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대 [606835] · MS 2015 · 쪽지

2016-01-31 20:44:51
조회수 670

[돛대샘] 올비에게 들려주는 문법이야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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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비야, 


이제 정신이 드니? 
많이 놀랬을 거야. 아프진 않니?   

기억을 한번 떠올려 볼래? 
그래, 맞아. 이제 슬슬 돌아오네. 

바로 그 부근이었어. 
내가 올비의 비명을 들었던 순간이...

올비야, 

우린... 짜임성까지 아무 탈 없이 들어갔었지. 
그곳 양신의 환대에 매우 기뻐했고. 

양신은 문장왕의 총애를 받는 두 신하.
그렇지. 홑문장과 겹문장이었구. 

올비야, 

짜임판 한번 그려볼까. 

뭐라고? 아 맞네. 
미안. 아직 다 보질 못했구나. 

올비야, 

짜임판은 3층 24칸의 사각형인데, 
우린 제일 상층의 1칸에서 8칸까지만 봤으니... 

올비야, 

맞아. 제대로 기억이 났구나!
겹문장의 관할 구역인 2칸에서 8칸을 둘러볼 때였지. 

올빈 땅 아래로 갑자기 쑤욱 빠져 버렸고, 
난 허겁지겁 그 뒤를 따랐고...  

올비야, 

여기가 도대체 어디냐고? 
여긴 그래도 조금 전보단 밝아졌지? 

여긴 쉼터야. '문법의 영'들이 떠도는 곳. 

우린 지금 '지그재그 실'을 타고 여기에 들어온 거야. 
지그재그 실은 또 뭐냐고? 

올비야, 

인간계의 용어를 빌려보면 일종의 블랙홀? 
뭐든지 빨아들인다는 점에서 비슷해. 

지그재그 실은 문법 세계 곳곳에 있어. 
돌아다니는 함정이야. 

여기에 한번 빠지면 계속 굴러떨어져야 하거든. 
어떻게 나갈 수 있냐고? 

올비야, 

기절하면 안 돼. 들어오면 못 나가. 
미안. 지금 말해서...

여러 지그재그 실이 엉켜서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쉼터야. 
이곳은 문법의 영들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해. 

올비야, 

설마, 벌써 만난거야? 
왜 올빌 아는 척 하지 않았냐고? 

올비야, 

그건, 미니아라가 아니야. 
아니지. 지금의 미니아라가 아니란다. 

올비가 만난 건 과거의 미니아라야. 
지금 죽고 없는 내 과거의 영이야. 

난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없단다. 
어때 지금의 나와 똑같았니? 

과거의 나는 올빌 몰라. 
그냥 과거의 기억만 갖고 있단다. 

다시 말해, 나도 언젠가 소멸하게 되면, 
이곳에 오게 될 거구, 난 올빌 기억하고 있는 영인 셈인 거지. 

하지만 절대로 말을 걸 순 없어. 
그냥 올빌 보고 알아볼 뿐... 괜히 울적한걸. 

뭐라고? 그럴리가 없는데, 
올비야? 문법의 영이 말을 걸었다고? 

이곳을 나가면 접두사 풋-과 군-에게 꼭 전해달라고... 
여기선 덜 익은, 쓸데없는 존재가 아니라고? 

뭐야? 여기마저 이상해진 걸까? 

올비야, 

이제 그만 나가자. 
아, 나갈 수 없다고 한 건... 음, 아까 한 말도 거짓은 아닌데...

다행히도, 우린 여길 나갈 수 있어. 
왜냐구? 황금열쇠가 빛으로 길을 인도해 주거든.  

황금열쇠는 문법 세계로 나가는 지그재그 실을 콕 찍어줄 거야.  

올비야, 준비됐지? 

* 올비는 돛대가 오르비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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