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 [647779]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1-08 23:27:58
조회수 13,848

설사범 면접후기.txt (긴글주의, 난잡주의)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0571791

많은 분들이 이번에 서울대 사범대에 정시 원서를 넣으신 것 같은데,

정시에 갑작스레 '교직적성, 인성 면접'이 있어서 당황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제 친구 중에도 서울대 사범대에 원서를 넣고 면접 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니는 친구가 있던데,

제 경험으로는 그 정도까지 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특히나 면접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수시면 모를까, 수능 점수 100%에 가산점 부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면접은

더욱이 준비에 대한 부담과 선발 과정에서의 중요성이 덜할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한 번도 이런 형태의 면접을 보지 않은 분들은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무엇을 물어보는 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은 것 같아(특히나 교직적성 면접은 수시고 정시고 기출문제가 하나도 공개되지 않죠)

제 면접 경험을 되살려 글을 써보려고요 ㅎㅎ

전형이 다르긴 하지만, 정시 경험자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자, 서론이 길었네요. 본격적으로 제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저같은 경우에는 수시 일반전형이다 보니, 면접을 2개 봐요. 전공면접+교직적성 면접

전공부터 보는데, 나름 전공 열심히 대답한 것 같아 기분 좋게 교직적성 면접장으로 갔어요.

교직적성 면접에서는 기본적으로 교육과 관련된 칼럼 느낌의 제시문과 딸린 문제 3개를 줘요.

그리고 제시문 읽고 답변 준비하는 데 15분을 주더라고요. 답변은 별도로 주는 A4용지에만 적을 수 있고, 제시문과 문항지는 다시 제출해야 해요.

15분 동안 준비하고, 마음을 졸이면서 면접실로 들어가니 교수님 두 분이 앉아계시더라고요.

처음에 교수님께서 "전공은 잘 보고 오셨나요? 마음 편안하게 먹고, 자신이 학교를 다니면서 한 경험들과 느낌들 그대로 말씀해주세요." 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시니, 면접을 좀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면접의 시작은 당연히 제시문과 딸린 문제에 대한 질문인데, 준비시간동안 답변 생각하다보면 느끼시겠지만 '이걸 가지고 15분동안 면접을 볼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내용이 없어요. 전공지식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죠. 저도 딸린 문제에 대해서는 3분 정도밖에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 무엇으로 면접이 진행되느냐? 대답에 대한 추가질문과 피면접자의 생각,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유도질문으로 계속돼요. 이게 정말 면접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끝도 없이 쏟아지거든요.

저같은 경우에는 '매체를 통한 의사체험'이 글의 핵심 내용이었는데, 제가 문제점을 언급하자 문제점이 발생한 배경을 생각해보라고 하시고, 배경을 말씀드리니 그걸 바탕으로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 모델링을 해보라고 하시고, 뭐 다른 과목과의 연계 등등. 이렇게 질문해서, 이 학생이 얼마나 교육에 대해 고민해 보고, 교사로서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모든 질문이 제시문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XX(과목명)의 교육과정의 문제가 무엇이냐고 생각하느냐'라는, 제시문과는 관련 없는 질문도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평소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고 관련 활동도 많이 해 봐서 풍부하게 대답을 한 게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렇게 끝나지 않는 질문 공세를 버티다 보면 밖에서 '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리고, 그러면 면접이 끝나게 됩니다 ㅠㅠ

경험을 되살려서 쓰느라 글이 좀 난잡해진 감이 있긴 하네요;; 글을 정갈하게 쓰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ㅠ


마지막으로 면접 걱정하시는 분들께 몇가지 조언 해드릴게요.

1. 면접 준비한다고 최근 교육의 동향 이런거 억지로 찾아보지 마세요.

도움 안됩니다. 전 그런 거 하나도 안보고 갔어요. 관심이 있다보니 가끔 기사로 '음, 그런게 있구나' 정도? 정말 제시문은 최신 트렌드를 아느냐를 묻고자 하지 않아요. 그 자리에서 읽고 이해해도 될 정도로 쉽고 주변에서 접할만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니, 굳이 그런 노력 하지 마세요.

2. 전공과목의 특성 정도는 알고 가세요.

이거는 면접에서 물어볼 가능성이 많아요. 해당 교과교육에 대한 질문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공부를 하나도 안했더라도 면접에서 아무것도 몰라서 벙쪄있기 보다는, 뭐라도 알아보고 가세요. 시간 없으면 ㄴㅁ위키라도 한 번 읽고가세요. 안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거에요.

3. 그 동안의 학교생활, 공부 경험을 잘 떠올려보세요.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대답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올 때 진정성이 나타나고 듣는 사람도 그걸 느껴요. 일반적인 교육에 대한 질문이라면 학교생활의 전체적이고 폭넓은 경험으로부터, 교과교육학이라면 내신으로라도 해당 과목을 공부했던 경험으로부터.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 있잖아요? 교사의 지위라던가, 학교에서의 인터넷 매체 도입이라던가. 이런 것들에 대한 대답을 현학적으로 화려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되도록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진솔하게.

4. 예상 질문과 대답을 만들었는데 대답하는 과정에서 예시를 든다면 팩트는 확인하고 가세요.

이거, 잘못하면 망합니다 진짜로. 학교생활 등에서 뻥치는 건 문제가 안되는데, 고전 교육이론이라던가 이런거 쓰고 싶으시면 꼭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Polya의 문제 해결 4단계 이론을 내가 찾아보고 면접에서 활용하겠다! 했는데 면접가서 순서 헷갈리고 그러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나아요.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1. 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네요.


글은 이 정도로 마무리할게요.

많은 분들이 두서 없는 글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으실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두 분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혹시 질문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로 해주세요!

그리고 같은 단과대에서 뵜으면 좋겠네요 ㅎㅎ

다들 건승하세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