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면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69552371
답답하고 막막한 학생들에게
1. 불안감
요즘 답답한 상황을 겪는 학생들이 많을 거예요. 평소에 문제 풀 때는 잘 풀리는데 실전에만 가면 내맘처럼 되지 않아 느끼게 되는 답답함을 말하는 거죠.
3월부터 이러한 답답함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 왔고 당장 저번 달에도 가식적 학습이라는 주제로 다시 한번 여러분께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식적 학습을 개념적으로는 이해했지만 실제 자신의 학습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막막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약간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드리려 합니다.
내공과 실력의 정의부터 살펴볼게요.
내공은 여러분이 공부를 통해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뜻합니다.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 문제 풀이 방법, 그리고 기억에 의존하는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문제를 다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은 내공에 기반합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죠.
그러나 실력은 다른 개념입니다. 실력은 실제 시험장에서 그 지식을 제대로 발휘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아무리 내공이 뛰어나더라도 시험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실력이 높다고 할 수 없는 것이 되겠죠.
여러분이 답답함을 느끼는 원인은 내공과 실력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때문입니다. 이러한 괴리를 고려하지 않는 학습을 겉과 속이 다른 가식적 학습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가식적 학습을 지속한다면 답답함이 불안감으로, 불안감은 공포감으로, 공포감은 좌절감으로 점차 바뀌게 될 확률이 큽니다. 그러니 이번 칼럼을 통해 내공과 실력의 사이의 괴리를 좀 더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점 또한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2. 자물쇠와 데이터
어느 학생이 저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시간이 충분하면 다 풀 수 있는데, 시험 시간에는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지 못합니다. 이런 괴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질문에 답이 적혀 있는 매우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시간이 충분할 때는 대부분의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제한된 조건 속에서는 그 지식이 실력으로 발휘되지 않는 건 대다수의 학생들이 겪는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첫 번째 관점: 근본적 원인 개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을 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인 내공이 쌓였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풀이 속도에 문제가 있다는 거겠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근데 여기서 어떻게 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해결이 안 됩니다.
원인도 모른 채로 해결책을 구하러 다니는 건, 어떤 자물쇠를 풀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열쇠를 구하러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던져야 하는 질문은 간단합니다.
왜 풀이 속도가 느릴까?
풀이 속도가 느린 것 또한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계산 속도가 느릴 수도 있고, 특정 단원의 개념을 떠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문제 풀이 과정에서 쓸데없는 실수를 해서 돌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일 수도 있겠죠.
학생들마다 다 다를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실전 모의고사를 풀면서 여러분의 풀이 속도를 지연시키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조차 모르는 그 원인을 다른 누군가가 파악해서 해결책을 뚝딱 가져다 줄 순 없습니다.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 이전에 원인이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관점: 전략적 시험 운영
같은 문제를 주어진 시간 동안에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가는 전략의 문제입니다. 같은 문제를 같은 시간 동안 풀더라도 어떤 순서로 푸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문제에서 막혔을 때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지죠. 만약 특정 문제에 매몰되어서 시간을 많이 소비해 버린다면 풀 수 있는 문제들까지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막히면 무조건 넘어가야 할까요?
대부분이 이렇게 이분법적인 사고에 익숙한데데, 그러시면 안 됩니다. 데이터를 쌓으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좀 더 도전해보니 풀리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해 보세요. 그래서 여러분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시험을 운영하는 루틴과 전략을 확립하셔야 합니다. 그 원칙이 있어야 수능이라는 중대한 시험에서 소탐대실하지 않고 특정 문제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운에 맞기는 게 아니라요.
3. 줄, 결, 길
10월/11월의 하루는 1월/2월의 하루와는 전혀 다릅니다. 밀도와 농도가 다릅니다. 남은 기간 간절하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이것저것 다 해치우는 방식의 학습은 지양하셔야 합니다.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 잘 압니다. 하지만 남은 기간 그럴듯한 편법으로 여러분을 유혹하는 사람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면 왜 지금에서야 여러분 눈앞에 나타난 걸까요?
설령 그 방법이 효과가 있다하더라도, 기존의 여러분이 학습해 온 것과 결이 맞지 않다면 지금 시기에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길은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는 더더욱이요.
그러니 갈피가 잡히지 않을 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세요. 여러분이 지금껏 쌓아온 학습 데이터를 통해 최대한 여러분의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나가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마찬가지로 말이죠.
응원하겠습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서성한 어문, 사학과 철학과 등 낮과 vs 이대 상경 어디가 낫다고 보시나요...
-
약을 안먹었구나
-
조용히 손들어볼까?
-
운전면허 2
운전면허 따는데 얼마나 걸리나여
-
올해 서연고 카이스트 면접 다 가봤는데 저는 포스텍이 제일 어렵더군요…
-
취미를 만드는 계기가 됨 강제로 혼자있는 시간이 전보다 많아지니까 남들이 뭘...
-
ㄹㅇ..
-
다들 시간 남기긴 했더라..
