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2018년) 수능 국어 42번 - 출제오류 이의제기 '복수정답'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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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다른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댓글로 남겨주세요.
※ 아래 내용을 출제기관 이의신청 게시판을 통해서 이의제기했습니다.
이 게시판 46번글에서 42번 문항의 복수정답 가능성을 최초로 제기한 이해황입니다. 문제제기 후 이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피드백을 얻었습니다. 이를 취합하여 이의신청을 아래와 같이 보완했습니다. (이 게시판을 살펴보면, 이제는 지문이나 자체를 부정하는 의견도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출제기관의 입장을 자비롭게 해석하더라도, 역시 출제오류임을 이 이의신청 글에서 논증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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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
2019학년도 수능 국어 42번 에 제시된 ‘반대 관계’에 대한 설명은 전칭명제의 존재함축을 인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③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경로가 존재한다. 따라서 ④와 더불어 ③도 복수정답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참조문헌]
· 문영진·민병곤·유영희(2004), 『언어영역 출제매뉴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손병홍(2008), 『논리학』, 장서원.
· 윌리엄 닐·마사 닐, 박우석·배선복·송하석·최원배 역(2015), 『논리학의 역사1』, 한길사.
· 이병덕(2013), 『논리적 추론과 증명』, 이제이북스.
· 이영의·최원배·여영서·박일호(2018), 『입증』, 서광사.
· 정해창(2011), 『고등학교 생활과 논리』, 교학사.
[참조문항]
· 2007년 입법고시 PSAT 상황판단 가책형 37번
·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홀수형 17번 (수능 최초 복수정답 문항)
[이유]
1. 문제 이해
지문과 에 제시된 개념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계이다.(기호 ‘~’은 부정을 나타낸다.)“
2)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다.”
3) “셋째는 가능세계의 완결성이다. 어느 세계에서든 임의의 명제 P에 해 “P이거나 ~P이다.”라는 배중률이 성립한다. 즉 P와 ~P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것이다.”
4) “명제 “모든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는 반대 관계이다. 이 말은, 두 명제 다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지만, 둘 하나만 참이거나 둘 다 거짓인 것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1)~3)은 지문에, 4)는 에 제시된 내용이다. 1)과 4)에 대해 좀 더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간결한 논의를 위해 42번 문항에 제시된 정언명제를 아래와 같이 기호로 나타내기로 하자.
A: 모든 학생은 연필을 쓴다.
E: 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
I: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
O: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
이는 논리학에서 정언명제의 네 유형을 분류할 때 사용하는 기호를 그대로 대응시킨 것이다. 즉, A는 전칭긍정 명제, E는 전칭부정 명제, I는 특칭긍정 명제, O는 특칭부정 명제를 나타낸다.
이때 I와 모순관계인 진술은 E이고, O와 모순 관계인 진술은 A이다. 또한 A와 E는 에서 설명했듯 반대 관계이고, 이렇게 전칭명제의 적용사례가 존재하는 입장에 따르면 A는 I를 논리적으로 함축하고, 또한 E는 O를 논리적으로 함축한다. 그리고 I와 O는 동시에 참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거짓일 수 없는 소반대 관계이다.
EBS를 비롯하여 사설업체의 해설강의를 살펴본 결과, 1)에서 P와 P의 부정인 ~P가 모순관계라는 것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의 부정은 엄밀한 부정이다. ‘모든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는 모순관계가 아니므로, P와 ~P로 기호화할 수 없다.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들조차 이러한 오류를 저지른다는 것이 아쉽지만, 이런 분들조차 이해가 어렵고 헷갈릴 정도의 지문이라면 과연 학생들을 평가하는 용도로 적절한 난이도였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는 정언명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으로서, 존재함축을 인정하는 고전논리학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참조문헌에서 언급한 『논리학의 역사1』 140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러한 용어[소반대대당 관계]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고 또 소반대대당관계는 동시에 참일 수는 있지만 동시에 거짓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그가 반대대당 관계의 모순으로 그 개념들을 서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또한 각 전칭진술은 자신의 대소 관계에 있는 특칭진술들을 함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논리학에서는 전칭명제의 존재함축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참조문헌에서 언급한 『논리학』 236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인 부울(G. Boole)은 존재함축을 갖지 않는 전칭명제들을 고려하여 정언명제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창안하였다. 부울의 해석에 따르면 정언명제들 중 전칭명제들은 존재함축을 갖지 않으며 주어가 지시하는 집합이 원소가 없는 공집합인 경우 그 전칭명제는 참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이유로 참조문헌에서 언급한 『논리적 추론과 증명』 46쪽에는 다음과 같이 정언명제 간 관계를 설명한다.
