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 [366269] · MS 2011 · 쪽지

2011-01-27 22: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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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백수 연맹 회장은 성대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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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황립 성대는 무엇을 해도 최고가 아니면 안한답니다.

백수라는 말을 들으면 웃음부터 나오는가? 혹은 누가 백수라고 하면 농담처럼 들리는가? 그렇다면 이런 통계는 어떤가? 한 집에 한 명은 백수가 있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의 가장은 백수다, 20대 열 명 중 네 명은 백수다…. 또 이런 단어들은 어떤가? 백수문학, 백수영화, 백수세대, 루저(loser)문화, 하류인생….

누구나 백수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백수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언더그라운드 문화나 청년문화는 이미 백수들에 의해 장악됐다. 젊은이들이 생산하는 문학, 영화, 노래 등에서 백수는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됐다.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의 사회'는 추리닝을 입은 '백수들의 사회'로 이동하는 중인가?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실업자들이 가장 급진적인 사회세력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은 현실화될 것인가? 분명한 것은 백수가 더는 농담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백수는 하나의 계층, 하나의 장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주덕한(39)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백수다. 정치인이든 기자든 공무원이든 청년실업에 대한 얘기를 듣고자 할 때면 그를 찾는다. 주씨는 오랜 백수생활을 밑천으로 백수생활 지침서라고 할 '캔맥주를 마시며 생각해낸 인생을 즐기는 방법 170'을 1997년에 출간했고, 국내 최초의 백수단체인 '전국백수연대'를 98년에 조직해 10년 넘게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백수에서 백수생활 전문가로, 다시 백수활동가로 변신한 것이다.

'전국백수연대 대표'라고 적힌 명함을 건네면서 주씨는 "이 명함을 주면 다들 웃는다"고 말했다.

"전국실업자연대, 이렇게 이름을 지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굳이 백수라고 쓰는 건 그게 쉽고 우리들끼리 실제로 쓰는 말이기 때문이에요. 실업자, 취업준비생, 이런 용어는 어색해요. 백수란 말이 좋아요. 여유가 느껴지고 웃음도 나고."

정말 그런 이름의 단체가 있을까 싶지만 전국백수연대는 2006년 서울시에 정식 등록된 어엿한 민간단체(NGO)다. 남의 사무실 한 켠을 공짜로 빌려쓰는 것이긴 해도 여의도에 사무실도 있다. 98년 저자 신분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대된 주씨는 백수조직을 제안하고 자기 삐삐번호를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이 전국백수연대 발기인이 됐다.

백수연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백수회관(cafe.daum.net/backsuhall)' 회원수는 1만5000명을 넘었다. 주씨는 "지난해부터 회원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실업문제가 심화된 이유도 있겠지만 백수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 때만 해도 이 고비가 지나가면 실업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누구도 실업문제를 풀 수 없다는 걸 알아요. 누구나 백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래서 예전과 다르게 백수라는 걸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아요. 백수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문제라고 보는 이들이 많아진 건 분명해요."

93년 성균관대를 졸업한 주씨는 대우자동차,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버젓한 직장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 했다. 96년 이후로는 4대보험이 되는 직업을 가져보지 못했다고 한다. 백수들끼리 하는 말로 '없고없고인생'(집도 없고, 차도 없고, 직장도 없고, 4대보험도 없는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교통비, 전화요금 등을 합해 한 달 생활비로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를 씁니다. 그렇게 살아보니 그 범위 안에서 생활을 조율하게 돼요. 잠은 부모님 집에서 자고 생활비는 알바를 해서 벌죠. 돈을 버느라고 시간을 많이 쓰지 않고, 남는 시간에 활동을 하거나 상담을 해요."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9212588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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