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 [455886] · MS 2013 · 쪽지

2016-02-11 10: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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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기출공부 TIP : 선지는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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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수능에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수능 한국사와 세계사를 준비하면서


기출문제들을 분석했었을때 깨달은 것들이 기억났는데요


올해 한국사를 준비하시는 오르비분들께 작은 Tip으로 알려드릴까해서


별 볼일 없는 내용이지만 칼럼으로 한 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평가원에서 2017 절대평가 필수영역 한국사에 관해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가 있는데요


출제방침과 더불어 유형에 관한 설명 및


각 유형의 예비문항을 십수개 정도 담아놓은 자료입니다


이 자료에 나온 한 문제를 같이 풀어보면서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자료를 보아하니 장보고가 활약하던 시대이며


법화원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편지는 신라 후기에 관한 자료입니다


이걸 알아낸 다음에 선지 중에서 옳지 않은 것을 찾아보면


바로 ⑤번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기출문제를 분석하거나


앞으로 6월, 9월 모의고사 문제들을 분석하실때에는


선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반드시 하셔야할 텐데요


그렇다면 ⑤번은 왜 틀린 것일까에 대해 분석을 해봐야겠죠?




⑤번은 고려시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저 편지가 쓰여진 통일신라 하대에는 볼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어진 자료하고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해서


5번 선지 자체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무역항인 벽란도에서


당시 고려와 활발하게 교류하던 송나라에서 온 상인을 찾아보는게 어려운 건 아니니까요




바로 여기에 평가원 선지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선지들이라고 해도


그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는 부합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전에 선택과목 시절의 한국사 시험에도


이런 원칙이 적용되었었는지


실제 기출문제들을 통해 보여드릴게요




14학년도 수능 문제입니다


자료에 나온 그림들, 둘 다 어디서 많이 봤던 것들이죠?


왼쪽은 박신양의 라는 작품이고


오른쪽은 문근영이 그린 이라는 작품입니다...아저씨개그 죄송합니다;;


각각 김흥도와 신윤복이 그린 대표적인 풍속화 작품들인데요


그렇다면 자료들은 풍속화가 유행했던 조선 후기를 지칭하고 있는 셈이네요


따라서 선지 중에 옳지 않은 것, 즉 이 문제의 정답은 ④번이 되겠습니다


은 조선 초기에 세종대왕때 만들어진 역법서니까요




그럼 만약에, 제가 저 그림 자료들을 다 지우고


선지만 딱 가져다 놓고


발문에 단순하게  "다음 중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은?"


이라고 써놓은 문제를 출제한다면


절대로 아무도 정답을 맞추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문제가 구리다고 하면서 저를 완전히 구워삶으려 들겠죠



왜 그럴까요?


정답인 ④번을 포함한 저 선지들이


모두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 중에 역사적 사실이 아닌 걸 고르라는 건


정말 어불성설인거죠



그런데 모든 선지가 저렇게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저 기출문제에서 ④번 선지가 정답이 되는 이유는,


주어진 자료가 조선 후기를 지칭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④번은 조선 초기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두 문제는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제를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15학년도 수능 문제고요


주어진 자료는 바로 그 악명높은 을사늑약입니다


(참고로 이번 평가원 예비문항에 "을사늑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요

아마 앞으로는 수능이나 모평에서도 이렇게 표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을사늑약은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해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을사늑약에 "근거하여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고르라고 요구한


이 문제의 정답은 간도협약의 내용을 담은 ①번입니다


우리가 외교권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일제는 우리를 배제시키고 청나라와의 교섭을 통해


오랜 간도논쟁에 종지부를 찍어버렸고 간도를 청나라 영토로 인정하고서


청나라에게서 철도와 탄광에 관한 이권을 얻어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지들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일까요?


하나하나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②번에서 언급된 일제의 황무지 개간 요구는 역사적 사실이 맞습니다


우리의 애국계몽운동 단체였던 보안회가 이에 맞서 반대투쟁을 벌이기도 했었죠



③번은 제1차 한일협약으로 재정고문에 임명된 메가타가 주도한


화폐정리사업의 일환으로 벌어진 상황을 담고 있고요



④번은 이른바 '시마네현 고시'를 바탕으로


러일전쟁 중에 일제가 독도를 빼앗아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⑤번은 러일전쟁이 끝나면서 맺어진 포츠머스 강화조약의 내용이고요



따라서 정답인 ①번을 제외한 나머지 선지들도


모두 역사적 사실에는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있습니다


단지 을사늑약에 "근거하여 일어난" 일들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문제의 정답이 아닌 것뿐입니다




지금까지는 이 원칙이 적용된 대표적인 수능문제들을 살펴보셨는데요


이렇게 5개의 문장형 선지가 나오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ㄱㄴㄷㄹ유형에도 이 원칙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헬난이도 한국사 시대의 막을 내린