“(3) 주어가 지시하는 그 무엇이 존재할 경우에 (A) 진술과 (E) 진술은 반대 관계이다.
(4) 주어가 가리키는 그 무엇이 존재할 경우에 (A) 진술은 (I) 진술을 논리적으로 함축하고, 또한 (E) 진술은 (O) 진술을 논리적으로 함축한다.”
같은 책 47쪽에 다음과 같이 부연된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전칭 명제가 반드시 존재함축(existential import)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어떤 군사시설의 울타리에 붙어 있다고 생각해보자. ‘모든 침입자들은 처벌될 것이다.’ 이 명제가 말해 주는 것은, ‘어떤 사람이 이 시설을 침입한다면 그 사람이 처벌된다는 것이지, 반드시 어떤 침입자가 실제로 존재함을 함축하지 않는다. (중략) 주어가 가리키는 그 무엇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모든 A들은 B이다’와 ‘어느 A도 B가 아니다’는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이처럼 전칭명제를 바라보는 고전논리학과 현대논리학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법학적성시험(LEET)의 경우 ‘학생이 적어도 한 명 이상 존재한다’ 같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조건조차 명시하곤 한다. 하지만, 참조문항에서 언급한 2007년 입법고시 PSAT 상황판단 가책형 37번처럼 수험생이 눈치껏 알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전칭명제 간 반대관계를 인정하기 때문에, 전칭명제의 적용사례가 존재한다는 고전논리학의 입장을 따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이러한 내용은 『고등학교 생활과 논리』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 A-I, E-O의 관계
A 명제 "모든 과학자는 철학자이다"가 참이면 I 명제 "어떤 과학자는 철학자이다"도 참이다. 마찬가지로 E 명제가 참이면 O 명제도 참이 된다. 그러나 A 명제가 거짓이면 I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E 명제가 거짓이면 O 명제의 참, 거짓은 확인할 수 없다.
I 명제 "어떤 과학자는 철학자이다"가 참인 경우, 그것이 A 명제 "모든 과학자는 철학자이다"가 참이 되는 것을 보증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O 명제가 참일 때 E 명제의 참 거짓은 결정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A-I, E-O의 관계를 대소 대당(大小對當 subalternation)’ 의 관계라고한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I 명제 "어떤 과학자는 철학자이다"가 거짓일 경우 A 명제는 거짓이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O 명제가 거짓일 경우 E 명제도 거짓이 된다."(『고등학교 생활과 논리』 79쪽)
"대당 관계는 정언 명제가 모두 존재적 의미를 갖는다는 전제 하에서 논의된다. 그러나 불의 주장처럼 존재적 의미를 일괄적으로 전제하지 않고 I 명제와 O 명제에만 국한시킨다면 위의 대당 관계 중 어느 부분은 타당하지 않게 된다. 만일 I 명제와 O 명제가 존재적 의미를 갖는다면 이들은 둘 다 거짓이 될 수 있다. 즉, "어떤 화성인은 호전적이다"와 "어떤 화성인은 호전적이 아니다"라는 명제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화성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실제로는 화성인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둘 다 거짓이다. I 명제와 O 명제가 모두 거짓이 되면 이들의 소반대 대당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I 명제와 O 명제가 거짓이면 모순 대당의 관계에 의하여 E 명제와 A 명제는 둘 다 참이 된다. 따라서 A 명제와 E 명제의 반대 대당 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A 명제와 E 명제가 참인데 I 명제와 O 명제가 거짓이므로 대소 대당의 관계도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A 명제와 O 명제, E 명제와 I 명제의 모순 대당의 관계만 타당한 것으로 남는다.
