능날만 럭키 터진 건 아닙니다. 나중엔 거의 1등급 고정이었습니다.
그동안 제 칼럼을 봐오신 분이라면 알텐데요,
저는 '이걸 공부해라' , '이렇게 공부해라' 와 같은 조언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순전히 수학적인 내용만 전달할 뿐입니다.
제 역할은 딱 거기까지일뿐, 그 이상(공부조언 등)은 제 분수를 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물론 그동안과는 다르게 이번엔 그런 내용이 조금 들어갈 것 같다만, 너무 분수 넘진 않게 잘 써보겠습니다.
또, 이건 어디까지나 제 방법을 소개하는 글이란 걸 잊지 말아주세요.
제가 이걸로 도움을 얻었다는거지, 이걸 하면 누구나 성공한다 이런 건 아닙니다.
그래도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본론1]
'이걸 공부해라'
리트와 기출은 다들 풀고 계시죠?
반면 PSAT는 많이 안 풀텐데요, 이게 진짜 괜찮습니다.
ㅜ
https://psat-bamdori.tistory.com/1406
이건 2011~2023기출문제 링크입니다.
들어가시면
연도마다 이렇게 세 개씩 파일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언어논리를 보시면 됩니다.
지문은 이 정도 길이고, 대부분은 지문당 문제가 하나씩만 달려있습니다.
난이도는 수능이나 리트보다 더 쉽습니다. 지문 길이 때문에 쫄 필요 없어요.
특히 문제가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풀이보다는 지문 독해에 집중해주세요.
문제가 지문을 다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공부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읽는 호흡'을 늘리는 겁니다.
일단 PSAT 지문이 수월하다보니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 더 많을 겁니다.
그런데 쉽다고 해서 결코 만만한 글은 아닙니다.
상당히 짜임새 있게 쓰인 지문이 많습니다.
고퀄리티의 난도 낮은 글을 읽다보면 조금씩 본인의 호흡이 길어지는게 느껴질 겁니다.
읽는데에 자신감도 더 붙을거구요.
이 효과를 위해 PSAT만큼 좋은 게 없는 거 같아요.
아래 글은 PSAT에 대해 소개하는 인터넷 글에서 인용해온 부분입니다.
"한 문제를 푸는 데에 1분도 걸리지 않는 PSAT 문제를 풀면 빠릿빠릿하게 문제를 푸는 느낌이 들어서 상당히 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문제 푸는 재미가 있는거죠."
(출처: https://blog.naver.com/psy02882/221798440635 )
실제로 피셋 풀다보면 되게 재밌습니다. 속도감 있게 공부하는 기분도 들고요.
저는 아침에 잠깨는 용도로도 PSAT를 사용했습니다. 3~5 지문 정도 읽고 나서 제대로 국어공부를 시작했죠. 시간도 얼마 안 걸립니다. 그래도 위에 저 다른 분이 말한 지문당 1분컷은 좀 과장이니까 시간은 너무 신경쓰지 말고 푸세요. 시간이 목적이 아닙니다.
[본론2]
'이렇게 공부해라'
저는 부족한 독해 실력을 '좋은 루틴'으로 매꿔서 1등급이 된 케이스입니다.
일단 이건 제 국어시험 루틴입니다.
[8:40~9:15] 비문학
[9:15~9:30] 산문 2개
[9:30~9:45] 매체와 언어
매체 먼저 풀어야 해서 '매체와 언어'입니다 ㅋㅋ
근데 경험상 여기까지 절대 순탄하게 안 옵니다.
저 세 개중에 최소 하나는 사고가 터져서, 5분 정도 딜레이됩니다.
그래서 보통 9시 50분 쯤까지 저게 끝납니다.
남은 10분 동안은 운문 2 세트를 해결하면 됩니다.
저는 왜 이 루틴을 택했냐면
1. 비문학과 산문은 시간에 쫓기면 안 읽힘.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읽기 위해 앞에 배치함.