지난 16수능에 출제된 문제를 살펴볼게요





주어진 자료의 (가) 시기는 1920년대네요


당시 산미증식계획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오히려 대부분의 쌀 생산량이 일본으로 넘어가던 시절이라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는 쌀이 부족하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산미증식계획 시행에 필요한 비용들을 내야하던 지주들이


그 부담을 소작농들에게 떠넘기던 시절이기도 하고요


결국 자료에 부합하는 선지는 ㄱ,ㄷ으로


이 문제의 정답은 ②번이 됩니다



여기서 끝내면 나머지 두 선지들이 서운해할테니까


한 번 ㄴ,ㄹ번 선지들도  분석해보도록 할게요


일단 ㄴ번은 일본이 물자보급을 위해


중일전쟁 이후부터 시행했던 공출제도에 관한 설명이고요


ㄹ번은 30년대에 일제의 주도로 진행되었던 농촌진흥운동에 대한 설명입니다


둘 다 역사적 사실에는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단지 주어진 자료에서 지칭하는 1920년대와 맞지 않을 뿐이죠



다시 한 번 앞서 말했던 논지를 정리하자면


평가원 시험에서 "적절하지 않은" 선지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긴 하지만


주어진 자료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 또는 오답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수많은 기출문제들을 분석하면서 깨달은


평가원의 선지 구성 원칙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 원칙이 존재한다는 확신만 있었을 뿐이지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지난 며칠동안은 이 원칙에 대해 고찰해봤습니다


그리고 이 원칙을 지켜야만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고요



자, 그렇다면 왜 선지를 그렇게 구성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왜 모든 선지는 정답이든 오답이든


역사적 사실에는 무조건 부합해야하는 걸까요?


반대로 역사적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담고있는 선지를 만들어서 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요?



그런 문제를 출제하게 되면


그 문항에서는 자료와 발문의 존재가 무의미해지게 됩니다


이런 예시를 한 번 생각해보세요


발문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이라는 부분만 읽고


주어진 자료도 그냥 스킵하고 선지로 넘어가는데 1번 선지의 내용이


예를 들어 "태조 이성계가 백제를 건국했다"


라고 써있으면 누구나 그것만 보고 답을 툭 찍고 바로 넘어갈 겁니다


이렇게 되면 출제진들이 공들여서 만든 자료는


문제푸는데 전혀 쓸모가 없는 장식품으로 전락하게 되는 겁니다


'공간의 낭비'가 되는 거죠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영역은 주어진 자료를 해석하고


그 자료와 연계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핵심입니다


왜나면 대학에서도 자료조사와 연계된 학습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문제를 풀 때 발문의 뒷부분만 슬쩍 확인하면 되고


게다가 주어진 자료는 거들떠볼 필요도 없이


그냥 선지로 바로 내려가서 정답을 고를 수 있다면


그건 수능 출제 원칙에 어긋나는 문항이 되는 겁니다




이 원칙이 단순히 한국사뿐만이 아니라


다른 역사과목 문제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텐데요


실제로 제가 이 원칙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오히려 한국사가 아니라 세계사 기출분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사에서도 적용된 걸 확인하게 된 거고요




이건 15학년도 수능 세계사 기출문제입니다


나머지 선지들은 모두 자료에서 요구한 대로


산업혁명기 영국에서 일어났었던 사회개혁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①번에서 다룬 곡물법이라는 것은


수입되는 곡물에 높은 관세를 매기거나


아니면 수입 자체를 금지시키는 식으로 시행된 법이고요


산업혁명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정답이 되는 거죠


그러나 역사적 사실에는 부합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보시다시피 세계사에도 같은 선지 구성 원칙이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한국사와 같은 역사과목이니까요



그럼 이제 이 원칙에 대한 확신은 생겼는데,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냐?


이게 수능공부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저같은 경우 이 원칙을 알고나서 기출문제를 공부할 때 큰 효과를 봤습니다


선지들을 분석할 때 선지 자체의 부분적인 오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료와 연계해서 볼 때 그 선지가 맞지 않는 이유를 찾아내는 공부를 하게 된 거죠


실제 수능에서 문제를 풀 때에도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하니까요


수능의 본질에 맞게 자료와 연계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한 것이 문제풀이 시간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지의 지엽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자료와 어긋나는 부분들을 찾다보니까


문제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이 자연스레 단축되었고


그 결과 문제를 다 풀고 나서 남는 시간 동안


어려운 문제에 집중하거나 전체적으로 검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가원이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 과목의 선지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제가 멋대로 만들어낸 허구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거기에 딱 맞는 문제들만 선별해서 가져왔다는 의심이 드실 수도 있는데요


아마 실제로 기출공부를 해나가시다보면


그런 의심은 금발 풀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가원 출제원칙을 바탕으로 한 기출분석을 통해


한국사가 여러분들의 효자과목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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