고전 논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불의 해석은 명제들의 논리적 관계가 존재 문제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수용될 수 없다."(『고등학교 생활과 논리』 82쪽)
2. 다툼의 대상
42번의 선지 ③ “가능세계의 완결성에 따르면, 어느 세계에서든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 하나는 반드시 참이겠군.”이 적절한지 여부이다.
3. 이의신청 이유
해당 문항의 정답은 ④로 발표되었다. 즉, 출제기관은 ③을 포함한 나머지 선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③이 정답이 되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경로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선지 ③은 쉼표를 기준으로 “가능세계의 완결성(=배중률)에 따르면”(이하 α)과 “어느 세계에서든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 하나는 반드시 참이겠군.”(이하 β)로 구분된다.
출제자는 β에 제시된 I와 O가 모순관계가 아니므로, α를 충족하지 못하여 ③이 틀렸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I와 O를 모순관계로 착각하여, 매력적인 오답인 ③을 선택하도록 기대했던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2018년 11월 18일 오후 1시 기준 메가스터디 집계에 따르면, 42번은 이번 수능 국어영역에서 학생들이 두 번째로 많이 틀린 문항이다. ④를 선택한 학생만큼이나 ③을 선택한 학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가 수험생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I와 O를 모순관계로 착각하지 않았음에도 ③을 틀린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학생들의 사고과정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지문과 에 따라 ③을 반드시 참으로 판단할 수 있는 타당한 경로가 존재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ㄱ. α에 따라, I와 E는 모순관계다.
ㄴ. 따라서 배중률에 의해 어느 세계에서든 I와 E 하나는 반드시 참이다.
ㄷ. 만약 I가 참인 경우 I와 O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다. (∵선언지 도입)
ㄹ. 만약 E가 참인 경우 E는 O를 함축하므로 O가 참이다.
ㅁ. O가 참인 경우 I와 O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다. (∵선언지 도입)
ㅂ. 결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세계에서 I와 O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므로 β는 참이다. (∵양도논법)
이처럼 α를 전제로 β가 타당하게 도출되므로 ③은 적절한 이해로 볼 수 있다. 출제과정에서 오답지 검토시 “관점에 따라서 정답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언어영역 출제매뉴얼』)를 면밀히 따져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서 이러한 판단과정을 거친 학생은 ③을 표면적으로만 살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술 간 관계를 깊게 사고한 학생이다. 아마 이 문항에 [3점]을 배점하며 출제자가 점수를 주고 싶었던 학생은 바로 이런 학생일 것이다.
“문항당 점수는 교육내용 상 중요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사고력 수준, 난이도, 문제 해결 시 간, 변별력 등을 고려하여 1점, 2점, 3점 등으로 차등 배점한다.”(『언어영역 출제매뉴얼』)
물론 선지의 I와 O를 모순관계로 오판하여 ③을 선택한 학생도 많겠지만, 이를 선별하여 구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볼 때 논리적으로 ③이 타당하게 도출되므로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문항을 무효처리하는 것도 출제기관으로서는 고려해 볼 만하다.
4. 예상되는 반론
(1) ③의 I와 O는 모순관계가 아니므로 α를 만족하지 못한다.
반박: α는 선지에 제시된 I와 O가 모순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α가 만족되었는지 여부는 α를 전제로 추론하였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앞서 제시한 논증의 ㄱ을 보면 α를 만족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2) ③의 I와 O는 학생이 존재하지 않는 가능세계에서는 동시에 거짓이 된다. 따라서 β를 만족하지 못한다.