-
ㅇㅇ
-
냥대논술끝 0
ㅜㅜ붙게해줘
-
키가작은남성은 또다른 키작남의 자존감과 정신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에 없어설 안될...
-
어짜피 정시랑 내신 라인 비슷하게 나와서 면접 가는곳 정시 낙지 6컨 뜨는 곳이라...
-
어떻게 올리는 거죠? 안되나요?
-
설의나 설공 특정과 노리려는 극상위권에게 강제로 물리나 화학을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
아러 슌 샹치 페이즈 미싱 줄여서 아슌상페미 ㄷㄷㄷㄷ
-
고통 어떤가요 6
고경제 대신으로 통계 쓰는거 ㅇㄸㅇ?
-
학생 목소리 못없애죠..??
-
냥대 상경 논술진짜 1번에서 모든걸 다 완벽하게 햇는데 최대 구할때 극대인줄 알고...
-
못부르긴함
-
수시 납치 질문 1
충원 합격으로 수시 붙어도 정시 못쓰나요?
-
화2 손은정 0
화2 개념땔려하는데 뭘 들어야하나요? 26버전 나오면 들으려하는데 수능완성 수능특강...
-
ㅈㄱㄴ
-
경북논 자연2 7
어땠음? 전 1번 다풀고 2번 손도 못댐.. 경북 경북논
-
이제내년입시를
-
1컷 92면 미적런 해서 무조건 96 100점 맞아야 한다는건데 그러면 미적런 한 이유가..
-
의대 증원에 수능 한두과목 4등급 맞은 학생도 의대생 될수도 하는 뉴스를 봤는데 8
증원 때문일까..
-
깊티 뿌림 3
지구세지 vs 한지세지 지구는 기단~우주 개념 끝 한지세지 쌩노베...
-
반반 2
-
존나 어렵네
-
ㅇㅇ
-
논술 끝 10
이제 진짜 다 끝났다..!
-
모기 잡음 6
이날씨에 모기가 있네
-
다 맞아야 하는건가요?
-
냥대 상경 논술진짜 1번에서 모든걸 다 완벽하게 햇는데 최대 구할때 극대인줄 알고...
-
수시- 몸갈아넣으면 ㅈ반고 기준 등급 나옴 근데 몸을 갈아넣는게 포인트임 3시간...
-
고1국어 3
고1모고보면 2정도뜹니다 정시준비하려는데 뭘 하면 좋을가요 인강이나 문제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
대학 라인 질문 2
안녕하세요 정시는 처음이라서 원서 어디 넣어야 할지 알아보는 중인데 라인 한 번...
-
나는 현기증 8
내 심심풀이화풀이 상댄 다른연인들~
-
(기말D-17 스크린타임17시간을찍으며)
-
그래서 오르비 못오고있음ㅠㅜ
-
온라인이라해도 존나무서움진짜.. 심지어 나 어디사는지 대충 아는지라 진짜 찾아올까봐 겁남
-
산책하세요 2
맨날 게임하고 내청코 보다가 오랜만에 강아지랑 산책 한 번 했더니 탐구과목 뭐할지도...
-
논술끝났어 8
국밥먹으러나옴
-
지금부터 해서 730점 넘기기 가능? 아직 유형도 모름 수능 높2정도 실력이라고 한다면
-
수특 나오면 애들이랑 날잡고 밤새서 탐구 풀기로했는데 8
언제 쯤 나오려나 ㅎㅎ 맛있는거 가득 쌓아두고 풀거임
-
둘다 22뜨는거 아니겠지ㅠ
-
미적 62 2
5 가능할까요..?ㅠㅠㅠㅠ
-
한 기관이 89잡으면 다 따라서 잡는 느낌인가여
-
클럽 가고싶다 7
진짜 안맞아서 다시는 안가야지 생각했었는데 요즘 도파민 부족함
감사합니다!! 수능까지 파이팅입니다 :)
오늘은 조금 일찍 올렸더니 이렇게 일찍 인사도 하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반가운 닉네임이 오셨네요!!
잘 지내셨죠?!
센세 2는 어디 갔나요 누락된건가여
앗.. 1이 짧아서 1~2를 통합했더니!
감사합니다. 바로 수정해야겠어요
오른쪽 눈 위가 계속 경련이 일어나는데 이틀째 이러니 미치겠네요 ㅋㅋㅋ 잘때도 그러고
마그네슘 부족한것처럼 떨리기보다는 거의 발작 수준으로... 주기적으로 그러는것도 아니고 계속 이럽니다 ㅠㅠ
최근에 잠을 못자가지고 커피를 8잔씩 마셔서 그런지... 막판에 신체가 무너지네요 다들 건강 챙기면서 화이팅
카페인 들이붓고 수면질 안좋으면 그렇더라구요.당분간 카페인 끊고 숙면하길 권해요.
카페인 안들어가면 머리가 안돌아가는데 대체재 없을까요 ㅠ 일주일만이라도 끊어야할텐데
어..카페인 알약?은 어떠신가요
헉 그런것도 있나요? ㅋㅋㅋ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대 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