2. 언어 풀다가 말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님. 매체를 못 풀면 너무 아까우니까 매체 먼저 풀어야 함.
3. 운문은 시간에 쫓기더라도 답을 대충 고를 수 있음. 선지 보면 견적 나오니깐. 그래서 맨 마지막은 운문으로 둬야 함.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저에게 딱 맞는 루틴을 완성했고, 점수가 기가막히게 안정화되었습니다.
못봐도 2초반이었죠.
여러분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좋은 루틴을 무조건 만드셔야 합니다.
특히, 운문을 맨 마지막에 두는 건 정말 추천합니다. 의외로 운문은 시간 없어도 답 낼 수 있어요.
극한의 상황에선 5분밖에 안 남았어도 운문 두 세트 다 푼 뒤에 상당히 많이 맞힐 수 있습니다.
그럼 뭘 기준으로 루틴을 만드냐가 문제겠죠.
처음엔 다양한 걸 시도해보세요.
언문독... 언독문... 처럼 크게크게 잡아도 좋고
저처럼 세부적으로 운문 산문 나눠도 됩니다.
이런저런 루틴을 시도해보시고, 시험 볼 때마다 본인의 실패와 성공을 꼭 메모해두세요.
그 메모를 가지고 루틴을 계속 수정하고 시험하는 겁니다.
그렇게 완성된 여러분의 루틴은
본인의 독해력 부족을 매꿔줄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물론 애초에 독해력을 높이는 훈련이 선행해야겠지만요.
(그게 본론1 내용이죠.)
[결론]
응원합니다
결론은 딱히 없습니다.
저한테 국어 질문 주시는 분들이 꽤 돼서 한 번 써봤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게요 ㅎㅎ
국어 글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본업인 수학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무민
0 XDK (+1,000)
-
1,000
-
생각해보니 나도 윤하 생일카페 마감일날 뛰어갔었네 ㅋㅋ
-
메인글바뀌는 빈도만 봐도 .. 오르비이런적 처음인거같은데
-
나도 내년엔 3
칼럼러가 되거나 탈릅해야지
-
개념인강+쎈b 다 풀고 3개년 기출 건들었는데 피램 같은 독학서있을까요? 확통높은...
-
10배 숏 들어감
-
교차하지 말걸 15
그냥 성대나 냥대 낮공 같은데 써서 갈걸 그랬네 문과 과목이라서 암기 많을거 알고...
-
상위권들은 이렇게 합니다. 대충 할 건 대충 해야 합니다. 상위권들은 어차피 한...
-
예전에 버튜버 특전 받겠다고 오픈시간에 콜라보 카페가서 혼자 특전 메뉴 시켜 먹었던...
-
25수능은 꼭 3
1로 도배된 성적표를 받고싶다 열심히해야지 잘자요
-
기하는없겟지...
-
1명이면 충분한데 ㅜㅜ 한 명도 없음
-
그래프로 푸시나요
-
하고시프다
-
좀 괜찮은 매체 풀이법 없음? 너무 야매로 푸는느낌
-
나: 그.. 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 친구: 에타에서 사겨볼까... 나: 인터넷으로...
-
메인글 설의분들 0
진짜 같은 사람인건가요.... 저렇게 깔끔한 성적표 한 번이라도 받아보고 싶습니다.....
-
아니 뭔 말을 하면 보통 대꾸를 하잖음 근데 대꾸 없이 걍 표정으로 말함 그 분이...
-
도대체가 뭐를 잘하니 얘는
-
선착순2천명이라고하네용
-
탕탕 후루후루 4
이거무슨밈인가여
-
독서는 지금 피램을 하고있는데 나쁘지 않은것같고요 문학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많이...
-
환급 내놔.
-
거의 안할거같긴 한데 아직 정부가 고집 부리고 있는 상황 같은데 일단 확정할 수...
-
왕조어디감
-
ㅇㅇ
-
걍 삼수하다가 조현병 걸릴듯 ㅇㅇ 저녁 8시부터 몸이 발작을 함 시대인재 다니는...