반박: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필연적으로 문제가 오류라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적대로, 특칭명제인 I와 O는 존재함축을 가지므로, 학생이 존재하지 않는 가능세계에서는 I와 O가 동시에 거짓이 된다. 그렇다면 배중률에 의해, A와 E가 동시에 참이 된다. 왜냐하면 I가 거짓이면 이와 모순 관계인 E가 참일 수밖에 없고, O가 거짓이면 이와 모순 관계인 A가 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에서 A와 E "두 명제 다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지만"이 논리적으로 틀린 설명이 된다. (이에 대한 논증은 앞서 인용한 『고등학교 생활과 논리』 82쪽에 소개되어 있다.) 따라서 학생이 0명일 때 I와 O가 동시에 거짓이 된다고 주장하려면, 동시에 공허한 참(vacuous truth)에 의해 에 제시된 예문이 반대관계가 아니라 양립가능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형식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고전논리학에서 특칭긍정 명제와 특칭부정 명제를 왜 동시에 거짓일 수 없는 '소반대 관계'라고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 42번 발문은 를 이해하는 것인데, ③은 를 이해한 내용이 아니다.
반박: 만약 가 없었다면, 오히려 ③이 틀렸음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오히려 를 깊게 이해했기 때문에 정답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는 것이다. 에서 A와 E가 반대관계임을, 즉 A와 E가 동시에 참인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은 전칭명제 A와 E가 존재함축을 가진다는 해석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앞서 제시한 논증의 ㄹ로 표현되었다. 즉, A가 I를 함축하고, E가 O를 함축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에 있다. 만약 이러한 근거를 부정하려면, 공허한 참(vacuous truth)에 의해 에 제시된 예문이 반대관계가 아니라 양립가능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일관성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4) 이 이의제기는 고교과정을 넘는 논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지문과 만으로 ③을 정답으로 추론할 수는 없다.
반박: 이의제기의 핵심은 앞서 제시한 논증 ㄱ~ㅂ을 통해 ③이 정답으로 추론된다는 것이다. 이 논증을 찬찬히 살펴보시면 상식적 추론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고전논리학이나 현대논리학에 대한 사전지식이 개입되지도 않았다. 지문과 로부터 논증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런 이의제기를 하게 된 계기 자체가 ㄱ~ㅂ처럼 생각해서 시험장에서 ③을 틀린 학생들의 질문이다. 이를 면밀히 검토해보다가 출제오류임을 발견했다. 현대논리학이니 고전논리학이니 몰라도 전혀 상관없다. 다만, ㄱ~ㅂ만 덜렁 제시하면 출제기관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않을까봐, 이렇게 길어졌을 뿐이다.
(5) 는 존재함축을 가정한 것일 뿐, 주장한 것이 아니다.
반박: 이에 대해서는 참조문헌에서 언급한 『입증』 70쪽을 인용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앞서 본 기호논리학의 표기법을 이용한다면, 두 입장[(아리스토텔레스에서 유래하는) 전통 논리학과 현대 논리학]의 차이를 분명하게 할 수 있다. 먼저 존재 함축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현대적 해석은 (가)[모든 S는 P이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나) 어떤 것이든 그것이 S라면 그것이 P이다. (x)(Sx→Px)
반면 존재 함축을 갖는다고 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해석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가)를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다) 어떤 것이든 그것이 S라면 그것은 P이고, S인 것이 존재한다. (x)(Sx→Px)&(∃x)Sx
(나)와 달리 (다)에는 S가 존재한다는 것((즉 ‘(∃x)Sx‘)이 주장의 일부로 들어 있다.”
5. 참조문항
5-1. 2007년 입법고시 PSAT 상황판단 가책형 37번
다음 의 명제 사이의 관계에 대해 타당한 추리를 한 사람들을 모두 고른 것은?
ㄱ:모든 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다.
ㄴ:모든 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지 않다.
ㄷ:어떤 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다.
