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할 때의 땀 한 방울은, 실전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
게시글 주소: https://i9.orbi.kr/00037322594
오늘 주제는 제 글을 오랫동안 보아온 수험생들이라면 정말 지겹다고 느낄 수 있을듯 합니다. 사실 여태 전 거의 같은 말을 서로 다른 표현, 다른 예시를 들어 설명해왔을 뿐입니다. 전쟁사, 역사, 시사, 철학, 법학 등등 정말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예시로 들고왔지만, 보통 이야기하는 주제는 같았습니다.
사실 수능 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의미를 서로 다른 표현으로 조금씩 변형해서 낼 뿐이지, 완전히 새로운 주제나 의미를 내기 힘듭니다. 그랬다간 치열한 소송전에 휘말릴 것이니까요. 문학이 특히 이러한 성향이 강하고, 비문학 지문에서도 같은 주제를 의미하는 다양한 표현을 쓸 뿐입니다. 그것을 잘 캐치만 한다면 어려운 비문학 지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론이 또 길었네요. 곧장 제목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https://democracy.seoul.go.kr/front/freeSuggest/view.do?sn=182936&searchUseYn=Y&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2=1&searchCondition3=&searchKeyword=&sRegDateS=&sRegDateE=&sKind=M&pageIndex=1&sSuggest_divi=&suggestask_sn=
저도 한창 수험생일 때, 학원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자주 들었습니다. "훈련은 최대한 실전같이 해야지 나중에 실전에서 피보지 않는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6,9평 말고도 사설 모의고사나 교육청 모의고사를 많이 치르는 이유도 결국 이런 이유겠죠.
실제 전쟁에서도 '훈련 때의 땀 한 방울은 곧 실제 전쟁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저는 지난 여러 편의 글에서 과거 제 수학 성적이 '5등급' 이었음을 말씀드려왔습니다. 당시 5등급이던 수학 실력은 정말 5등급에 걸맞는, 잘못된 방법으로 수학을 공부하던 저에게 딱 알맞는 대가였습니다.
우선 평소에 개념이나 기출 문제 공부를 거의 안했습니다. 그러고선 항상 수학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한 15번까지는 그냥 알음알음 풀고 조금만 난이도가 있는 문제라던지, 개념을 모르면 아예 접근을 못하는 문제가 나오면 시험 시간때 "이걸 어떻게 풀지...."하고 고민하다가 남은 시간을 다 날려먹었었습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재수 학원에서도 이런 태도를 가진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더군요. 평소에는 공부를 안하다가, 항상 모의고사를 풀때 시험 시간에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었습니다. 저도 그런 친구들 중 한 명이었고요.
간단히 말해서 뭐다? 평소 훈련때 실전처럼 문제를 푸는 연습을 안해두니까, 막상 실전에 들어가서 모의고사를 풀면 어버버 하다가 시간을 다 낭비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낭비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남들은 실전처럼 훈련해서 빠르게 풀어제끼고 있는데.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8010912161
만약 전쟁 발생 전 마치 실제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훈련을 많이 받은 군인들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훈련할 때마다 지휘관을 많이 원망했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빡세게 하냐, 실제 전쟁이 터진 것도 아닌데. 좀 쉬엄쉬엄하자" 라는 불평을 할 법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지휘관들은 일선 병사들에게 훈련 시에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터지고 나면, 그렇게 빡센 훈련을 거친 병사들은 과거 자신들을 훈련시켜준 그 지휘관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그때 그 순간에는 힘들었지만, 그 덕에 지금 실제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요.
때문에 훈련에서의 땀 한 방울은 곧 실제 전쟁에서 흘릴 피 한 방울을 대신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훈련에서 실제 일어날법한 다양한 상황을 미리 체득하고 연습해둔 병사들은, 전쟁이라는 긴박하고 급박한 순간 당황하지 않고 정확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능 시험들에 제한시간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딱히 자습시간에 열심히 여러 유형의 문제를 미리 풀어볼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시험이 닥치면 그때부터 고민하면 됬었을 테니까요. 그러나 수능은 '미리 준비된 학생'이라는 전제를 깔고 제한시간을 걸어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약 여러분이 1등급 정도를 노리려면, 전광석화처럼 문제를 풀지는 못할지언정 쓸데없는 문제에서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즉, 전쟁에서 훈련이 있듯이 시험 전에 연습하는 것은 시험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돌발상황, 여러가지 유형에 대해 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습시간에 그런 유형에 대한 고민을 안하고 편하게 시간을 보냈었다면, 시험 당일날 정말 피똥을 쌀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자습 시간에 다양한 유형을 미리 겪었으며 각 유형에 대한 대비, 준비가 되어있다면, 시험시간에 문제를 보자마자 콧방귀를 뀌고 바로 풀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습시간때 고생한만큼, 시험 당일에는 편할 것입니다. 시험 시간은 편안하게 여러분이 준비한 내용을 아낌없이 토해내는 시간이지, 새로운 유형에 막혀서 고민을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거꾸로 자습 시간을 편하게 보내고, 시험 시간에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저도 그랬었고요.