-
내가 서울대 성적권이 나올리가 없으니
-
학추도 한번 최저 맞춰야 쓸 수 있는데 우리학교가 약간 ㅈ반임 나도 최저 못맞춰서...
-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정시에 반영하는 내신은 국수영탐 내신인가요 한국사나 기술가정 한문 이런것도 포함인가요? ㅠㅠㅠ
-
수2전에 수1 개념완성강의나 기출 풀어도 ㄱㅊ은가요?
-
연대가고싶어 3
크아아아악
-
연어의 귀소본능...?
-
사탐런, 사탐 선택, 사탐 공부 관련 질문 받습니다 19
모든 질문이든 좋습니다. 사회탐구 수 차례 현장 만점 사회탐구 기출 분석서 저자...
-
음...
-
대 승 리
-
정신병 내음이 짙어지는 게 저만 그럼? ADHD까지 걸리고 약도 먹고 상담 치료도 받았었어요
-
공부해서 빨리 입시판 뜨면 지랑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 그때까지 남아있으시게요? 왜...
-
일단 불법인지 여부가 궁금하고 불법이라고해도 공항에서 무슨 검사 같은걸로 걸릴수가있음??
-
하루만에 슬럼프 극복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
한달동안 4시간 이상 안 자고 공부함
-
콩글리쉬로 읽어보셈 고양이
-
김선생님 배 0
-
반박안받음
-
제일 재밌는거 두개 사탐은 재밌는거 하는게 최고다
-
생윤이 너무 재밌어서 사문을 윤사로 바꾸고싶음 생윤이랑 윤사는 결이 다른가??
-
오기가 생겻는데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공부에 미치면 끝?
-
시대 라이브반 2
시대 라이브반 <-- 집밖으로 나가기 귀찮으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지
-
내 내신 얼만지도 모르겠음(진짜모름) 옛날에 정시에 내신이들어간다는건 상상도못했어서...
캬 무민 폼 ㅁㅊㄷ
되게 공감가는 글이네요 특히 피셋
수학칼럼 잘보고 잇습니다!!
첫사진만보고 ㄹㅈㄷㄱㅁ치러왔습니다..
내용보고좋아요까지누르고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세부적으로 순서 정한거 저도 한번 고려해봐야겠네요... 맨날 시간에 쫒기면서 독서 풀었는데 이걸 왜 고려 못했지...
오 저거 재종에서 했었는데
피셋도 좋은데
04-12시절 기출도 나쁘지않아요
옛기출이나 교육청 기출은 선별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좋은지문이 많죠
오
언어마지막 굳
언어 다음
운문 ㅇㄷ
스크랩.
저런게 있는지 몰랏노
혹시 화작선택자도
독서부터 푸는게 좋을까요?
이거저거 다 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순서를 직접 찾아보세요
화작 선택자도 화작을 제일 뒤로 미뤄도 될까요? 화작을 그리 잘하는편은 아닙니다.
굳이. 쉬운 거부터 푸는 게 좋지않을까요
제 글을 잘 읽어보시면 언매가 마지막이 아닙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화작을 맨 뒤에 놓는건 별로인 것 같긴 하지만.
본인한테 그게 맞다면 그렇게 해야죠
꼭 이것저것 시도해보셔요
수능 언어를 잘보기 위해 피셋 리트를 손대야하는 슬픔…
개같이 들어가서 인쇄하려고 대기중인
나의 모습.. ㅠㅠ
이렇게 피셋 끝내는 데 기간이 얼마정도 걸리샸나요? 또 하루에 몇지문 정도씩 하셨나요?
보통 하루에 세 지문 정도 풀었는데, 재미들린 날은 6개까지도 풀었습니다. 피셋은 너무 무겁게 접근하기보단,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재미+푸는 재미를 느끼면서 하면 될 거 같아요. 하루를 피셋공부로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구요.
아마 두세달 정도면 끝날겁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