ㄹ:어떤 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지 않다.
갑:ㄱ이 참이면, ㄷ은 무조건 참이지만, ㄷ이 참일 경우 ㄱ에 대해서는 참 또는 거짓을 확정으로 결정할 수 없다. 반면에 ㄱ이 거짓일 경우 ㄷ에 대해서는 참 또는 거짓을 확정적으로 결정할 수 없지만, ㄷ이 거짓일 경우 ㄱ은 무조건 거짓이다.
을:ㄱ이 참이면 ㄹ은 거짓이고, ㄱ이 거짓이면 ㄹ은 참이다. 그리고 ㄹ이 참이면 ㄱ은 거짓이고 ㄹ이 거짓이면 ㄱ은 참이다.
병:ㄱ과 ㄴ은 양 판단이 동시에 거짓은 될 수 있지만 양 판단이 동시에 참은 될 수 없다.
정:ㄷ이 참일 경우 ㄹ은 참과 거짓 양 값을 다 가질 수 있지만, ㄷ이 거짓일 경우 ㄹ은 항상 참이다. 그리고 ㄹ이 참일 경우 ㄷ은 항상 거짓이며 ㄹ이 거짓일 경우 ㄷ은 항상 참이다.
무:ㄴ과 ㄹ의 관계에 대해서는 ㄱ과 ㄷ의 관계에 대한 갑의 추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ㄴ과 ㄷ의 관계에 대해서는 ㄱ과 ㄹ의 관계에 대한 을의 추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① 갑 ② 갑, 을 ③ 갑, 을, 병 ④ 갑, 을, 병, 정 ⑤ 갑, 을, 병, 무
이 문항은 정언명제 간 관계를 묻고 있는데, 고전논리학과 현대논리학 중 어떤 관점을 따르는지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다만, 모든 선지에 ‘갑’을 넣음으로써 존재함축을 인정하는 고전논리학의 관점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제시하였다. 갑의 추리 중 첫 번째 문장 ‘ㄱ이 참이면, ㄷ은 무조건 참이지만’은 필자가 이의신청 이유에서 사용한 전제 “ㄹ. 만약 E가 참인 경우 E는 O를 함축하므로 O가 참이다.”에 그대로 대응되는 것이다.
5-2.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홀수형 17번 (복수정답)
(가)의 ㉠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을 에서 고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미궁으로 들어가 비밀의 방에 이르고자 한다. 비밀의 방에는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있다. 미궁을 통과하는 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번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미궁으로 들어가는 문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고 열리는 문이다. 테세우스는 미궁의 문을 찾아 실 끝을 미궁의 문설주에 묶어 놓은 뒤 자신의 예지와 본능으로 미로를 더듬어 비밀의 방에 이른다. 테세우스는 괴물을 죽인 후 실을 따라 무사히 밖으로 나온다. 이 ‘미궁의 신화’는 문학 예술 작품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① 테세우스 ② 미노타우로스 ③ 미궁의 문 ④ 비밀의 방 ⑤ 실
수능 사상 최초로 복수정답이 인정된 문항이다. 이 문항은 42번 문항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검토시 반드시 상기되어야 할 문항이기에 언급한다. 출제기관에서 처음 발표한 정답은 ③이었으나, 이후 ⑤가 정답이 되는 경로가 인정되어 복수정답으로 인정되었다.
필자는 42번도 같은 이유로 복수정답으로 인정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관점에 따라서 정답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언어영역 출제매뉴얼』)에 따라, 이의제기한 42번 문항은 ③도 정답이 되는 경로가 형식적으로 타당하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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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포퍼콰인압살가능?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시네요 기술자님! 내일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저 혹시 질문 하나만 드려도될까요?
어떤 질문이신가요 ?
감사합니다
명쾌하네요
가채점 보니까 3번을 골랐지만, 어떻게 풀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네요 ㅠ
와 3번 고른거 같은데 왜틀렸는지 모르겠네 ㅋㅋㅋㅋ
형... 그거 건의하는 김에 화작문 낸 교수리스트좀 보내달라고 해줘..