주객전도입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이죠. 그러니 여러분인 오늘 제가 쓴 제목의 말을 명심하면서 공부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https://orbi.kr/00028148901 - 20편 중립과 군사력
https://orbi.kr/00028250151 - 21편 장전과 방아쇠
https://orbi.kr/00028339193 - 번외편 음식
https://orbi.kr/00028397136 - 번외편 잠수함
https://orbi.kr/00028594440 - 22편 단순함과 효율
https://orbi.kr/00028616772 - 23편 준비
https://orbi.kr/00028633462 - 번외편 기업가정신
https://orbi.kr/00028751436 - 번외편 단수와 보급
https://orbi.kr/00028918449 - 24편 자율성과 민주주의
https://orbi.kr/00028929569 - 25편 경험과 실패
https://orbi.kr/00028954207 - 26편 문화
https://orbi.kr/00029459571 - 번외편 인디아나폴리스 침몰사건
https://orbi.kr/00030326474 - 27편 낙엽이 지기 전에
https://orbi.kr/00031115960 - 28편 늑대떼와 양떼
https://orbi.kr/00031424411 - 29편 불공평하다
https://orbi.kr/00031680019 - 30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1)
https://orbi.kr/00031924410 - 31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2)
https://orbi.kr/00032009629 - 32편 명분과 세계관, 그리고 편견 (3)
https://orbi.kr/00032048830 - 번외편 미래전
https://orbi.kr/00032500068 - 33편 실험과 도전
https://orbi.kr/00032718240 - 특집 최선의 응전
https://orbi.kr/00033073626 - 21세기의 이순신, 손원일 제독과 대한해협 해전
https://orbi.kr/00033320700 - 번외편 조선의 근대사, 주미대사공사관
https://orbi.kr/00033748310 - 번외편 625 전쟁과 한국(국뽕?)
https://orbi.kr/00033819121 - 번외편 미국의 이순신, 엔터프라이즈호(1)
https://orbi.kr/00036413598 -번외편 미국의 이순신, 니미츠 제독
https://orbi.kr/00036517472 - 3.1절 특집 스티븐슨 저격사건
https://orbi.kr/00036830474 - 34편 리더의 자격, 권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36956874 - 35편 마지노선과 요새
훈련할 때의 땀 한 방울은, 실전에서의 피 한 방울이다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https://orbi.kr/00030479765 - 7편
https://orbi.kr/00033799441 - 8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슈바 집 정전됨 0
눈 많이 와서 그런가 밖에서 번쩍하면서 우웅하더니 정전됨 냉장고 shut down...
-
리 2
리
-
버 0
버
-
풀 0
풀
-
결과가 끝까지 만족스럽지 않지만 떠나야 할 때가 왔구나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
2026 수능! 겁내지 말고 주어진 시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 되길!!
-
올해 수능을 쳤고요 수능을 정말 심하게 망쳤습니다.. 6,9모때는 중경은 대부분...
-
탐구과목은 물1물2 선택했습니다
-
전 2
-
기 0
-
쥐 3
-
모자 쓰고 다녀야징
-
아 눈오네 2
-
뭐냐 나 잔다 6
내일은 또 뭐하지
-
어떻게 위로해주는게 좋을까
-
고데기 할말? 3
스타일링은 못 하고 안하면 90퍼 확률로 머리가 철수처럼 돼서 그거 방지용으로...
-
오드구오의 데뷔 정규앨범 사클래퍼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느낌과 야마가 듣기 좋게...
-
다들 안 자고 머함 10
난 일어난거임!
-
꿈조차 없던 놈의 노랠 이젠 다들따라불러 엄마 랄랄라랄라 1
1년 전 무너졌던 어린애가 아냐 이젠 달라 엄마 난나나난난
-
후후
-
이미지 써드림 25
머리만 말리고
-
잘자 굿나잇 0
-
마감
-
절대로 오르비언들을 놀라게해선 안돼!
-
님들님들 급함 6
프사 추천좀
-
피오르 같은데 말고 메가스터디에서 40만원대에 정시 상담 해주는 거 있는걸로 아눈데...
-
이미지적어드림 30
몇명만
-
좀보이드 해볼까 근데 친구들이 이 게임을 같이 할까
-
지금 반도체가 취업 제일 힘듬. 그냥 똑같이 3d업무 야가다인거 기계가서 설비하는게 취업도 편할듯
-
기분탓인가
-
해파리~ 지역을 지~키자~!
-
작년에 비해 국어수학 표점이 낮으니까 작년과 환산방식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표점...
-
갑자기 유튜브가 너무 재밌다
-
재밌었고 감사했습니다 ㅎㅎ 인증같은거 하지말걸 그랬네요
-
게시글 밀기
-
건대 vs 외대 5
건대 경영이랑 외대 자전 or 경제학과 어디 가는게 낫나요? 문과입니다
-
왜 나만 안돼 5
... 열심히 한 수시도 망하고 열심히 한 정시도 망했는데 그러면 내가 학점을 잘...
-
잔다 6
르크
-
이제 자야지 2
이제부터 오르비는 내 공부 기록용이다
-
한시간 전에 찍은건데 음 오랜만에타니좋네요
-
얼버기 2
그닥 잘 자진 못한듯? 30분 자다 깼다가 다시 3시간반정도 잔듯
-
선착순 10
-
이제 글 그만 쓰시고 주무세요 안그럼 궁금해서 제가 못잠
-
로고는 저의 순수창작물이며, AI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갤럭시노트에서 아이디어...
-
훨씬 남자다워
-
벌써 댓글 400개 씀 ㅁㅊ
-
말해주셈
밴드오브브라더즈에 소블이 딱 어울리는 사례네요 ㅋㅋ 대원들 모두 소블을 욕했지만 결국에는 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인정했으니말이죠
???: 훈련시 땀! 실전시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