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준] 국어,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까?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16266276
안녕하세요~
국어는 흐른다, 송영준입니다.
11월 수능까지 참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강의를 듣고
기출을 분석하며
그 시간을 채워 나가겠죠.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1등급, 100점과 같은 결과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국어 영역을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까요?
...............................................
지난 시간에는 국어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 다뤘습니다.
국어 공부의 첫 단계에 대한 것이었죠.
(https://orbi.kr/00016227892 )
이번 시간은 국어 공부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얘기입니다.
수능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국어 공부의 끝을 설명하는 이유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기 위함입니다.
국어 공부의 마지막 단계는
'문제 공부'입니다.
문제를 공부한다? 무슨 뜻일까요?
...............................................
1등급, 100점은
우리가 찾은 정답의 갯수에 대한 것입니다.
만약 1컷이 90점이라면
90점 이상에 해당할 만큼 문제를 맞췄을 때
1등급을 받겠죠.
고통스러운 공부 속에서
결국 얻으려고 하는 것은
답을 찾는 실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문제의 답을 찾는 실력(문제 풀이 실력)과
글을 읽는 실력(독해력)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독해만 준비해서는
문제 풀이력을 보장할 수 없어요.
독해가 전부라 생각하는 학생이 많이 보입니다.
문제 풀이력과 독해력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예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
며칠 전에 발렌타인 데이가 있었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랑말랑한 생초콜릿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고 해 봅시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
요리 레시피를 검색해 본 일이 있을 거예요.
요리 레시피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우선 재료를 설명합니다
생초콜릿의 재료는 기본적으로
초코 덩어리, 생크림입니다.
버터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저는 버터까지 넣은 것을 선호하므로~
재료를 초코 덩어리, 생크림, 버터라고 하겠습니다.
마트가서 필요한 재료를 모두 사왔어요.
생초콜릿 만들기가 끝났나요?
아니죠
진짜 요리는 지금부터입니다. (본격 요리 칼럼..)
생크림을 끓입니다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초코 덩어리를 넣고
열심히 저어줍니다.
생크림과 초코의 비율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생크림을 많이 넣으면
생초콜릿이 잘 굳질 않기 때문이에요.
극단적인 경우에는
선물하러 가는 동안
녹아서 물처럼 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_=
온도도 주의해야 해요.
초콜릿을 녹일 때 너무 센 불에서 하면
초콜릿이 탄 것(?)처럼 딱딱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적당한 온도로 중탕하곤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녹인
초콜릿에 버터를 넣어 줍니다.
버터도 비율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초콜릿이 굳지 않을 수 있어요.
나머지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
수능에서 문제를 푸는 과정은
이러한 생초콜릿을 만드는 과정과 무척 비슷합니다.
쉬운 문제를 하나 살펴보죠.
<2018학년도 수능>
20.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청자를 명시적으로 설정하여 풍자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②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③ 시적 대상에 생명력을 부여하여 의지를 지닌 존재로 나타내고 있다.
④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자연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⑤ 반어적 어조를 활용하여 현실에 대한 비관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시험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이 문제의 답을 찾는 것입니다.
문제의 답은 생초콜릿에 해당합니다.
지문은요?
지문은 생초콜릿의 재료에 해당하겠죠.
지문의 정보를 활용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니까요.
마트에서 재료를 사왔다고 해서 요리가 끝난 것이 아니죠.
진짜 요리는 재료를 준비한 다음입니다.
마찬가지예요.
위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글입니다.
그런데 글을 잘 읽은 것은
재료를 잘 준비한 것뿐이에요.
초콜릿과 생크림을 어떤 비율로 섞을 것인지
어떤 온도로 녹일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습니다.
1번 문제를 봅시다.
문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문이요."가 아닙니다.
"(가)와 (나)이요."도 아닙니다.
20번이 묻는 것은 내용의 표현 방식입니다.
그런데 '내용의 표현 방식'이란 녀석은 흔히 말하는 '내용'과 방향이 다릅니다.
②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선택지의 '유사한 시구를 반복'했다는 것은
글쓴이가 내용을 어떻게 전달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유사한 시구를 반복합니다."라는 내용이 그대로 지문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죠.