ㄹㅇ루 3번 ㅠ
3번2번 고민하다가 2번이 더 확실한거같아서 2번햇는데ㅠㅠㅠ
제발 3버뉴ㅠ
본문에서의 배중률은 p와 ~p 둘 중 하나는 참이다라는 것을 말했던 것 같은데, 단순하게 봤을 때 보기에서의 두 명제를 p와 ~p의 관계로 볼 수 없기 때문 아닐까요..? 전 3번 했습니다 ㅠ
네, 단순하게 보면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본문에서 언급했습니다.
뜬금없지만 독해강화도구 3가지 정말 좋은 책이라고 느낍니다.
한국 교재중에 literacy나 그것을 구성하는 인지적 요소들에 대해 잘 다루고 있는 교재가 극히 드문데,
기술자 군님께서 좋은 책 한권 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혹시 그걸 기반으로 인강이나 다른 컨텐츠를 확장해보실 생각은 없나요..?
뜬금없이 감사합니다. ㅋ 이미 책에 할 말을 다 써놔서 따로 강의할 생각은 없습니다. 누군가 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죠.
현행 수능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것에 비해.. 고1 고2 교육과정... 이나 전반적인 교육과정내에 독해에 관한 교육이 이뤄지는게 없는편이라.. 독해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참 답답합니다. 고3때만 가르쳐서는 습관으로 만들어주기가 참 어렵더군요..
독해력만큼이나 어휘력도 절박한 상황이죠. 유튜브만 끊어도 좀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ㅋ
정성추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는 모순관계입니다. 따라서 가능세계의 완결성(배중률)에 따르면, 어느 세계에서든 (1)“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가 참이거나, 이를 부정한 (2)“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 중 하나는 반드시 참입니다. 배중률에 따라 제3의 가능성은 없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도 연필을 쓰지 않는다.”는 모순관계입니다.
이 내용은 동의합니다만 3번 선택지 보시면 조사가 '도'가 아니라 '은'인데요,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는 모순 관계가 아니지 않나요? 연필을 쓰는 제 친구랑 연필을 안 쓰는 제가 있다면 두 진술이 모두 참이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3번 선택지는 오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완결성과 무관한 것 같습니다
제가 대신 답글 달아도 될까요?
우선 두 명제는 모순 관계가 아닙니다, 현대논리학에서는요. 다만 제시하신 예시는, 두 명제가 모두 참이면 둘 중 하나가 참이니까 반례가 아닙니다.
반례가 어느 경우에서 생기느냐 하면 학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대전제로 할 때 생기는데, 42번 문제의 보기에 따르면 학생이 존재하는 것이 대전제인 세계(글에서 언급한 존재함축입니다.)에서 논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논리학의 관점에서 두 명제가 모순 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렵네요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
두 진술이 현대논리학 관점에서는 모순이 아니고
전통논리학 관점에서는 모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나요?
정확합니다.
그리고 추가하자면 보기의 진술이 전통논리학의 진술인 것이고요.
보기의 진술이 현대논리학 관점인 지 전통논리학 관점인 지를 수험생이 판단할 수 있을까요??
힘들다고 봅니다. 아마도 3번 찍으신 분들 중 학생이 존재하는지 부재하는지는 생각 않고 그냥 읽어 보니 맞는 것 같네 하고 선택하신 분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저같은 수험생이 볼 때
'3번의 두 진술이 전통논리학의 관점에서 모순 관계라고도 볼 수 있다'
'보기의 진술은 전통논리학의 관점이다'
이런 생각은 절대 못하지 않나 싶네요
그냥 딱 봤을 때 모순 아니니까 완결성이랑 무관하므로 3번이 틀렸다고 판단하는 게 수험생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요
일단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시험장에서 맞혔기 때문에
복수정답 인정 안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동감합니다.. 전통논리학인지 현대논리학인지 수험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전문적인 지식을 들고 오셔서 문제 오류다라고 주장하시는데... 수능 국어는 독해력을 판단하는거지 논리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진 않는다고 봅니다..
만약 이 문제가 정말로 오류로 판명난다면 지금까지 수능에 나온 모든 과학 지문은 오류라고 생각되네요... 그런식이라면 올해 31번도 오류겠고요
아 4번 선택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ㅋㅋㅋ
(저는 수능 보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3번 선지가 틀렸다면 현대논리학 때문에 틀린 것이 아니라 완결성과 무관하므로 틀렸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마치 5번 선지가 일관성과 무관하기 때문에 틀린 것처럼요.
논리학만 생각하느라 "완결성에 따르면"이라는 앞말을 지나쳤네요. 다시 보니 틀린 선지 같기도 합니다...
지문에서 모순 관계를 확고히 정의해 주고 넘어갑니다.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쓴다. 와 어떤 학생은 연필을 쓰지 않는다. 는 둘다 참인 경우가 가능합니다.
2명의 학생 중 하나는 연필을 쓰고, 하나는 연필을 쓰지 않을 때 처럼요.
완결성은 두 문장이 모순 관계일때만 사용할 수 있는 원칙이므로 3번은 틀렸습니다.
네, 그리고 동시에 거짓도 가능한 관계죠. 이를 부정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경로를 조금만 바꾸면 모순 개념을 이용해 선지 3이 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설명해주실수 있을까요? 어떤 걸 말하시려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간 논의를 반영하여 본문을 보충하였습니다. 어떤 항목의 무엇이 이해가 안 되시는지 말씀해주시면 부연하겠습니다.
뭔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3번의 두 명제는 반대 관계이지만, 두 명제 중 하나가 참인 것은 맞다.
이 두 명제 중 하나가 참이라는 걸 논증하는 데 I와 E가 모순 관계임을 활용할 수 있고, 또는 활용해야만 한다.
따라서, 3번이 참임을 논증하는데 배중률이 사용되었으므로, 배중률에 따라 3번이 참이라는 선지는 정답일 수 있다.
이 말이시죠?
와... 그렇게 보면 오류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논리가 건너건너 가는 것 같아요. 다만 부적절한 문제임은 맞네요. 배중률에 따르면.. 이라는 말이 너무 애매한 표현이라서 벌어진 문제 같아요. 물론 위와 같은 문제 없이 3번 내용의 선지를 만들기는 불가능할것 같긴해요.
솔직히 이건 평가원의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일 같아요.
그냥 3번의 두 문장을 완전 틀린 걸 골라서 '둘 중에 하나가 무조건 참이 아님.' 의 상황을 만들었으면 그냥 잘 끝났을 거고 지금까지 수능이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둘 중에 하나가 참인 건 맞아. 근데 '배중률에 따르면' 이라는 말을 넣어서 3번 고른 학생들을 낚아야지.' 하는 과욕을 부려서 이 사단이 난듯 싶네요.
3번의 두 명제는 반대관계가 아닙니다. 논리의 타당성은 저뿐만 아니라 분석철학에 관심있는 분 두 분이 검토도 해주셨습니다. 어떤 부분이 비약으로 느껴지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논리에 비약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반대관계라고 쓴건 제가 실수했네요 순간적으로.
소반대관계 맞죠?
문제가 오류임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예상되는 반론4에 고교과정이 넘는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을 추가했습니다. 나름의 유머인데 웃음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ㅠㅠ3번맞아야 인생이바뀌는데
평가원 특유의 권위성을 생각해봤을때 이런 류의 오류는 절대 인정 안될것같음ㅠㅠ
오 저고 3번해서. 틀렸어요!!! 복수정답 인정되면 좋겠네요
아조씨 회색눈알은 뭔가요 ㅠ
아재의 흔적입니다..ㅎ
회색눈알 신기해서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읽어봐야겠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