지문에서
'사과가 빨갛다.'가 반복되면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고
'하늘이 푸르다.'가 반복돼도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 어떻든 유사하게 반복된다면 '유사한 시구의 반복'에 해당할 수 있어요.
이처럼 '내용'과 '내용의 표현 방식'은 다릅니다.
따라서 '내용의 표현 방식'은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죠.
............................................
20번을 풀기 위해
지문(재료)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내용의 표현 방식'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글을 읽을 때
보통 내용만 읽습니다.
주어진 글이
사랑에 관한 것인지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관한 것인지는 압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들로 20번의 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내용'을 읽는 것과 '내용의 표현 방식'을 읽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20번을 풀기 위해 글을 다시 읽습니다.
글을 다시 훑으며 '유사한 시구'가 반복되었는지를 찾는 것이죠.
'청자를 명시적으로 설정'했는지
'시적 대상에 생명력을 부여'했는지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했는지
'반어적 어조'를 활용했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은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인데
문제를 풀기 위해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이제 이런 의문이 들게 됩니다.
"그럼 내가 처음에 읽은 것은 뭐지?"
문제 해결 능력이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준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와 일치된 독해'
이것을 잡는 것이죠.
내용을 잘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에 맞게
글을 읽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 풀이와 독해가 분리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먼저 읽을지
문제를 먼저 읽을지
글의 중간에서 문제를 확인할지
다 끝나고 확인할지
주어진 문제는
무엇을 묻는지
어디에서 풀어야 하는지
선택지는 어떤 방식으로 정오를 판단해야 하는지 등
이것들은 문제 공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해 공부만으로는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
* 그냥 두 번 읽으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시간 때문입니다.
두 번, 세 번 읽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문제는 당연히 그렇게 해 주어야 합니다.
한 번에 풀 수 있는 문제를 두 번, 세 번에 걸쳐 푸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매번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습니다.
쓸데없는 부분에 시간을 쓰고 있으니까요.
시간 낭비입니다.
독해만 공부하는 것은
재료만 준비하고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요.
글을 잘 읽는 것은
풀이에 필요한 재료를 다듬은 것뿐입니다.
음식을 훨씬 맛있게 만드는 부분은 그 다음입니다.
............................................
여러분은 문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나요?
앞으로 11월까지의 공부 계획에
문제 공부가 포함되어 있나요?
시험은 독해력과 문제 풀이 능력을 모두 요구합니다.
따라서 문제 풀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독해력은 6평, 늦어도 9평 전에는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현장에서
단지 '열심히'했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을 너무나 많이 봤습니다.
똑똑하게 공부합시다.
...................................................
19학년도 수능 대비 '국어는 흐른다'가 곧 출판됩니다.
출판 기념 무료 면담을 진행 중이에요.
...................................................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러셀에서 보는 퀄(quel)모고 점수 이거 정상이냐? 4
국어 화작 73 수학 미적 92 영어 83 화1 45 생1 44 이거 맞냐?...
-
4월부터 다닐 것 같은데 다니시는ㄴ분 답변 부탁드려요ㅠㅠ HS반 여자 영역 빈자리...
-
우선선발반은 그대로 정규반 가는건가요??
-
잇올 질문좀요 0
오전 매니저 알바 해볼까 하는데 개인공부 가능? 일 빡센가요?
-
제가 이번 고2 11월 모의고사 3등급 나왔는데.. 윈터스쿨 다닐 계획이거든요...
-
러셀모고 시즌 1 시즌 2 있던데 둘다 현돌님께서 제작하신건가용?? 현돌님 덕분에...
-
러셀단과 의무수강 들었는데 제가 원하지 않는 단과를 들은 거여서 휴원하면서 단과 안...
-
러셀 단과 뭐야 0
인강으로 수업대체하면서 돈은 왜 그대로받아..?
-
학생들한테는 자습관 휴원문자랑 단과 정상운영문자 두개보내놓고 학부모님들 한테는 단과...
-
엌ㅋㅋ 그와중에 어림도없지 단과는 외부인도같이 정상 운영!
-
사실 분당러셀이 제일먼저 제일길게 휴원해야하는거아님? 26
상황인지가 안되나 설령 인지 못하더라도 시ㄷ 강대같은 대형 재종학원이 휴원결정하면...
-
언급도 안해주거보면 가는거겠죠? 내일빨간날인거 어제앎ㅋㅋ
-
바자관 안써도 메가대성프리미엄이랑 평가원 시험을 러셀에서 칠 수 있나요? 아니 사실...
-
남학생 전문이라 써져있긴한데 대표 사진에 여학생도 있길래 물어봄. 대기 걸어놓고...
-
담임 왤케 케바케임 ?? 옆담임은 맨날 애들 데리고 열띤 상담데주시는데 울 담임은...
-
러셀 단과 질문 2
저번에 ㅇㅇㅇ쌤 강의듣다 사정상 환불하고 이번에 파이널먼 들으려고 하는데 카운터에서...
-
재수의 장점 0
어떻게든 만들고 싶네요 1 내신 빠빠이 2 자습시간 만땅 3 ...
-
라고 썼지만 과연 대잔치는 열릴까요...ㅎ 아닐 것 같지만 이전 글은 독한...
-
뼈를 때려주세요 1
책상에 붙여놓고 나악해질 때 보게요.... 오르비 들어오면 안되는데 자고나서 자괴감...
-
러셀수면관리 2
안자거나 1시간 자거나인데 10분만 자야지 하고 일어나면 시간이 훅 가있는...
-
20살 21살 애들이랑 같이 학원 다니면 말 걸 상대가 없어서 아싸처럼 존버타려는...
-
저는 첨들어올때빼고는 딱히 학습가지고 상담한적이 없는거같네요. 플래너도 잘안쓰고.....
-
수업말고 다른건 어떤거 하나요?? 하이퍼 아직도 하나요?? 대치 빈칸이예요!
-
영통러셀 바자관 성적제한 3합3이 말이 되나요..? 7
어제 낮에 전화해봤는데 영통러셀 바자관 단과수강없이 다닐려면 3합3이여야한다는데...
-
재수학원 고민 12
이번에 재수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1월부터 시작하는 재수선행반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
강남에 추석특강들으러갈껀데 몇분전에 가야 앞자리 ㄱㄴ?
-
그거 자습관에서 보나요 오픈룸(강의실)에서 보나요?
-
1시반 수업인데용 아침일찍가서 한 9시부터 자습할수있는공간있나요?
-
대치러셀 이번주부터다니려구 온라인으로 접수했는데 타지역살아서 이런 큰학원...
-
이번주에 러셀 등록예정인데요 인터넷으로 미리 사진보니까 딱히 사물함은 없고 자기...
-
목동 분위기 좋나요? 고3이고 지방사는데 여름방학 한달동안 올라가서 단과 + 자습관...
-
음 공부는 혼자하는거랫는데 혼자하기엔 너무심심하고 외롭고 우울증걸려서...
-
지금 독재학원다니는 중인데 강남 대치 러셀로 6월달이후에 옮길생각 중...
-
러셀 자리가 좀 남는데 들어가게 됐는데. 자리는 앞 중간 맨뒤 웬만한데 다 고를수...
-
참.....대단하신 분인듯 또 댓보니까 말들이 다양하든데
-
저 러셀 다니는데 솔직히 집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못하고 인강도 듣는거 다...
-
좀 걱정을 많이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친목도 없고... 엄청 깨끗하네요! 급식은...
-
근처에 문방구 없나요...? 제가 지방에 살다와서...
-
메가 러셀 1
메가 러셀 1월 1일 개강반 처음가는데 수강증 인쇄해서 가야 되나요?? 안내문자도 안오네요..
-
대치 러셀 ㄱㅁㅊ ㅎㄷㄷ 하네요. 부들부들..+국어인강 추천좀.. 1
이분이 국어계의 전설이라고 하셔서 내년 겨울부터 현강커리 타려고 아직 11월도...
-
러셀 현강 1
제가 강민철 선생님 현강 들을 계획이였는데 오늘 주말 오전반 나오자마자 학원 온라인...
-
안녕하세요 강사 유대종입니다. 저는, 지난 8월 12일 공개 특강 때 오신...
-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데 무엇 좀 급하게 알고 싶어서 그래요... 쪽지 주실...
ㄱㄷㅇ : 국어는 독해력이지... 문제 푸는 스킬은 개나 줘버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